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 언제까지 ‘몽니’만 부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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市 ‘교육경비보조금 조례안’ 대법원에 제소
의회, 지자체장 동의 없이 예산 증액 ‘위법’
의회 권력 차지한 민주당 횡포에 비판 여론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1-23 22:52:01

우리나라 지방자치는 30여년간 다수 단체장들의 위민행정 실천과 함께 지방의원들이 입법 활동, 예산 심의, 행정사무 감사 등에 힘써 위상을 확보했다. 그러나 아직도 회의감이 들곤 한다. 일부 지방의원들이 부도덕한 모습을 적잖게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자치가 분노와 자괴의 동의어가 돼선 안 된다는 절박감을 갖게 하고 있다.

그 현실을 더불어민주당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서울시의회의 ‘횡포’가 잘 보여주고 있다. 내년 예산안을 두고 갈등을 빚은 오세훈 서울시장과 시의회의 다툼이 법정 공방으로 확전됐다. 서울시가 ‘교육경비보조금’ 조례안을 재의결한 시의회를 상대로 대법원에 제소하고 나선 것이다. 문제가 된 조례안은 교육경비 보조금 규모를 해당 연도 본 예산 세입 중 보통세의 0.4% 이상 0.6% 이내 금액으로 정한다는 내용을 담은 ‘서울시 교육경비 보조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조례안’이다.

기존 조례에서 교육경비보조금 규모를 해당 연도 본예산의 세입 중 ‘보통세의 0.6% 이내’로 규정하던 것을 개정 조례에서는 비율의 하한을 뒀다. ‘보통세의 0.4% 이상 0.6% 이내’로 변경했다. 기존에는 교육경비보조금을 보통세의 0.6% 이내에서 자유롭게 정할 수 있었다. 하지만 개정안에 따르면 반드시 0.4% 이상으로 배정해야 한다. 교육경비보조금은 교육청에 교부돼 사용된다. 올해 예산에는 총 520억원이 반영됐고, 보통세의 0.31% 규모다.

서울시의회의 ‘교육경비 조례 일부 개정안’은 지자체장 고유 권한인 예산편성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했다고 할 수 있다. 지자체장에 교육경비보조금 편성·교부 재량권을 부여한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등의 취지를 위반했다는 지적이다.

서울시의원 109석 중 민주당이 101석을 차지한 시의회는 오 시장에 대해 설득력 없는 ‘몽니’로 일관하고 있다. ‘김어준의 뉴스공장’ 등 일부 프로그램의 정치적 편향성 논란이 불거진 TBS(교통방송)에 대해서도 서울시는 출연금을 대폭 삭감했건만 시의회는 오히려 13억원이나 늘렸다. 지방자치법에 따라 지방의회는 지자체장의 동의가 없으면 시가 줄인 예산을 늘릴 수 없다. 시의회가 무법을 일삼고 있는 행태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오 시장의 ‘서울시 바로 세우기’는 공익과 사회정의 구현 차원에서 절실히 요청되는 사안이다. 전임 시장 시절 특정 시민단체에 집중됐던 특혜성 예산을 줄여 다수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재원으로 사용하는 일은 시민 호응이 매우 클 수밖에 없다. 그러나 시의회는 오 시장의 참신한 시정에 사사건건 발목을 잡아 비판 여론이 거세다. 집행부의 무분별한 시민 세금 낭비를 감시하고 대안을 제시해야 할 시의회가 오히려 펑펑 물 쓰듯 예산을 퍼주는 포퓰리즘에 앞장선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서울시교육청도 사리 분별을 제대로 해야 한다. 서울시교육청은 서울시의 대법원 제소에 대해 철회를 촉구했다. 시교육청은 교육협력사업을 안정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보조금 하한선을 정하는 것은 법령 위반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법령 해석 시비에 앞서 서울시교육청은 매년 세입보다 세출이 적어 흑자 재정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그렇다면 시교육청은 시청과 공동으로 진행하는 각종 사업이 적지 않은데 곳간을 쥐어짜고도 여력이 없는 빚투성이 서울시의 부담을 덜어주려는 데 동참하는 게 온당한 처사일 것이다.

누구보다 서울시의회는 시민 세금 아까운 줄 알고, 정당을 초월해 오 시장의 합리적 정책엔 뒷받침해 주길 당부한다.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과 의원들은 ‘시한부 시장’ 운운하지 말고 시민과 수도 서울을 위해 정당을 초월해 오 시장과 멋진 ‘협치’의 모범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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