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부부·외신기자도 통신 조회 ‘민주화 후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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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과 통화한 여동생·김한길 전 의원도 사찰
日 아사히신문 기자·新전대협 대표도 당해
김종인 “유신 시절 중정 비슷” 文에 입장 요구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1-12-31 00:02:02

촛불정권을 표방한 문재인정부가 독재 본색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독재정권의 첫 시작은 언론 장악과 야당 인사 사찰이다. 문 정부는 집권 직후부터 대통령이 임면권을 갖고 있는 공영 방송국 이사·사장을 친정부 인사 위주로 교체하는 데 집중하더니 사법부 주요 보직에 국제인권법연구회 등 이너서클 회원들을 중용하는 등 입법·사법·행정 3부를 장악했다.

여기에 행정부 내에 수사·기소권을 가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라는 무소불위의 특별기구를 만들어 권력을 비대화했다. 법률학자와 언론, 야당이 나서 입법화에 극구 반대했으나 절대 다수당인 여당이 힘으로 밀어붙여 기어코 공수처법을 강행 통과했다. ‘고위 공직자 및 그 가족이 범한 직권남용, 수뢰, 허위공문서 작성 및 정치자금 부정수수 등의 특정범죄를 척결하고, 공직사회의 특혜와 비리를 근절하여 국가의 투명성과 공직사회의 신뢰성을 높인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출범 11개월 된 공수처는 정권에 비판적인 언론인과 야당 의원 통신자료 조회 등 전방위적인 사찰을 한 것으로 드러나 공분을 사고 있다. 특히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와 그의 아내 김건희 씨는 물론 정치 참여를 선언하기 이전인 6월 9일 김한길 국민의힘 새시대준비위원장과 윤 후보 여동생 윤모 씨의 통화도 들여다 본 것이 확인됐다. 윤 후보 통화 상대방을 모두 뒤졌다는 의미다.

윤 후보의 핵심 측근으로 꼽히는 권성동·장제원·윤한홍 의원을 포함한 전체 국민의힘 의원 105명 중 80%가 넘는 86명도 통신조회를 당했다. 의원이 아닌 김병민 선대위 대변인도 털렸다. 정권을 비판하는 기사와 논평을 발표한 언론인·법조인·교수뿐만 아니라 정부·여당의 경쟁자인 야당 인사들을 대부분 사찰하고 있었다는 방중이다.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야당 정치인들의 통신 기록을 들여다 본 것은 전대미문의 일이다. 정치적으로 큰 파장이 예상된다.

심지어 외신인 일본 아사히신문 서울지국 기자, 대학·대학원생 단체인 ‘신(新)전대협’ 대표의 통신자료도 조회한 사실이 드러나 ‘공수처 사찰 게이트’로 비화하고 있다. 정상적인 민주국가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아사히신문은 공수처에 자사 기자의 개인정보를 조회한 이유와 경위를 밝힐 것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국가 망신이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분노했다. 윤 후보는 “문 정부는 국가의 권력기관 체계, 법치시스템을 완전히 붕괴시켰다”며 지금까지 드러난 것만으로도 공수처는 이미 수사 대상으로 전락했다고 말했다.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공수처는 유신 시절 중앙정보부 비슷한 행태의 민간인 사찰을 했다”고 비판하며 문 대통령에게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은 “광복 이후 우리의 자유민주주의 역사와 번영의 역사를 전부 되돌리는 일을 현재 우리가 목격하고 있다”고 비판했고, 김기현 원내대표는 “나라 전체가 감시 사회가 됐다. 빅브러더가 모든 국민을 감시한다 생각하니 섬뜩하다”며 항의를 위한 대통령 면담을 요청했다. 우리 사회가 졸지에 민주화의 분기점으로 평가받는 1987년 6·10항쟁 이전으로 후퇴한 느낌이다. 대통령의 사과와 공수처의 해체가 없으면 야당은 의원직을 걸고서라도 이번 사태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

공수처의 반응이 가관이다. “수사 중인 피의자의 통화 상대방이 누구인지 확인한 것뿐이며 적법한 절차를 따랐다”고 하고 있다. 그러면 만만한 야당 인사를 피의자로 올려놓고 그와 통화한 모든 이를 사찰해도 된다는 말인가. 이런 자들이 인권변호사 출신이고, 민주화 세대 어쩌고 하는 것 자체가 가소로운 일이다. “가짜 인권, 가짜 평화”를 외치며 문 대통령을 향해 신발을 던진 정창옥 긍정의힘 단장의 외침이 새삼 반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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