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새 부동산 보유세 OECD 평균 넘어…“과잉금지 원칙 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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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정부 출범 이후 4년간 0.44% 올라…1.22% 상승률 기록
부동산부유세, 한국·프랑스만 시행…우리나라 과중 ‘심각’
“차기 정부, 세 부담 강화 아닌 수급 안정 정책 펼쳐야”

배태용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12-20 12:25:01

정부의 세 부담 강화 정책으로 최근 4년 동안 보유세 비중 증가율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이렇게 급격하게 증가한 세 부담 정책은 헌법상 재산권을 침해하고, 과잉금지원칙 등을 위반할 여지가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20일 발표한 ‘종합부동산세의 국제 비교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동산 보유세 비중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고, 종합부동산세의 세율 및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이 동시에 이뤄진 올해는 더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한다.

시계 열적으로는 2010년부터 2017년까지 0.08%p 증가에(0.7%→0.78%) 그쳤던 GDP 대비 부동산 보유세 비중은 현 정부가 출범한 2017년부터 2021년까지 4년간 0.44%p 급격하게 증가해서(0.78%→1.22%) OECD의 평균 수준(1.07%)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됐다.

보고서는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98%의 국민은 종합부동산세와 무관하다고 하지만, 2%의 납세자는 사실상 세대주 기준이고 이에 영향받는 세입자들까지 고려한다면 종합부동산세의 영향을 받는 국민은 훨씬 많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소득은 한정돼 있는데 세금이 증가하면 반전세, 월세 등으로 전환할 수밖에 없고, 전세 물량이 줄어들면 전셋값 또한 올라가는 만큼 세 부담 강화 시행 전후 이뤄진 ‘조세 전가’ 현상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늘어난 종합부동산세가 세입자에게 전가된다면 왜곡된 임대차 3법과 함께 임차인의 부담을 늘려 전·월세 시장에 연쇄적으로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서울 아파트의 최근 준전세 거래량을 보면 지난해 임대차 3법 도입 이후 심하게 증가했다. 내년 8월에 계약갱신청구권이 만료되는 매물이 시장에 풀린다면 주변 시세에 맞춰 반전세로 전환해 늘어난 세금 부담을 세입자에게 전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함께 한경연은 급격하게 세 부담이 증가한 종합부동산세는 헌법상 재산권을 침해하고, 과잉금지원칙 등을 위반할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임동언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급격하게 세 부담이 증가하면서 부작용과 위헌성이 우려되는 종합부동산세는 세율의 인하, 세 부담 상한 비율의 원상복귀(300%→150%) 및 공시가격 현실화의 속도 조절 등이 필요한 상황이다”라고 주장했다.

한경연은 우리나라의 부유세가 지나치게 높다는 점도 지적했다. 전 세계적으로 부동산 부유세를 부과하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프랑스 2개국이 유일한데 우리나라의 부유세가 프랑스를 크게 앞서고 있다는 주장이다. 프랑스의 2018년 신설된 부동산 부유세는 자산의 순가치가 130만 유로(약 17억3000만원)를 초과하는 부동산에 누진세율(0.5~1.5%)로 과세되고 있다. 순 자산(시장가치-부채액)을 과세표준으로 하며, 지난해 기준 납세자의 절반 이상이 과세표준 180만 유로(약 24억원) 미만이고, 평균 연령은 69세이다.

이에 대해 임 부연구위원은 “프랑스의 부동산 부유세와 우리 종합부동산세를 비교한 결과, 종합부동산세가 적용대상은 3배, 세율은 최대 4배 높게 적용되며, 프랑스는 부채를 차감한 순 자산에 부과되기 때문에 훨씬 과중한 세 부담이라고 말할 수 있다”며 “국제적인 측면에서도 우리나라를 제외하고 유일한 부과국가인 프랑스의 부동산부유세보다 과중한 세부담을 지우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차기 정부는 과거 참여정부의 부동산 안정화 정책 실패와 현 정부의 부동산대책 실패를 교훈 삼아, 세제나 규제의 강화가 아니라 수급 안정에 바탕을 둔 부동산 정책의 일관성 유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배태용 기자 tyba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