채소부터 집세까지다 올랐다…물가 9년11개월만 최대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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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11월 소비자 물가 동향 발표…전년比 3.7% 상승
2011년 12월 이후 최대폭 상승…2개월 연속 3%대 물가
생활물가지수 10년만 최대…유류세 인하에도 기름값 상승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12-02 10:37:18

▲ 11월 소비자물가지수가 2011년 12월 이후 약 10년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사진은 마트에서 장을 보는 소비자. ⓒ스카이데일리

11월 소비자물가지수가 2011년 12월 이후 약 10년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특히 가격변동을 민감하게 느끼는 생활물가지수가 크게 올랐다. 글로벌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물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서민 경제 부담 우려가 커지고 있다.

통계청은 ‘2021년 11월 소비자 물가 동향’을 2일 발표했다. 1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9.41로 전년 동월 대비 3.7% 상승했다. 소비자 물가 지수 상승률 3.7%는 2011년 12월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공업제품, 서비스, 농축수산물, 전기·수도·가격이 모두 올랐다.

계절적인 요인이나 일시적인 충격에 의한 물가 변동분을 제외한 기초적인 물가 상승률인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3% 상승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9% 올랐다.

전체 460개 품목 중 구입 빈도가 높고 지출 비중이 높아 가격변동을 민감하게 느끼는 141개 품목으로 작성된 생활물가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5.2% 상승하며 물가 인상이 서민들에게 더 치명적으로 다가올 전망이다. 생활물가지수 상승률 5.2%는 2011년 8월 5.2%를 기록한 이후 최대치다.

식품이 전년 동월 대비 5.4%, 식품 이외가 전년 동월 대비 5.1% 각각 상승했으며 전월세포함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4.7% 상승했다.

계절 및 기상 조건에 따라 가격변동이 큰 50개 품목으로 작성된 신선식품지수 역시 전년 동월 대비 6.3% 올랐다. 신선어개는 전년 동월 대비 0.3%, 신선채소는 전년 동월 대비 9.3% 상승했다. 신선과일 역시 전년 동월 대비 7.0% 올랐지만 전월 대비로는 4.8% 하락했다.

자신의 소유주택을 주거 목적으로 사용해 얻는 서비스에 대해 지불한 비용을 포함해 작성하는 자가주거비포함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4% 상승했다.

지출 목적별로 살펴보면 통신은 전년 동월 대비 0.1% 하락했다. 그러나 교통(12.9%), 식료품·비주류 음료(6.1%), 음식·숙박(3.8%), 주택·수도·전기·연료(2.7%), 가정용품·가사서비스(4.6%), 의류·신발(1.3%), 오락·문화(1.1%), 기타 상품·서비스(1.2%), 보건(0.6%), 주류·담배(0.6%), 교육(0.1%)이 모두 상승했다.

품목 성질별로 살펴보면 상품은 전월 대비 0.9%, 전년 동월 대비 5.6% 올랐다. 농축수산물은 전월 대비 0.6%, 전년 동월 대비 7.6% 각각 상승했고 공업제품은 전월 대비 1.1%, 전년 동월 대비 5.5% 각각 상승했다. 전기‧수도‧가스는 전월 대비로는 변동이 없었으나 전년 동월 대비 1.1% 올랐다.

서비스는 전월 대비 변동이 없었으나 전년 동월 대비로는 2.2% 상승했다. 집세는 전월 대비 0.2%, 전년 동월 대비 1.9% 각각 상승했다. 공공서비스는 전월 대비 0.1%, 전년 동월 대비 0.6% 각각 상승했다. 개인서비스는 전월 대비 0.1% 하락, 전년 동월 대비 3.0% 상승했다.

주요 등락 품목을 살펴보면 전년 동월 대비 돼지고기(14.0%), 국산쇠고기(9.2%), 수입쇠고기(24.6%) 가격이 상승해 육류 가격이 전체적으로 올랐고 달걀 가격 또한 32.7% 올랐다.

야채 가격의 경우 오이가 99.0%, 상추가 72.0% 올랐다. 파 가격은 31.2% 하락했고 사과(-6.1%), 고춧가루(-8.7%), 양파(-17.1%), 토마토(-9.2%), 양배추(-38.4%) 또한 가격이 하락했다.

국제적인 유가 상승으로 인해 휘발유, 경유, 자동차용 LPG 가격이 각각 33.4%, 39.7%, 38.1% 올랐고 등유 가격도 31.1% 올랐다. 정부가 유류세 인하를 통해 기름값 잡기에 나섰으나 효과는 제한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유류세 인상 초기에는 유류세 인상 전 재고분이 남아있기 때문에 유류세 신하 정책 효과가 바로 반영되지 않는 만큼 12월에는 기름 가격이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집세는 전세(2.7%)와 월세(1.0%)가 모두 오르면서 1.9% 상승했다. 이는 2016년 4~6월 3개월 연속 1.9% 상승률을 보인 이후 최대치다. 전세는 2017년 10월(2.7%) 이후 4년 1개월 만에, 월세는 2014년 6월(1.0%) 이후 7년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전기료는 전년 동월 대비 2.0%, 상수도료가 0.9%, 도시가스가 0.1% 올랐다. 서비스 부문에서는 휴대전화료, 외래진료비가 각각 1.8% 올랐고 보험서비스료는 9.6% 상승했다. 구내식당식사비는 4.4% 상승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제주 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4.5% 올라 가장 높은 상승 폭을 기록했다. 그다음으로 전남은 4.4%, 광주, 강원은 4.3%, 전북은 4.2%, 경북은 4.1%, 울산은 4.0%, 경기, 충북은 3.9%, 인천, 충남은 3.8%, 대구, 대전, 경남은 3.7%, 부산은 3.6%, 서울은 2.9% 각각 상승했다.

물가상승률이 약 10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며 고공 행진을 하는 상황에서 다음 달에도 물가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제적인 원자재 상승 흐름 등으로 인해 물가가 상승할 요인이 아직 많다는 지적이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국제유가나 곡물값, 원자재 가격 추이를 볼 때 공업 제품 가격 상승세가 둔화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며 “개인 서비스도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다음 달에도 물가가 크게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양준규 기자 jgy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