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핵, 핵… 망국으로 달려간 김정은의 북한 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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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10주기 맞아 17일 3분 동안 北 ‘멈춤’
핵에 집착하는 바람에 경제제재 자초 ‘고통’
민심 잃고 민족 버리고 왜 집권하는지 의문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1-12-20 00:02:02

17일 낮 12시 북한이 멈췄다. 방송에서 사이렌이 울리며 시작된 3분 동안 북한의 모든 자동차와 기차는 물론 강 위에 떠 있는 유람선도 멈췄고, 사람도 기관·기업소별로 인근 광장에서 90도로 몸을 숙인 채 멈췄다. 김정일 사망 10주기를 맞아 ‘장군님은 태양으로 영생하신다’는 구호 아래 3분 동안 묵념했다.

‘전 인민 3분 멈춤’은 10년 전인 2011년 김정일 사망과 함께 북한을 떠맡은 27세 지도자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10년을 상징하는 모습이다. 청소년 시절 외국 유학을 경험한 젊은 지도자라 전문가들은 정권이 단명하지 않는다면 어느 정도의 개혁·개방 노선을 선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용주의자였던 후견인 장성택의 역할론도 거론됐다. 하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김정은은 10년 동안 북한을 멈춰 세웠다.

김정은은 지도자 등극 직후 평화 제스처를 취했으나 잠시였다. 2012년 2월 핵실험 및 장거리 미사일 발사 유예, 우라늄농축프로그램을 포함한 영변에서의 핵활동 중지와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복귀 등을, 미국 측은 24만t의 영양지원을 골자로 하는 2·29 북미합의를 했으나 북한이 한 달 보름만인 4월 13일 위성 ‘광명성-3호’를 쏘아올림으로써 합의문을 백지장으로 만들어 버렸다.

잔인함도 금세 드러냈다. 집권 초기 권력 기반이던 ‘운구차 7인방’은 물론 장성택 제거 거사에 함께한 ‘삼지연 8인방’까지 가혹하게 숙청함으로써 독재자 3세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공개처형 후 화염방사기로 시신을 소각하라고 지시하는가 하면, 고모부 장성택에 이어 이복형 김정남까지 제거했다. 자신의 연설 중 졸았다는 이유로 사형시키는 등 권력기반이 취약한 독재자들이 흔히 쓰는 공포정치를 10년째 계속 이어가고 있다.

애초부터 양립할 수 없는 ‘경제·핵 병진노선’을 선포해놓고 핵개발에만 집착한 탓에 북한경제는 그야말로 사면초가에 놓였다. 미국과 유엔을 위시한 국제사회의 대북경제제재로 공식적인 수출입이 꽉 막히고, 에너지 공급도 극히 제한적이니 국내 산업은 마비상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중국에서 코로나19가 발흥하자마자 국경을 통제해 더욱 고립국가가 됐다. 집권 초 연 교역액이 63억달러쯤 됐지만, 지난해는 8.6억달러로 쪼그라들었다.

김정은 10년은 한마디로 실패다. 권력 기반인 인민 생활경제에 백해무익한 핵무력 완성에 국고를 탕진하고, 관계를 개선하려는 대한민국을 비롯한 일본·미국은 물론 혈맹을 자랑하던 중국과도 어색한 관계로 돌아섰다. 아무리 사회주의헌법을 5차례 고치고, 당 규약도 3번이나 뜯어고쳐도 ‘핵무기’를 고집하는 한 김정은과 북한의 미래는 없다.

통일과 연계된 대남 관계도 김정은의 10년은 후퇴만 반복했다. 천안한 폭침과 연평도 포격을 기획해 국민적 적대감을 고취했고, 실종된 우리의 해양수산부 공무원을 구조해주기는커녕 총살 후 시신을 소각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탈북자 단체가 대북전단지를 보낸다고 남측 자산인 개성의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시킨 것도 실책이다. 전 세계가 시청하는 남한 드라마나 영화를 봤다고 사형시키는 체제가 어떻게 남북통일을 거론하며 우리 민족끼리 잘해보자고 호응을 바라겠는가.

김일성은 주한미군이 인민군의 남침뿐만 아니라 국군의 북침도 예방하는 역할을 한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굳이 핵이 없어도 북한은 침략당할 염려가 없다는 반증이다. 하지만, 끊임없이 미군과 국군의 북침 가능성을 조장하며 긴장을 조성하는 행위가 거짓임을 조만간 북한 주민도 깨달을 것이다. 3분 동안 고개를 숙인 북한 인민들이 속으로 무슨 생각을 했을까를 고민해 보길 바란다. 주기적으로 정권이 바뀌는 남한을 보고 북한 주민도 깨닫는 게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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