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통계서 드러난 청년실업 민낯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기자수첩

[데일리 Talk]-일자리 정부의 민낯

일자리 통계서 드러난 청년실업 민낯

이창현 기자페이지 + 입력 2021-12-10 00:02:10

임기 만료를 목전에 둔 문재인 정부의 평가를 둘러싸고 여러 가지 잡음들로 무성하다. 그 중 일례로 ‘일자리 문제’가 있다. 지난 2017년 취임 당시부터 문 대통령은 국정 1호 과제로 삼을 만큼 자칭 ‘일자리 정부’를 표방했지만 4년이 지난 현재, 속 빈 강정에 불과하다. 고령층 일자리만 대폭 늘어난 반면 젊은 20~30대 청년층 일자리는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지난 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일자리행정통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일자리는 2472만개로 전년(2402만개)로 70만개(2.9%) 증가했다. 연령대별로 보면 20대 일자리는 2만개, 30대는 6만개 늘어나는 데 그쳤고, 오히려 19세 이하 일자리는 3만개 감소했다.

여기서 주목되는 건 고령층인 60세 이상은 38만개나 증가한 395만개(16.0%)로 비중이 더욱 커진 모습이다. 최근 연도별로 살펴보면 60세 이상 일자리는 2016년 273만개에서 2017년 298만개, 2018년 323만개, 2019년 357만개로 비교적 큰 폭의 증가세를 기록 중이다. 50대의 경우엔 전년보다 18만개 늘긴 했지만 증가폭(22만개)은 다소 줄었다.

전체적으로 볼 때 마치 고용시장에 ‘훈풍’이라도 분 것처럼 보이지만 실체를 들여다보면 ‘빚 좋은 개살구’에 그친다. 결국 지난해 늘어난 일자리의 절반 이상이 60세 이상에서 나온 셈이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의 재정일자리 사업이 대부분 노인 공공 일자리 위주로 진행된 영향이 크다.

무엇보다 통계자료를 보면 청년들의 공분이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이유인 즉슨 문 대통령이 취임 후 청년 고용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칠 정도로 일자리 상황판을 내걸었지만 오늘날 들어 감소세로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당시 문 대통령은 “청년 고용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보다 거의 10% 낮다”며 일자리 상황판의 지표를 직접 점검했고 청년 일자리 창출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었다.

문 정부는 일자리 창출에 대한 자신감을 과거 보수정권에 빗대어 내세웠지만 정작 기업의 투자활동을 저해하는 자충수를 뒀다. 대표적으로 反기업·親노조 정책 기조다. 비단 이것에만 국한되지 않고 최저임금 과속 인상 및 주 52시간제 전면 도입, 기업규제 3법, 중대재해처벌법 제정 등으로 고용시장의 경직성을 야기했다.

이밖에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선언’도 청년층 채용 감소에 영향을 줬다. 문 대통령은 취임하고 사흘 뒤 인천국제공항을 전격 방문해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0) 시대를 열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이는 비정규직의 차별을 없애자는 취지에서 비롯됐다.

그러나 이를 빌미로 상당수의 공기업과 공공기관들은 신규채용을 되레 줄여나갔다. 이에 더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압박 강도가 커질 낌새가 감지돼 민간기업들마저 신입 공채 규모를 축소하고 나섰다.

과거 일자리 상황판을 설치하면서 청년들의 일자리에 대해 적극 팔을 걷어부쳤던 결과, 참극만 가져왔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60대 이상 고령자 일자리가 늘어난 반면 정작 미래 경제의 허리 축인 20·30대 일자리는 소폭 늘어난 수준이다. 이는 ‘일자리 정부’를 표방했던 현 정부의 민낯과 실패를 방증한다. 이도 저도 말고 정부는 남은 임기 기간동안 미래 경제 주축인 청년들의 일자리 양성을 위해 고용의 원천인 기업에 기를 살려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청년 정서에 반하는 반기업 정책 폐지부터 실행에 옮겨야 한다.

이창현 chle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