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기업 86% “올해 통상환경 나아지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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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2022년 글로벌 통상환경 전망과 기업의 대응과제’ 발표
악화 원인 1위 ‘코로나 상황 지속’ …물류난·원자재값 상승도 지적
응답 기업 50% 정부에 ‘공급망 불안정 대응 등 경제안보 강화’ 요구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1-06 12:42:03

▲ 대다수의 수출 기업이 올해 통상 환경이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더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사진은 대한상공회의소. ⓒ스카이데일리

대다수의 수출 기업이 올해 통상 환경이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더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통상환경 악화 원인으로는 ‘코로나 상황 지속’과 물류난, 원자재값 상승 등이 지목됐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는 수출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2022년 글로벌 통상환경 전망과 기업의 대응과제’ 조사 결과를 6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85.7%는 통상환경 변화 전망에 ‘지난해와 비슷(55.0%)’하거나 ‘더 어려워질 것(30.0%)’라고 답변했다. 반면에 ‘지난해 대비 좋아질 것’으로 보는 기업은 14.3%에 그쳤다.

통상환경의 악화 원인은 ‘코로나 상황 지속’이 49.7%로 가장 많이 꼽혔고 ‘물류난(19.7%)’ , ‘원자재값 상승(10.4%)’ 등이 순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팬데믹 회복 예상시기는 ‘2년 내’가 37.3%로 가장 많았고 ‘1년 내’가 33.3%로 나타나 조기 정상화에 대한 기대가 높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최근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 등 팬데믹 장기화 속에 기업은 변화하는 수출환경 적응에 노력중 이다”며 “위기 속에 기회를 찾기 위해 기업들이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도 쉽지 않을 통상 환경에 대비해 기업이 어떤 대응 전략을 짜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글로벌 공급망의 대체 및 보완’이 40.6%로 가장 많았다. 진출지역을 다변화하는 ‘신규시장 확보’가 31.3%로 2위를 차지했고 ‘선진기술 확보(14.7%)’, ‘환경·기후 이슈 대응(6.7%)’, ‘디지털 전환(4.7%)’ 등이 뒤를 이었다.

기업들이 최근 공급망을 대체하거나 보완한 지역은 유럽이 28.3%로 가장 많았다. 이어 ‘아세안 등 신남방 지역(23.9%)’, ‘미주(21.7%)’, ‘중국(10.9%)’, ‘국내(8.7%)’ 등이 뒤를 이었다.

대한상의는 “미·중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기업들은 공급망 재편에 대한 필요성을 크게 느끼고 있다”며 “미국과 중국에 속하지 않고 상대적으로 부담이 비교적 덜한 지역을 중심으로 대체 공급망을 발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통상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정부에 기대하는 통상정책으로는 ‘공급망 불안정 대응 등 경제안보 강화’가 50.3%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FTA 등 기존 협정 활용 강화(28.0%)’, ‘CPTPP 가입에 따른 대응 정책(9.3%)’, ‘인도-태평양 경제협의체 등 신규 지역 경제협의체 참여 증대(7.3%)’, ‘노동·환경·디지털 협정 등 신통상규범 참여 및 적극 대응(5.1%)’ 등이 있었다.

안덕근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는 “2022년에는 미국의 인도-태평양 경제협의체 전략이 본격화되면서 선진국들이 주도하는 디지털 통상질서가 더욱 확산될 것으로 전망되며 WTO 기능이 회복되지 못한 상황에서 중국과 관련된 공급망 불안정성이 심화될 소지가 크다”며 “산업계와 정부 간의 산업별 공급망 대응체계 운용이 긴요한 시점이다“고 말했다.

이 밖에 최근 정부가 공식화한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 경제 동반자 협정(CPTPP)’ 가입 추진에 대해 기업들 대부분은 공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입 필요성에 대한 질문에 74.7%가 ‘필요하다’고 응답했으며 ‘불필요하다’고 보는 의견은 21.0%에 그쳤다.

단 CPTPP 가입에 대한 유의 사항으로 ‘이해관계자 등과의 충분한 의견 수렴(37.0%)’, ‘국내 산업 경쟁력제고 지원체계 구축(31.7%)’을 꼽아 가입 전제조건으로 산업 보호 조치가 선행될 것을 요구하고 있었다.

이 외에 ‘정책 일관성 유지(14.0%)’, ‘피해업종 대책마련(9.7%)’, ‘통상 법제도 정비(7.6%)’ 등의 답변이 나왔다.

추정화 대한상의 구주통상팀장은 “코로나 팬데믹의 지속과 세계 패권 경쟁 심화라는 어려움 속에서도 지난해 수출이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하는 등 우리 기업이 선전했다”며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불안정 우려 속에 지속적인 성장의 기회를 찾으려면 철저한 신규 다자무역협정 참여 준비를 통해 기업 보호책을 마련하고 기존 협정을 보다 영리하게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준규 기자 jgy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