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文대통령은 북한에 무슨 약점 잡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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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 후 北에 피살된 공무원 정보 공개 거부
‘공개하라’는 유엔 권고는 무시, 판결엔 항소
무엇이 두려워서인지 대통령이 솔직 고백을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1-12-08 00:02:01

현직 대통령 탄핵을 불러온 2016년 겨울 촛불시위가 한창이던 서울 광화문에 울려 퍼진 구호는 “이것도 나라냐”였다. 그 시위로 생긴 권력 공백의 틈을 타 집권한 세력이 문재인정부다. 그런데 스스로 촛불혁명정권이라 부르는 문 정부가 역으로 “이것도 나라냐”는 말을 듣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을 핑계로 대고 있지만, 더 큰 문제는 정부의 정체성이다.

국가 존재의 제1 목적은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보호하는 데 있다. 하지만 문 정부는 ‘주적(主敵)’ 북한과 관련되기만 하면 국민의 재산과 생명 보호는 뒷전이다. 과다할 정도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심기 맞추기에만 집중한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한두 번도 아니고 임기 내내 북한 눈치 보기로 일관하니 국민에겐 이젠 의혹을 넘어 확신 단계로 넘어서고 있다. 최근에도 북한을 이롭게 하는 ‘종전선언’에 집착해 국내외에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지난해 서해 연평도 인근에서 실종 후 북한군에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 씨 사건과 관련, 청와대와 해경이 군 기밀을 제외한 정보를 유족에게 공개하라는 법원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정부는 이 씨가 자진 월북했다고 하면서도 이를 입증할 자료를 공개하라는 유족의 요구를 거부해 왔다. 법원은 청와대가 국방부·해수부 등에서 받은 보고 내용과 각 부처 지시 내용, 이 씨 동료 진술 조서 등을 공개하라고 판결까지 했으나 석연찮은 이유로 청와대가 완강히 거부하고 있다.

이 씨가 어업 지도 활동 중 실종되자 국방부는 “이 씨가 자진 월북했고, 북측이 총격을 가한 후 시신을 불태웠다’는 취지로 발표했다. 하지만 유족은 “이 씨가 월북할 이유가 없고, 사망 경위 역시 불확실하다”며, 정부에 줄곧 진상 규명과 관련 자료 공개를 요구해왔다. 하지만 정부는 무슨 연유인지 요지부동이다. 이에 유족이 국방부를 상대로 낸 북한군 대화 감청 녹음파일 공개 청구는 기각됐지만, 청와대와 해경을 상대로 낸 정보공개청구 소송은 승소했다.

이번에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이 씨의 아들은 최근 해양경찰청장과 해양경찰청 수사정보국장을 허위 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과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건에 대해 고소인 조사를 받았다. 이들은 “이 씨가 정신적 공황 상태에서 월북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 씨의 채무 총액과 도박 횟수 등 피살과 무관한 내용을 공개해 망자를 욕되게 했다. 육군사관학교 진학을 꿈꾸던 이 군은 정부가 아버지의 피살을 ‘월북 사건’으로 단정하면서 꿈을 포기하고 대신 국가를 상대로 싸움에 나선 것이다.

이 군은 지난해 문 대통령에게 “아빠가 잔인하게 죽음을 당할 때 이 나라가 무엇을 하고 있었느냐”는 편지를 썼다. 문 대통령은 “진실을 밝혀내도록 직접 챙기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2017년엔 ‘정부가 재판에서 패소하면 항소를 최대한 자제하라’는 지시까지 했다. 하지만, 이 씨 피살 관련 정보를 공개하라는 법원 판결에 불복해 항소를 택했다. 이 씨 아들과의 약속도 저버렸고, 본인의 말도 식언으로 만들어 버렸다. “이게 나라냐”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 씨의 형 이래진 씨는 “정부가 북한과 ‘보여주기식 평화’에만 몰두하고, 북한에 의해 피살된 국민의 사망 경위는 숨기기에 급급한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도 북한에 책임을 묻고 유족에게 정보를 제공하라고 한국 정부에 권고했다. 하지만 문 정부는 무시했다. 도대체 무엇을 숨기려하고 있고, 무엇이 두려운 것인가. 단지 부실 대응이 드러날까 두려워서인지, 일각에서 꾸준히 제기된 문 대통령 가족이 북한에 인질로 잡혀 있어서 그런지 청와대는 솔직히 고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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