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중·고령층 퇴사 후 1년내 정규직 재취업 9%에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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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74세 재취업자 중 9%만 정규직…중·고령층 일자리 질 문제 심화
70~74세 고용률, OECD 국가 중 1위…빈곤율도 OECD 국가 중 1위
중·고령층, 부채 때문에 노동시장 체류…부채 유무 따라 재취업 확률↑

김기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1-25 14:20:07

중·고령층이 퇴사한 후 1년 내 정규직으로 재취업하는 비율은 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25일 ‘중·고령층 재취업의 특징 및 요인 분석과 시사점’ 연구를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한경연은 중·고령층을 55세부터 74세까지로 보고 1년 내 이들의 재취업 비율은 45.3%로 나타났으며 이들 중 9%만 정규직으로 재취업했다고 밝혔다. 반면 중령층 직전인 45~54세의 1년 내 정규직 재취업 비율은 22.9%로 나타나 중·고령층 대비 두 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고령층은 높은 노동시장 참여율(5년 이내 재취업 비율 67.6%)에도 불구하고 55~74세는 정규직 재취업률(9.0%)이 비정규직 재취업률(23.8%)에 크게 못 미쳐 재취업 일자리의 질 저하가 심각한 것으로 분석됐다. 55~74세의 퇴사 후 5년 내 재취업률은 정규직 11.5%, 비정규직 39.4%, 자영업 16.7% 순으로 재취업자 10명 중 정규직 재취업자는 1.7명에 불과한 셈이다.

고령층으로 갈수록 정규직으로의 재취업 확률은 상대적으로 더욱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 기준 만 나이 1세 증가 시 정규직 재취업 확률은 17.9%씩 감소했다. 비정규직은 11.3%, 자영업자는 10.6%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한경연은 중·고령층의 재취업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학력 △성별 △직업훈련 참여 여부 △퇴사 시 임금근로자 여부 등으로 고학력일수록, 남성일수록 정규직으로의 재취업 가능성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정규직 재취업 확률은 초대졸 이상일 경우 고졸 이하보다 65.6%, 직업훈련 참여자는 비참여자보다 약 43.0%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여성의 경우 남성보다 정규직 재취업 확률이 약 29.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성별 간 격차도 심화된 것으로 풀이됐다.

이 밖에 50~54세 고용률은 76.4%로 OECD 평균(75.7%)을 상회했으며 연령층이 올라갈수록 OECD 내 순위가 지속적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65~69세 고용률이 OECD 중 2위, 70~74세 고용률은 1위를 기록했다.

반면 중·고령층이 노동시장에 머무르는 이유는 부채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부채가 있을 경우에는 정규직, 비정규직, 자영업자 등 모든 재취업 확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빈곤율도 OECD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OECD 국가 간 비교가 가능한 2018년 기준 한국의 고령층 빈곤율은 66~75세(34.6%)와 76세 이상(55.1%) 모두 OECD 조사대상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이에 한경연은 향후 고령층의 일자리와 빈곤율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노동시장에 대한 규제 완화 △임금체계 개편 △직업훈련 강화 △연금제도의 개선(공적연금제도 가입조건 점진적 완화·사적연금 세제혜택 확대 등)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유진성 한경연 연구위원은 “고령층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서 정규직에 대한 고용보호를 완화하고 비정규직에 대한 규제도 완화하는 등 ‘고용의 유연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며 “호봉제 중심의 임금체계를 직무급·성과급 임금체계로 개편하고 임금피크제의 확산을 통해 중·고령층의 고용 유지 혹은 확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고 제언했다.

이어 “중·고령층의 양질의 일자리 접근기회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상시 직업훈련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기찬 기자 gc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