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이재명 핵관’ 주장 정청래에 공개 요구 “탈당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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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응천 “사랑하기에 헤어졌노라는 얘기도 있지 않나”
조계사에선 정청래 팬클럽 집회… 친이‧친문 대립 격화

오주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1-20 16:26:45

▲ 2019년 6월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세금낭비 없는 버스준공영제 해법 찾다-경기도형 버스 노선입찰제 정책토론회’에서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오른쪽)와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른바 ‘이핵관(이재명 핵심관계자)’ 존재를 주장한 ‘강성 친문’ 정청래 의원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에서 탈당하라는 공개 요구가 처음으로 나왔다. 정 의원에 반발한 불교계가 대규모 항의집회를 가질 예정인 가운데 한 쪽에서는 ‘정청래 지지’ 맞불집회가 열려 친이(친 이재명)‧친문(친 문재인)으로 나뉜 채 내분으로 치닫는 민주당의 현 주소를 가늠케 했다.

조 의원은 2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억울한 점이 많겠지만 (정 의원 탈당은) 불교계 요구 중 하나다. 솔직히 차마 말은 못 하지만 마음속으로 자진해서 탈당해줬으면 하는 (민주당) 의원 분들이 주위에 많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그런 결단이 필요하다고 보느냐’는 진행자 질문엔 “사랑하기에 헤어졌노라 그런 얘기도 있지 않나. 개인적으로 그렇게 생각한다”며 정 의원 탈당을 요구했다. 이재명 후보와 사법연수원 동기인 조 의원은 현재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공동상황실장을 맡고 있다.

앞서 18일 정 의원은 자신의 SNS에서 “이핵관이 찾아와 이 후보의 뜻이라며 자진탈당하는 게 어떠냐고 (했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해인사 문화재 관람료를 통행세라고 지칭하고 ‘봉이 김선달’에 비유해 불교계의 거센 반발을 산 바 있다.

정 의원은 사찰을 찾아 108배를 하는 등 수습에 나섰지만 불교계는 정 의원 출당 조치를 민주당에 요구해왔다. 조 의원은 정 의원 탈당으로 불교계와의 갈등이 해소될 것으로 보느냐는 진행자 질문엔 “불교계가 그렇게 요구하는 점 중 하나이지 않느냐”며 다른 방법이 없다고 했다.

조 의원은 이핵관 존재는 부인했다. 그는 “제가 아는 한 우리 당내에 핵관은 없는 것으로 안다. 전부 다 권한과 직책, 권한과 의무가 같은 사람들이다”며 “핵관이라는 게 이 후보와 가까운 혹은 굉장히 중요한 직책을 맡고 있는 그런 의원을 얘기하는 것 아닌가 싶은데 윤핵관(윤석열 핵심관계자)에 대비할 만한 이핵관은 없다”고 했다.

민주당은 정청래발(發) ‘이핵관’ 논란을 두고 수습에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김종민 의원은 19일 CBS라디오 한판승부에서 “당의 책임 있는 사람이 책임 있는 의견을 (정 의원에게) 전달했을 것으로 본다”며 “정치적 용어의 윤핵관 이런 게 아니라 정 의원이 말을 재미있게 하려고 이핵관이라고 얘기한 것이다”고 했다.

송영길 대표는 같은 날 “(이핵관은) 잘 모르는 일이다. 당의 입장은 (정 의원이 했던) 여러 부적절한 비유에 대해 불교계에 공식사과를 했다는 것이다”고 했다. 이 후보는 “정 의원에게 누가 뭐라고 했는지 아는 바 없어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입을 다물었다.

조계종은 21일 정부‧여당의 종교 편향성을 규탄하는 대규모 전국승려대회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일부 시민단체들은 이에 맞서 20일 조계사 앞에서 항의집회를 열었다. 전날(19일) 정 의원 팬카페인 ‘대한민국 청래당’에는 “1월20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안국동 조계사 앞으로 모이자”는 집회 알림글이 올랐다.

오주한 기자 jh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