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백’ 최재원의 배터리 지휘봉에 쏠리는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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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 View]-최재원 수석부회장 경영복귀

강주현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1-17 22:43:01

전기차를 포함한 미래차 산업은 소위 ‘미래 먹거리’라 불리는 업종 중 가장 선명하면서도 빠르게 질주하고 있다. 인간의 삶에 녹아든 건 이미 예전의 일이다. 그럼에도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점이 주목받는다. 시장조사업체 SEN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글로벌 전기차 보급률은 8%로 추산됐다. 향후 십수 년 내 세계 주요국은 기존 내연기관차를 전기차로 전환할 방침이다. 약 10년 후의 전기차 시장 크기는 지난해의 10배 이상일 것이란 관측이 가능해진다.

이런 전기차 시장서 국내 기업들이 두각을 나타낸 분야 중 하나가 ‘배터리’다.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해 SK온, 삼성SDI 등 ‘한국 배터리3사’는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30%대 점유율을 기록하며 주요국과 자웅을 겨루고 있다. SEN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기준 전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서 한국 배터리3사의 점유율은 각각 LG에너지솔루션 22.2%, SK온 5.7%, 삼성 SDI 4.8% 등이다. 3곳의 점유율 합계는 32.7%다.

그리고 각 사의 배터리 사업은 확실하고 속도감있게 존재감을 키워나가고 있다. 일례로 지난해 3분기까지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부문(현 SK온)은 2조6696억원의 누적매출을 기록했다. 전년도 같은 기간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부문 3분기 누적 매출액은 1조3618억원이었다. 조단위 매출을 기록했던 사업이 이듬해 2배의 성장률을 기록한 것이다. 사업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렇다보니 그룹 배터리 사업 전면에 나선 인물의 면면도 화려하다.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는 ‘그룹 2인자’로 평가받으면서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보필해 온 권영수 부회장이 맡고 있다. 삼성SDI 대표이사는 삼성전자 경영지원실 등 그룹 내 주요 조직을 두루 거치며 삼성의 글로벌 성장에 기여해 온 최윤호 사장이 맡고 있다. 최 사장 역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인사다.

SK온에선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과 지동섭 사장이 각자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이 중 지 사장은 SK텔레콤 미래경영실장, 전략기획부문장 등을 지낸 전략가로 2020년부터 SK온(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 포함)을 이끌고 있는 인물이다. 최 수석부회장과 역할을 나누면서 경영전반을 담당하게 됐다.

최 수석부회장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동생이다. 그룹 2인자로 활약하다 횡령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뒤 경영일선에서 물러나야 했다. 최근 취업제한이 풀렸고, 지난해 연말인사를 통해 SK온 각자 대표로 선임됐다. 최 수석부회장의 역할은 미래전략 수립과 글로벌 네트워킹 등이다.

그리고 이 4인의 배터리 수장 중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인물은 최 수석부회장이 아닐까 싶다. 유일한 그룹 오너가(家)면서 이번 경영복귀 전까지 ‘야인’으로 활동했다는 이력 등에서다.

최 수석부회장을 향한 기대감은 우려를 앞선다. 최 수석부회장은 오랜 시간 배터리 사업에 관심을 가져온 인물로 알려졌다. 일찍부터 최 회장 등에서 배터리 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했으며 그룹 배터리 사업 초기 단계부터 주도적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취업제한으로 경영일선에 나서지 못할 때에도 그룹 배터리 사업 관련 행사에 모두 참석하는 등 배터리 사업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보여줬다. 이 같은 관심은 배터리 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깊다는 의미로도 받아들여진다.

글로벌 역량도 주목받는 대목이다. 미국에서 학업을 마친 건 둘째 치더라도 그룹 글로벌위원회 위원장 등으로 활동하면서 글로벌 사업 감각과 네트워킹을 쌓아온 점 등이 눈길을 끈다. 그룹 배터리 사업 당면과제인 공급망 다변화 등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주변 상황도 긍정적이다. 최 수석부회장의 조력자라 할 만한 인물들의 지위가 상승했다. 최 수석부회장의 의사결정이 한결 수월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SK온 이사회 의장을 맡게 된 김준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가 총괄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한 게 대표적이다. 김 부회장은 최태원 회장의 ‘브레인’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일찍부터 배터리 사업에 많은 역량을 쏟았던 것으로도 알려진 인물이다. 최 수석부회장의 파트너로 제격이다.

SK온의 ‘본게임’은 사실상 올해부터다. 기대감이 앞선다곤 하지만, 최 수석부회장의 어깨는 무거워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SK온의 순항을 이끈다면 최 수석부회장의 경영능력을 의심할 이들이 있을까. 배터리 사업은 SK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업종 중 하나다. 그룹의 미래를 책임지는 최 수석부회장의 행보를 기대해본다.

강주현 jhk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