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추진 공공재개발 삐걱…흑석2 SH 시행자 지정 취소 소송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부동산 일반

흑석2·금호23·강북5구역 비대위 기자회견
“사유재산 침해, 개발독재 시대 밀어붙이기”

문용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12-21 13:15:05

▲ 흑석2구역, 금호23구역, 강북5구역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공공재개발 반대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줬다. 사진은 현장 모습. [사진제공=흑석2구역 비대위]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재개발이 삐걱대고 있다. 서울 흑석2구역, 금호23구역, 강북5구역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서다. 심지어 흑석2구역 비대위는 법원에 사업 시행자 지정 취소 소송을 제기하기까지 했다.

21일 3개 구역 비대위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명서와 진정서를 전달했다.

공공재개발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 공공이 참여하는 재개발 사업이다. 용적률을 법정 한도의 120%까지 늘려주되 늘어난 용적률의 20~50%를 임대주택으로 기부채납하는 방식이다. 분양가상한제도 적용받지 않는다. 흑석2구역과 강북5구역은 공공재개발 시범사업 1차 후보지, 금호23구역은 2차 후보지로 선정된 바 있다.

이날 3개 구역 비대위 측은 최근 김헌동 SH공사 사장이 주민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적극 소통해 공공재개발사업이 성공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공공재개발을 반대하는 흑석2구역, 금호23구역, 강북5구역 등 비대위의 의견은 듣지도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개발독재 시대의 밀어붙이기식 행태로 일관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재개발을 하면 흑석2구역 토지의 대부분을 소유한 상가소유자들이 삶의 터전을 뺏긴다고 주장했다. 상가 주인들 대다수는 월세로 생활하는 70~80대 고령층인데, 공공재개발을 할 경우 이들이 일방적으로 쫓겨난다는 것이다.

비대위는 진정서에서 “상가소유자들은 주택을 외부에 갖고 있어서 입주를 못하고, 임대수입에 의존하던 노령층은 생활기반을 빼앗긴다”며 “반면 토지를 5~6평 소유한 75가구 정도의 주민(연못시장)은 분담금을 납부할 여력이 있을지 의문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획일적인 재개발이 능사가 아니며, 흑석2구역 상황에 맞는 주민 자율적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며 “SH공사가 공공재개발을 수용하고 이를 밀어붙인다면 이는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를 근간으로 하는 대한민국의 헌법적 질서를 무시하는 행위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날 흑석2구역 비대위는 서울행정법원에 동작구청장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세부적으로 ‘SH공사 흑석2재정비촉진구역 사업시행자 지정 인가 처분 취소’와 ‘흑석2재정비촉진구역 주민대표회의 구성 승인인가처분 취소’를 요구했다.

한편 비대위는 서울 내 공공재개발을 반대하는 각 구역 비대위와 연대해 행정소송과 헌법재판소 위헌법률심판 등을 청구할 계획이다.

문용균 기자 ykm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