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계 “국민연금 대표소송은 ‘기업 벌주기식’…재검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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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국민연금, 경제계와 사전 의견수렴 없었다”…보류·선결과제 촉구
국민연금 기금 수익률 하락과 연결…“가입자·국민·주주 불이익 초래할 것“
경제계, 개정안 강행은 실질적 경영 간섭·국민연금 스튜어드십 코드 왜곡

김기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1-10 13:41:56

경제계가 국민연금이 추진하는 대표소송 관련 개정안에 대한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경제계는 지난해 12월 상정한 ‘수탁자책임 활동 지침’ 개정안에 대해 해당 지침 개정의 전면 보류·재검토와 함께 네 가지 선결과제의 이행을 촉구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공동성명을 10일 발표했다.

성명을 낸 경제 단체는 △한국상장회사협의회 △한국경영자총협회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무역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중소기업중앙회 △코스닥협회 등 총 7개 단체다.

복지부는 지난해 12월 제10차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에서 대표소송 추진 관련 ‘수탁자책임 활동 지침’ 개정안을 상정한 바 있다.

동 개정안은 국민연금의 대표소송 결정 주체는 원칙적으로 기금운용본부가 담당하고 예외적 사안에 대해서만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책위)가 판단하는데 이를 수책위로 일원화해 올해부터 대표소송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에 경제계는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기금확충에 전력을 다해도 부족한 상황에서 국민연금이 불투명한 장기 주주가치 제고와 스튜어드십 코드에 따른 수탁자의무 이행을 명분으로 ‘기업 벌주기식’ 주주활동에 몰두하는 행태에 유감의 뜻을 전했다.

이어 전체 연금보혐료의 42%를 순수 부담하고 있는 기업들은 당장 국민연금 대표소송의 직접적 이해당사자에 해당되는데도 복지부와 국민연금은 경제계와 사전 의견수렴을 갖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제계는 “대표소송은 그 결과와 무관하게 기업의 신뢰도와 평판에 큰 타격을 주며 기업이 승소하더라도 기업가치의 원상회복이 불가하다”며 “이는 결국 기금 수익률 하락으로 연결되며 가입자인 국민과 주주 모두 불이익을 초래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에 해당 지침 개정의 전면 보류와 함께 네 가지 선결 과제의 이행을 요구했다.

경제계가 제시한 네 가지 선결 과제는 △관련 절차 및 결정 주체 등 중요사항을 법률에 명확히 규정할 것 △대표소송이 남용되지 않도록 대상 사건을 제한할 것 △대표소송 제기 실익에 대한 철저한 검증 장치를 마련할 것 △대표소송 제기는 기금운용을 담당하는 기금운용본부에서 결정할 것 등이다.

이어 경제계는 “국민연금 스튜어드십 코드는 투자대상 기업의 중장기적 가치를 제고하는 과정에서 회사와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을 중요한 원칙으로 삼는다”며 “경영권을 지켜낼 방어수단 하나 없는 상황에서 동 개정안을 무리하게 강행하는 것은 명목상 주주가치를 앞세운 실질적 경영 간섭에 불과하고 이는 스튜어드십 코드를 왜곡하는 것이다”고 언급했다.

김기찬 기자 gc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