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법원·판사, 정말 이래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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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에 줄 돈 탈북한 국군포로에겐 못 준다”
서울동부지법, 원 손해배상 판결 뒤집어
美법원은 “웜비어 유족에 지급하라” 판결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1-18 22:35:33

미국 법원은 13일 북한에 억류됐다가 숨진 청년 오토 웜비어의 유족에게 뉴욕주가 압류한 북한 자금 24만 달러(약 2억8000만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바로 다음날, 대한민국 서울동부지법 판사는 북한과 김정은이 국군포로 2명에게 줘야 할 손해배상금 4200만원을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경문협)이 대신 지급할 필요가 없다고 판결했다. 북한과 김씨 일가의 반(反)인도적 불법 행위에 대한 배상금 판결이 한·미 법원에서 정반대로 나온 것이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이사장인 경문협은 북한 저작물을 사용한 국내 방송사들로부터 저작권료를 걷어 2004년부터 북한에 송금해왔다.

웜비어 부모는 2018년 4월 북한을 상대로 미 워싱턴DC 연방법원에 11억달러(약 1조3090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냈고, 미 법원은 북한에 5억114만달러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이에 따라 2019년 이후 웜비어 부모는 미 정부가 압류·매각한 북한 선박 ‘와이즈 어네스트’호의 매각 대금 일부를 받았다. 최근까지도 활발히 미 연방의회 및 정부 등을 상대로 북한 자산 파악을 위한 로비 활동을 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도 2020년 7월 ‘북한이 국군포로 2명에게 2100만원씩 손해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북한에 대한 우리 법원의 재판권을 최초로 인정한 이정표 같은 판결이었다. 이를 근거로 국군포로 측은 경문협에 대해 “보관 중인 ‘북한 돈’을 지급하라”고 요구했지만 거부당하자 소송을 냈다. 하지만 동부지법은 ‘6·25 때 북한으로 끌려가 강제노역을 당한 국군포로들이, 북한 정부와 김정은 위원장에게서 받아야 하는 손해배상금을 경문협으로부터 대신 받을 수 없다’고 판결했다. 경문협 돈은 김정은 것이 아니라, 북한 주민 돈이기 때문이란 논리다.

앞서 있었던 국군포로 손해배상 소송 재판부는 북한이 비법인사단(非法人社團)임을 전제로 북한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비법인사단’에 대해 우리 법원은 권리와 의무의 주체성을 인정하고 있다. 즉 북한은 우리 헌법상 국가로 인정되지는 않지만, 손해배상 의무의 주체가 될 수 있는 단체성을 갖추고 있으므로 배상해야 한다는 것이 재판부의 판단이었다. 그런데 그 판결에 따라 배상금을 받기 위해 이뤄진 ‘후속 소송’에서 이 판단이 뒤집어진 것이다.

원고 측 대리인들은 “집행 과정인 추심금 청구소송에서 원래 손해배상 소송의 판단을 뒤집는 이런 괴이한 판결은 처음 본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모든 주민이 노예나 다름없는 북한에서 개인이 무슨 수로 저작권료를 챙기겠는가. 북한 선전 도구의 영상·사진 사용료는 결국 김정은 정권으로 들어간다는 현실을 무시한 판결이다. 이 판사는 법원 내 진보성향 모임 소속이다.

이런 가운데 이달 말 있을 법원 정기인사에서 요직인 대법원 재판연구관 5명이 한꺼번에 사직서를 내고 변호사 업계로 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이런 사례는 없었다. 자부심도 깨지고, 양승태 대법원의 사법 행정권 남용 수사에서 진보성향 판사 모임인 우리법연구회·국제인권법연구회의 발호, 청와대 비서관 및 여당 국회의원행에 이르기까지 법원이 어수선해지자 바로 변호사가 되려는 것이다. 법관 출신 변호사는 “법원이라는 난파선에서 선원들이 뛰어내리는 모습 같다”고 했다.

국군포로들이 겪은 피해는 웜비어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탈출한 국군포로 80여명 중 생존자는 이제 15명뿐이다. 그런데도 우리 법원은 ‘북한에 줄 돈은 건드려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2020년 서해상에서 북한군에 피살된 공무원 이모 씨의 아들은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편지가 “북한에 의해 아버지를 잃은 고등학생을 상대로 한 거짓말일 뿐이었다”며 반납한다고 밝혔다. 대한민국이 어쩌다 이리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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