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통제’ 미련 못 버린 文정부 독재근성 재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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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광고 집행권’ 이용 언론 길들이기 나서
1兆900억원 분배 ‘정권 마음대로’ 속셈 빤해
시장원리 따라 자율적으로 돌아가게 해야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1-12-03 00:02:01

임기 5개월밖에 안 남은 문재인정부가 언론을 통제하려는 속셈을 또다시 드러냈다. 언론중재법을 개정해 마음에 안 드는 언론사에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도입해 문을 닫게 하려다 국제 언론단체는 물론 유엔 인권기구로부터 집중적인 면박을 받고 한 발 물러선 여당과 정부가 이번엔 ‘돈줄’이 걸려 있는 정부 광고로 언론사를 옥죄려는 정책을 발표했다. 시장원리에 따라 자율적으로 돌아가는 언론 광고시장에 어떻게든 개입해 입맛대로 해보겠다는 구시대적 ‘독재 근성’이 반영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현직 의원이 장관으로 있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인쇄 매체 발행·유료 부수를 검증해 온 한국ABC협회 자료 활용을 전격 중단하고, 열독률과 신뢰성 등 새 지표를 통해 정부 광고를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총 3058개에 달하는 정부·공공기관·공기업 등에서 집행하는 연간 1조893억원(2020년 기준) 규모의 정부 광고를 정권 마음대로 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정부 산하 기관은 인사와 감사를 통해 정권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정권 취향대로 주무르겠다는 의도가 빤히 읽힌다.

정부 개편안은 광고 효과를 측정하기 위해 열독률(신문·잡지)·시청률(방송)·이용률(인터넷 매체) 외에, 신뢰성을 측정하기 위한 언론중재위원회 직권조정 및 시정권고 건수, 매체자율심의기구 참여 여부, 자율심의기구에서 받은 주의·경고 건수, 편집·독자위원회 설치·운영 여부 등을 지표로 삼기로 했다. 열독률·시청률·이용률 외 나머지 지표들은 주관이 개입되는 정성적(定性的) 지표여서 논란이 일 수밖에 없다.

향후 정부 광고 집행의 관건이 될 핵심지표는 효과성 측면에서 열독률·시청률·이용률을, 신뢰성 측면에서 ‘사회적 책임’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신뢰성 지표인 언론중재 항목은 3개 구간으로 구간별 3점씩 차이를 두고, 자율심의 항목은 참여 여부에 따라 2점, 편집·독자위원회 항목은 설치·운영 여부에 따라 1점의 차이를 뒀다. 사회적 책임은 언론중재위원회, 신문윤리위원회, 광고자율심의기구의 심의 결과를 반영한다.

기본지표는 각 매체사의 정상 발행 여부, 관련 법령 위반 여부, 제세 납부 여부, 직원의 4대 보험 가입·완납 여부 등 기본 사항을 점검한다. 논란이 됐던 포털 제휴 여부는 제외됐다. 문체부는 정부기관들에 ‘효과성 지표>신뢰성 지표>기본지표’ 순으로 중요하게 반영하고, 효과성 지표를 50% 이상 반영할 것을 권고했으나 말 그대로 권고 사항일 뿐이다. 정권 핵심이 광고주인 정부기관들에 압력을 행사해 언론 길들이기에 나서도 막을 방법이 없다는 얘기다.

문제는 문체부가 새로 정한 기준이 들쭉날쭉해 광고를 집행하는 정부 기관에 따라, 집행권자에 따라 임의로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문체부는 “광고주가 열독률을 100% 비율로 설정할 수도 있고, 반대로 신뢰성 지표를 100%로 둘 수도 있다”며 지표를 얼마나 활용할지는 광고주가 정한다고 설명했다. 그나마 객관적인 수치인 발행·유료 부수나 열독률에 상관없이 정부 입맛이 맞으면 100% 한 매체에 몰아줄 수도 있고, 입맛에 안 맞으면 한 푼도 안 줄 수도 있는 ‘엿장수 마음대로’라는 뜻이다.

이번 문체부의 정부광고 집행 기준 변경은 정부의 정책 홍보 수단인 광고 집행권을 통해 사실상 특정 언론사를 지원하거나 배제하려는 의도가 농후하다. 이미 신문광고 시장에서는 ‘유료 부수’라는 집행 기준과는 달리 정권이 선호하는 논조를 가진 매체에 집중하는 현상을 보여왔다. 문체부 산하 언론진흥재단이 10% 수수료를 떼면서 정부 광고를 독점 대행하는 시스템도 문제다. 조속히 민간 광고대행사에 개방해야 한다. 권위주의 국가에서 탈피하라는 지적이다. 언론을 통제하려는 정권은 독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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