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하도급 갑질’ 세진중공업에 과징금 8.8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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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진중공업, 일률적 대금 인하·계약서 지연 발급·부당 특약 설정 등 불공정 행위 제재
공정위 “세진중공업 특약은 수급사업자의 이익을 부당하게 침해·제한하는 계약조건”

김기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1-24 15:43:30

조선기자재부품 제조판매업체인 세진중공업이 부당하게 하도급대금의 단가를 깎고 부당한 내용의 특약을 설정했던 사실이 수면위로 드러나 공정당국의 제재를 받았다.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세진중공업의 일률적인 비율로 단가를 인하해 하도급대금을 결정하는 불공정 하도급 행위를 적발해 법인·대표자를 검찰에 고발하고 과징금 8억7900만원을 부과하기로 24일 결정했다.

뿐만 아니라 세진중공업은 선박 구성 부분품 제조를 하도급 업체들에게 위탁하면서 계약서를 지연 발급하고 부당한 특약을 설정하는 등 일명 ‘하도급 갑질’도 일삼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에 따르면 세진중공업은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중공업이 발주한 공사와 관련해 24개 수급사업자와 2017년 계약을 체결하면서 정당한 사유 없이 일률적인 비율(3~5%)로 단가를 인하해 하도급대금을 결정했다.

세진중공업은 조선 경기 악화 및 발주자 단가 인하 요청 등을 이유로 수급사업자에게 전년 대비 총 5억원의 하도급대금을 인하했다.

현행법 상 일률적인 비율로 단가를 인하하는 행위는 합리적인 근거가 있거나 개별적 단가 결정에 비해 수급사업자에게 유리한 경우 정당하다. 하지만 세진중공업은 이를 고려하지 않고 근거나 정당한 사유 없이 일률적인 비율로 단가를 인하해 공정위로부터 제재를 받았다.

또 세진중공업은 2017년 10월부터 2020년 11월까지 59개 수급사업자에게 선박 블록 구성 부분품 제조를 위탁하면서 3578건의 계약서를 1~400일 지연 발급했다. 이로 인해 수급사업자는 작업 내용 및 하도급대금을 정확히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작업을 진행하면서 분쟁 예방을 위한 절차적 권리를 보장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세진중공업은 부당 특약을 설정했다. 2016년 1월부터 2020년 11월까지 69개 수급사업자와 하도급 계약서를 체결하면서 수급사업자의 이익을 부당하게 침해하거나 제한하는 계약조건을 설정했다.

지난 2016년 세진중공업이 설정한 부당 특약의 주요 내용은 △산업재해 비용 전가 △하자담보 책임 전가 △추가작업 비용 전가 △노사분규 책임 전가 △수급사업자 이익 제한 등이다.

추가로 2017년 10월부터 2020년 11월까지 55개 하도급업체와 4113건의 외주공사계약서를 체결하면서 ‘물량변동에 따른 공사대금 정산시 3% 이내는 정산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계약사항으로 설정하기도 했다.

공정위는 이 같은 특약이 수급사업자의 책임이 없는 사유로 발생한 비용까지 수급사업자에게 부담시키는 조항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급사업자의 이익을 부당하게 침해하거나 제한하는 계약조건들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조선업 분야에서의 불공정 하도급거래 행위를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잘못된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업계와 함께 노력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김기찬 기자 gc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