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사 꺼낸 양도세 완화…국민은 속내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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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Talk]- 양도세 일시 완화

배태용 기자페이지 + 입력 2021-12-03 00:02:35

우리나라가 짧은 기간 급격한 경제 성장을 이룩한 나라라는 것에 이견을 다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너무나 빠르게 경제 선진국에 들어선 만큼, 복지적인 측면에서는 다소 체제가 완성되지 않았단 평가가 적지 않았다. 그랬던 만큼, 그동안의 정부는 우리나라의 복지 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수많은 노력을 해왔다.

이러한 노력 끝에 현재의 우리나라는 복지국가의 초입에 와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복지국가 초입 단계에 와 있지만, 여기서 한 계단 더 올라가지는 못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가 수년째 초입 단계에서 한 번 더 ‘스텝 업(Step Up)’을 하지 못하는 데엔 그만한 이유가 존재한다.

우리나라가 지금과 같이 잘 사는 나라가 된 가장 큰 거름이자 원동력이 ‘자유시장’의 긍정적인 단면을 잊지 못하고 있는 것이 적지 않은 영향을 줬다고 할 수 있다. 자유시장에서 나타났던 ‘선의 경쟁’이 산업과 기술의 발전을 만들었고, 이 점이 지금의 우리나라를 만들었던 만큼, 국민 상당수는 완전한 복지국가로 가는 데에 다소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

이러한 점은 우리 국민에게 저마다의 ‘투자 생존 방식’을 만든 계기가 됐다. 우리 국민은 안전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 열심히 돈을 굴리고, 성장해온 것이다. 그중 부동산은 우리 국민이 오랫동안 가장 선호했던 투자처였다. KB부동산의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 국민은 부동산 침체기에도 과감히 부동산에 투자를 해왔다고 나와 있다. 하락 국면에 위험성을 떠안으면서 미래를 위한 투자를 감행한 것이다.

투자에서는 반드시 이익 또는 손해가 발생한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임기 동안 부동산에 투자한 국민은 이익을 보고 시장에 빠져나가는 행위를 하지 못했다. 문 정부 들어서 양도소득세율을 크게 올려 이익과 거래를 거의 막아놨기 때문이었다. 문 정부는 올해 양도세 최고세율을 75%(지방세 포함 82.5%)까지 올린 바 있다.

상황이 이러한 가운데 보유세 인상, 임대차 3법(전·월세 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 신고제) 등 세 부담 가중 정책을 펼치다 보니 세금저항이 나타나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올랐다. 최소한 양도소득세 규제라도 완화해 시장에 매물을 늘려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공통된 제언에도 정부는 눈과 귀를 닫고, 투자처로서의 부동산을 인정하지 않았다. 결국, 집값 상승폭은 더욱 커졌다.

정리하면, 지금의 집값 폭등은 투자처로써 부동산을 인정하지 않은 것과 시장 경제 원리를 무시했기 때문에 나타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렇게 오랫동안 투자처로서의 부동산을 인정하지 아니하며 양도세 퇴로를 열어주지 않았던 정부와 여당이 최근 일시적 완화를 검토하고 있다 한다. 여당은 이달 1일 1가구 1주택자의 비과세 기준을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상향키로 확정한 이후 하루 만에 다시 다주택자 완화 가능성도 검토키로 했다.

부동산 투자처로서 이익을 보는 것을 막아왔던 정부가 인제 와서 퇴로를 열어주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동안 정책 기조에 진심과 확신은 있었는지 의문이 든다. 시장에선 역시나 내년에 있을 큰 행사를 의식했다는 의견이 중론을 이룬다. 오락가락 부동산 정책은 그동안 많은 부작용을 만들어왔다. 과연 이번엔 어떠한 결과를 도출할지, 부디 상황이 더 나빠지지 않길 바랄 뿐이다.

배태용 tyba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