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침대·사무실·헬스장·쇼핑센터 등 일상속 ‘감각 사용설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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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감각 연구소>

인간의 ‘감각’에 관한 크고 작은 모든 지식
“‘감각’을 마케팅에 이용하고 있는지 깨닫고 배신감 느낄 것”

이두경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1-18 10:41:06

▲일상 감각 연구소, 찰스 스펜스 저, 우아영 역, 1만7천원, 어크로스.

일상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모든 경험에서 ‘감각’이 어떤 힘을 발휘하는지, 그리고 우리가 그 힘을 어떻게 이용할 수 있을지 깨닫게 해주는 ‘감각 사용설명서’가 출간됐다.

감각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인 저자 찰스 스펜스는 이 책에서 감각 과학을 통해 알게 된 과학적 지식을 일상에 적용하면, 아주 작은 몇 가지 변화만으로도 더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고 자신한다. 감각은 인간이 받아들이는 모든 정보를 처음 수용하는 기관이기 때문에 감각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생각과 기분이 놀랍도록 뒤바뀐다는 것이다.

책은 평범한 삶을 사는 사람들이 매일 생활하는 환경을 중심으로 현관문부터 시작해 거실, 주방, 욕실을 살펴보며 집을 더 쾌적하고 살기 좋게 만드는 법을, 정원을 통해 자연이 주는 이점을, 침실 환경을 통해 숙면을 취하는 방법을 살핀다.

출퇴근길에 자가용을 안전히 운행하기 위해 주의를 기울여야 할 점들과, 생산성을 높이는 사무실 환경은 어떻게 꾸며야 하는지도 알려준다. 또 쇼핑과 데이트, 스포츠와 헬스케어에 대해 다룬다. 더 열심히 운동하고, 질병이나 부상에서 더 빨리 회복하도록 돕는다고 입증된 효과적인 방법들을 제시한다.

책에는 실용적인 조언들도 많지만, 기발하고 유쾌한 연구들이나 사회 구성원들이 함께 생각해보면 좋을 문제들도 담겨 있다. 만약 낯선 곳에서 소음 때문에 쉽사리 잠들지 못하는데 귀마개가 하나뿐이라면 어느 쪽에 꽂는 것이 나을까? 저자는 처음에 우뇌가 잠들고 그동안 좌뇌가 경계를 서는데, 신체의 한쪽에서 느끼는 감각이나 한쪽 귀로 들어온 소리는 뇌의 반대쪽 반구에서 처리되기 때문에 답은 ‘오른쪽’이라고 설명한다.

또 여성과 남성이 사무실에서 다르게 추위를 느낀다면 누구에게 온도를 맞추는 것이 경제적일까? 책에 따르면 온도를 올리면 여성의 성과가 높아지는 정도가 남성의 성과가 낮아지는 정도보다 더 크다는 것이 실험적으로 입증됐기 때문에 온도를 올리는 것이 좋다.

저자는 “많은 기업이 이미 사람들의 ‘감각’을 마케팅에 이용하고 있는지 깨닫고 배신감을 느끼게 될지도 모르겠다”고도 말한다. 한 예로 광고 속 등장하는 아날로그시계가 거의 항상 10시 10분을 가리키고 있는 이유는 시계가 10시 10분을 가리키면 마치 사람이 미소 짓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실험적 증거에 따르면 사람들이 분명 10시 10분을 가리키는 시계를 더 선호하는데, 이것이 미묘하게 때론 노골적으로 고객들이 지갑을 열게끔 유도한다고 설명한다.

이처럼 책은 ‘감각은 어떻게 우리 생각과 기분을 뒤바꿔 놓을까?’라는 의문을 던지며 “감각에 주의를 기울이면 모든 것이 바뀔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두경 기자 dkle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