黨대표가 리스크라니… 국힘 李대표 결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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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자기 정치’로 당내 분란 주범 지목 돼
당헌 74조 “후보가 당무 우선권 갖는다” 명시
성상납 의혹까지 불거져 거취 표명 불가피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1-06 23:02:02

국가의 운명이 걸린 차기 대통령 선거 60여일 남겨놓고 제1야당인 국민의힘 내홍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본격적인 선거 운동에 나서야할 중앙선거대책위원회는 해체됐고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해임됐다. 치열한 경선 끝에 당선된 윤석열 대선후보한테 “내가 비서실장 노릇을 할 테니 해준 대로만 연기를 해달라”는 발언으로 ‘김종인 상왕, 윤 후보 꼭두각시’ 논란이 일자 윤 후보가 전격 결단을 내린 것이다.

봉합되나 싶었던 국민의힘 내분은 그동안 윤 후보와 아슬아슬한 줄타기 행보를 보여 온 이준석 대표 리스크까지 터져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형국으로 치닫고 있다. 어제 긴급 의원총회를 연 국민의힘은 하루 종일 이 대표 거취를 놓고 논란을 빚었다. 오전 의원총회에선 참석 의원들이 이 대표 퇴진안을 논의했고, 오후에는 이 대표가 참석해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등 급박하게 돌아갔다.

한 의원은 ‘윤 후보 측에 연습문제를 냈다’는 이 대표의 발언을 “오만방자하다”며 강하게 성토했고, 다른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사이코패스·양아치인데 우리 당 안에도 사이코패스·양아치가 있다. 당 대표란 사람이 도운 게 뭐가 있나”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국민의힘 당헌 74조에는 대선후보는 대선과 관련된 당무 전반에 관해 우선한다는 우선권 규정이 있다.

익명의 보좌관은 페이스북에 “지금 실무자들 분위기는 좌절과 허탈감에 빠져 무기력하다. 말 그대로 우리가 X같이 일하는 동안 당신은 우리 면전에 총질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는 말이 있다. 선거의 승패를 떠나 지금 행동이 정말 혐오스럽다. 제발 그냥 가달라. 떠나 달라”고 썼다.

원로인 김형오 전 국회의장도 “벌써 몇 차례인가. 당대표의 일탈행위는 그를 아끼던 사람들을 실망시키고 짜증나게 하고 있다”며 “윤 후보의 지지율이 떨어진 가장 큰 요인이 당내 불협화음 때문이고, 귀책사유가 이 대표에게 있는 게 사실이다”고 쓴소리를 했다. 그러면서 “대표직을 가진 채 잠적·잠행하고 돌출행동하며 자기 뜻을 관철하는 행태를 보고는 적잖이 실망했다”면서 기성 정치인 뺨치는 ‘젊은 꼰대’라고 직격했다.

정당사상 처음으로 ‘국회의원 0선·30대 나이·제1야당 대표’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등장한 이 대표는 취임 6개월 만에 야당 대선 행로의 최대 걸림돌이 됐다.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으로 상징되는 사소한 선대위 내 이견과 조수진 최고위원과의 말싸움 끝에 두 번이나 당연직으로 맡은 상임선대위원장직을 내려놓는 ‘몽니’를 부려 정권 교체를 갈망하는 보수 유권자들의 지탄을 받고 있다.

이준석은 2030세대의 절대적 지지를 받고 당대표가 됐다. 명문대 출신이라는 학력과 젊은 정치인이라는 후광으로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기대를 걸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정제되지 않은 언행으로 현직 의원들과 당 원로들로부터 걱정 어린 시선을 적잖이 받아왔다. 더욱이 지지기반인 2030세대를 볼모로 무리한 요구를 일삼아 당내 분란의 주범으로 거론돼 왔다. 이때부터 당 안팎에서 나온 용어가 ‘이준석 대표 리스크’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엔 수년 묵었던 ‘성 상납 의혹’까지 불거져 이 대표 거취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공동선대위원장에 영입됐던 김민전 경희대 교수는 “의혹이 불거진 만큼 이 대표가 선거기간 직무정지를 선언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의혹이 불거진 것만으로도 상대 당의 공격 포인트가 될 수 있다는 우려의 표시다. 선거 국면이기에 맞는 지적이다. 이제 이 대표 스스로가 선택해야 한다. 정권 교체라는 절체절명의 시기에 본인이 걸림돌이 된다면 ‘결단’이 필요하다. 벌써 ‘자기 정치’에 함몰돼 결단을 늦추면 늦출수록 이 대표에겐 미래가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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