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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수의 新삼국사 산책

미추왕릉 죽엽군과 이서국 멸망

죽엽군은 신라 선도집단의 하나인 석씨계열의 우도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22-01-26 09:53:58

 
▲ 정재수 역사작가
미추왕릉(대릉)의 별칭은 죽장릉(竹長陵)이다. 『삼국유사』에서는 죽현릉이라고 언급했다. 죽장릉은 죽엽군(竹葉軍·댓잎을 귀에 꽂은 병사)으로 인해 붙여진 이름이다.
 
죽엽군 이야기는 『삼국사기』에 나온다. 유례왕(14대·석씨) 시기 이서국(경북 청도) 군사가 수도 금성(경주)을 공격해 와 막지 못하자 홀연히 죽엽군이 나타나서 이서국 군사를 물리친다. 이후 사람들은 댓잎 수만 개가 능에 쌓여 있는 것을 보고 죽은 미추왕(13대·김씨)이 음병(陰兵)을 보내 전쟁을 도운 것으로 믿는다(由是國人謂先王以陰兵助戰也). 죽엽군은 미추왕이 보낸 음병이라는 얘기이다.
 
죽엽군은 신라 선도집단
 
일반적으로 음병은 ‘귀신병사’로 해석한다. 음(陰)은 어둠이며 지하(저승)세계를 가리키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귀신병사는 현실성이 떨어지며 실체 또한 모호하다. 설화적 냄새만 물씬 풍긴다.
 
그런데 『신라사초』는 죽엽군을 미추왕의 신병(神兵)으로 소개한다. ‘이서국이 내침해 장흔(長昕)이 삼군을 거느리고 맞서 싸웠다. 모두 댓잎을 귀에 꽂은 신병이 전투를 도와 적을 크게 깨뜨렸다. 모두 대릉으로 돌아가니 이에 능에 제사를 지냈다(伊西國來侵長昕率三軍擊之 有神兵皆珥竹葉而來助戰大破之 皆歸大陵 乃行陵祭).’ 신병은 귀신병사가 아니다. 신라 신선도(神仙道)를 믿는 무리(徒)를 말한다. 줄여서 선도(仙徒)라고 한다.
  
▲ 경북 청도에 위치한 이서고국 표지석. [사진=필자 제공]
    
신선도는 최치원이 《난랑비》 서문에 ‘현묘지도(玄妙之道)’로 표현한 우리 민족의 고유 신앙인 풍류도이다. 풍월도, 국선도라고도 하며, ‘신선사상(神仙思想)’이 근본이다. 대표적인 선도는 고구려의 조의선인, 백제의 무절, 신라의 화랑도이다. 특히 화랑도는 법흥왕(23대)이 불교를 수용하면서 인재양성 단체로 탈바꿈한다.
 
그렇다면 미추왕의 신병(神兵)은 어떤 선도일까. 신라 화랑의 기원인 선도의 계보를 정리한 『위화진경』에 신라 선도 6개 집단이 나온다. 호도(범), 우도(소), 양도(양), 계도(닭), 구도(개), 마도(말) 등이다. 6개 선도는 받드는 여성을 칭하는 대모(大母)가 각각 다르다. 이 중 우도(소)는 석탈해의 딸 흘고(紇古)를 대모로 한다. 석 씨 계열인 흘고대모의 우도가 바로 미추왕의 신병이다.
 
유탄 맞은 이서국의 멸망
 
석 씨의 우도 집단과 김 씨의 미추왕은 무슨 관계일까? 『신라사초』에 이서국이 신라를 공격한 사유가 나온다. 아후(阿后·아이혜) 때에 불평하는 자들을 이서국에 유배시키는데 마침 이들이 이서국왕과 더불어 난을 일으켜 신라를 공격한다.
 
<유례니금기>에 따르면 ‘14년(서기 297년) 8월, 장흔(長昕) 등이 이서국을 평정해 대성군으로 삼았다. 아후(아이혜) 때에 불평하는 자들을 이서국에 유배시켰는데 마침내 이들이 이서국 왕과 더불어 난을 일으켜 군사를 이끌고 침략해왔다. 물품(勿品)이 먼저 기이한 계책으로 이들의 위세를 꺾고 장흔이 대군으로 이들의 군사를 깨뜨리고 나아가 성을 포위해 항복시켰다. 그 무리를 모두 잡아 죽이고 혹은 유배 보내 그 나라를 폐한 것이다(十四年 八月 長昕等進平伊西國爲大城郡 阿爾兮后時 不平之臣多流於伊西 遂與其君作亂 引兵來侵 勿品以奇計邀之 先挫其威 長昕大軍繼之破其軍 進圍其城降之 悉捕其黨 或誅 或流 仍廢其國).’
 
▲ 신라 선도집단 분류. [표=필자 제공]
   
아이혜는 석씨왕조 내해왕(10대)의 딸로 석 씨이다. 원래 조분왕(11대)의 왕후인 아이혜는 김씨왕조 미추왕을 옹립하며 또다시 왕후가 된다. 이때 아이혜는 미추왕 즉위에 반대하는 일파들을 이서국으로 추방한다. 이후 아이혜와 미추왕이 함께 사망하자 반대파들은 이서국과 공모해 신라를 공격한다. 반대파들의 목표는 아이혜와 미추왕의 능을 파헤쳐 보복하는 것이다. 그래서 석 씨 우도집단이 미추왕(또는 아이혜)의 신병이 돼 이들의 공격을 물리친다. 다만 우도집단은 댓잎을 귀에 꽂은 까닭에 『삼국사기』에서 죽엽군이 된다.
 
참고로 선도의 외모에 대한 기록이 『신라사초』<유례니금기>에 나온다. ‘당시 선도들은 스스로 단장하는 것을 좋아했으나 양부(良夫)는 또한 소탈해 눈썹을 그리고 얼굴에 분을 바르는 것을 옳게 여기지 않았다(時仙徒好自飾 良夫亦疎脫不肯畵眉粉面).’
 
화미분면(畵眉粉面), 즉 눈썹을 그리고 얼굴에 분을 바르는 화장이다. 비슷한 기록이 『삼국사기』에도 나온다. 당 영호징이 『신라국기』<진흥왕>에 언급한 기록이다. ‘귀인(귀족)의 자제 중 아름다운 자를 가려 뽑아 분을 바르고 곱게 단장하였는데 이름을 화랑이라 하고 나라 사람이 모두 받들어 섬겼다(唐令狐澄新羅國記曰 擇貴人子弟之美者 傅粉粧飾之 名曰花郞 國人皆尊事之也).’
 
아마도 연호징은 얼굴에 분칠한 모습이 매우 강렬해 눈썹을 그린 부분까지는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듯하다. 오늘날 사극(선덕여왕, 화랑)이나 영화(황산벌)에 등장하는 얼굴에 잔뜩 분을 바른 화랑(선도)의 얼굴은 비교적 고증이 잘 된 경우라 할 수 있다.
 
▲ 기록과 유물을 통해 복원한 화랑의 외모. [사진=네이버]
     
죽엽군(석 씨 우도집단)의 도움으로 이서국의 침략을 물리친 신라는 아예 이서국을 공격해 병합한다. 『삼국사기』는 죽엽군 설화만을 소개하지만 『신라사초』는 이서국을 평정해 폐(廢)하고 대성군(大城郡)으로 편입한 사실도 전한다. 한마디로 이서국은 신라 내부문제의 유탄을 맞아 졸지에 나라의 문을 닫는다.
 
미추왕릉의 죽엽군 사건은 설화가 아닌 역사다. 『삼국사기』 기록의 부실함이 우리 역사를 감춘 대표적인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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