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공수처 언론기자 무차별 통신조회에 “정권비호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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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중인 고발사주 의혹과 관련 없는 기자들도 조회
野 “공수처 아닌 정권비호처이자 윤석열수사처 자처”

노태하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12-16 12:08:42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11개 언론사 기자 35명을 대상으로 통신조회를 한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사진은 정부과천청사의 공수처 사무실. [사진=남충수 기자] ⓒ스카이데일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최소 11개 언론사의 기자 35명 이상을 대상으로 가입자 정보 등이 포함된 통신자료를 확보해 수사에 활용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야당은 “공수처가 아닌 정권비호처다”고 질타했으며 전문가들도 반헌법적 행태라는 지적을 내놨다.

전주혜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16일 논평에서 “고발사주 의혹을 취재하지 않는 법원 출입기자는 물론이고 야당을 전담하는 정치부기자와 윤석열 후보를 취재하는 전담기자까지 포함된 것으로 새롭게 드러났다”며 “공수처가 아닌 정권비호처이자 윤석열수사처임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권 등에 의하면 공수처가 통신자료를 조회한 언론사는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문화일보 △헤럴드경제 △연합뉴스 △뉴시스 △TV조선 △채널A △아시아투데이 △OBS 등 11곳이다.

15일까지 TV조선 기자 7명을 상대로 19건, 동아일보 기자 3명을 상대로 6건, 채널A 기자 5명을 상대로 8건, 뉴시스 기자 1명을 상대로 2건, 중앙일보 기자 5명을 상대로 17건 등의 통신자료가 공수처를 통해 조회됐다. 통신자료에는 기자들의 휴대전화 가입자 이름과 주민등록번호·연락처·가입해지일 등의 개인정보가 담겨 있었다.

기자들 중에는 공수처가 수사 중인 고발사주 의혹 피의자로 입건된 검사들과 통화조차 한 적 없는 법원담당 기자, 야당 담당 정치부기자도 포함됐다. 공수처는 이들에 대한 통신조회 사유를 묻는 질문에 침묵을 고수 중이다. TV조선이 접수한 정보공개 청구에는 “공무상 비밀누설 사건 관련이다”고만 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앞서 자신의 SNS에서 “(기자들의) 통신 내역을 공수처가 들여다본다는 것 자체가 언론 자유를 위축시키는 행위다”며 “무슨 목적으로 그랬는지 물을 필요도 없다, 아무리 선한 의도를 내세우더라도 공수처는 용납할 수 없는 짓을 했다”고 비판했다. 또 “배후는 문재인정권이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도 반헌법적 처사라는 입장이다. 이창현 한국외국어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기자에 대한 통신자료 조회는 취재활동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웅석 한국형사소송법학회 회장은 “범죄 혐의자와 통화 상대방이 지속적으로 특정 패턴으로 연락을 했을 때 선별적으로 통신자료를 조회하는 것이 수사기관의 상식이다”며 “기자 수십 명의 통신 자료를 확보한 것은 헌법상 보장된 통신 비밀에 대한 침해 소지가 있다”고 했다.

노태하 기자 thn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