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미사일 대응 놓고 겉도는 한국, 깐부 된 美·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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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3번째 미사일 시험발사에 미국 발끈
바이든 행정부 독자제재 발표하자 日 호응
‘대화 복귀’만 외치는 文정부 외교고립 자초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1-16 22:37:35

미국 정부가 제재를 통한 대북 압박에 본격 나서고 있다. 미·일 공조도 요 며칠 사이 두드러지고 있다. 반면 문재인정부 들어 미·일 양국과 거리를 둬온 한국은 결이 다른 메시지를 내고 있다. 그런 양상이 반복되고 있다. 독자 외교도 필요하지만 미국과 일본의 입김만 커지는 고립 외교로 이어지고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정권 출범 후 처음으로 지난주 북한 탄도미사일에 대한 독자 제재를 발표하자 일본 정부 대변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북핵·미사일 문제 해결을 위한 미국 입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일본도 핵·미사일 문제 해결을 위해 무엇이 효과적인지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우리 외교부는 “대화와 동시에 제재 이행이 긴요하다는 미국의 기존 입장이 반영된 것으로 평가한다”고만 밝혔다. ‘미국이 원래 해오던 걸 계속하겠다는 것 아니냐’며 남 얘기하듯 판단을 유보한 것이다.

한국과 미·일은 북한 미사일에 대한 평가 자체가 엇갈렸다. 5일 북한이 올해 들어 처음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극초음속미사일이라고 주장하자 미국은 즉시 제재 카드를 꺼내 들었다. 그만큼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방증이다. 기시 노부오 일본 방위상도 6일 기자회견에서 “지금까지 발사한 적 없는 신형 탄도미사일”이라고 말했다.

반면, 우리 국방부는 “극초음속미사일이 아닌 성능이 과장된 일반적인 탄도미사일”이라고 했다. 11일 성능이 더욱 진전된 발사체를 쏘아 올렸을 때도 ‘탄도미사일’로만 표현했다. 북한 미사일의 위협을 축소하려는 것이다. 또 외교부는 미국이 독자 제재 대상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명단에도 포함하자고 추가 제안한 데 대해 “현재 미국과 소통하고 있다”고만 했다. 찬반을 밝히지 않은 것이다.

미·일은 6일 외교·국방2+2회의에서 북한 극초음속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한 공동연구 수행에 합의했다. 전날에도 양국 외교장관은 통화를 하며 북한의 극초음속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하지만 한·미 외교장관 간 통화는 없었다. 외교부는 “한·미 양국 북핵 수석대표가 협의했다”고 했지만 수석대표급과 장관급 협의는 엄연한 차이가 있다.

북한이 도발을 감행하면 유엔은 한·미·일 공조의 대표적 공간이다. 안보리 차원의 공동 대응 후 유엔에 주재하는 3국 대사가 함께 카메라 앞에 서는 경우가 잦았다. 그런 모습은 사라진 지 오래다. 일본은 최근 안보리에서 미국이 주도한 △북한 미사일 발사 규탄 6개국 공동성명(10일) △북한인권 관련 안보리 공개 토의 촉구 7개국 공동성명(지난달 15일)에 빠짐없이 이름을 올렸다. 안보리 이사국이 아닌 일본이 두 성명에 모두 동참했다는 건 참여 범위를 안보리 이사국으로만 한정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하지만 정작 북한 관련 직접 당사국인 한국은 쏙 빠졌다.

이런 양상이 반복되면 결국 미국이 주도하는 북핵 대응에서 일본의 목소리만 키워준다. 정부는 “한·미 소통이 원활하다”고 주장하지만, 종전선언 문제 외에는 매번 뒤로 빠지는 모양새다. 북한 김여정의 ‘도발 표현 금지령’이 있었던 지난해 9월부터는 도발이란 표현 자체를 피한 채 유감·우려 표현만 번갈아 사용하며 의식적으로 대응 수위를 조절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로선 이제 제재 강화 등 원칙에 따라 대응할 명분을 찾은 셈이다. 일본이 미국과 협력 수준을 높이는 가운데, 한국이 대화만 강조하다 보면 동맹에 부정적 영향만 미친다. “주먹이 약하면 그 주먹으로 패배의 눈물을 닦아야 하는 것은 결코 흘러간 역사의 추억이 아니다”는 성명은 우리 외교부·국방부가 아닌 북한 대외선전매체 ‘조선의 오늘’이 16일 발표한 것이다. 문 정부의 메시지는 오로지 실속 없는 “대화에 복귀하라” 한마디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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