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브로커 조직 개입 ‘실손보험사기 공모’ 주의보 발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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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 진료기록 서류로 보험금 청구 시 형서처벌 대상

김학형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1-25 15:09:10

▲ 금융감독원은 최근 늘어나는 브로커 조직의 실손의료보험 사기에 가담하면 무거운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게티이미지뱅크

#. 주부 C씨는 평소 잘 알고 지낸 병원 관계자로부터 한 가지 제안을 받았다. 실손의료보험(이하 실손보험) 가입 환자를 병원에 데려오면 소개비(수수료)를 지급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주변 실손보험 가입자를 병원에 소개·알선한 C씨는 환자모집책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25일 금융감독원(금감원)은 최근 기업형 브로커 조직이 개입한 보험사기가 늘면서 이를 공모한 가담한 의료인, 관련자에게 무거운 처벌이 내려진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금감원은 “브로커 조직은 합법적인 기업활동을 가장하고 SNS 등을 통해 대규모로 환자를 불법모집하고 있어 보험소비자들이 보험사기에 연루될 위험성이 매우 높다”며 “보험소비자가 브로커의 유인·알선에 동조해 허위서류로 실손보험 보험금 등을 청구하는 경우 보험사기 공범으로 함께 형사 처벌되는 등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 병원 및 브로커가 공모하는 조직형 보험사기 경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손보험은 환자가 부담하는 의료비(본인부담 급여 및 비급여)를 포괄적으로 보장하므로, 거짓 진료 기록으로 건강보험 요양급여가 허위로 청구될 경우 공영보험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법원 판결문에 따르면 A 브로커 조직(병원 홍보 회사)은 2019년 4월 여러 병원과 표면적으로 ‘홍보 광고 대행 계약’을, 실질적으로 ‘환자 알선 계약’을 체결한 후 병원 매출액의 30%를 알선비로 받았다.

A조직 대표는 보험설계사 또는 브로커 관리자를 통해 ‘다단계 방식’으로 브로커를 모집하고 환자를 알선시켰다. A조직 브로커들은 ‘실손보험금 청구가 불가한 약제를 처방받으면서 청구가 가능토록 해주겠다’며 환자 모집 후 B한의원에 알선했다.

B한의원은 2019년 6월~2020년 11월 실손보험 적용 대상이 아닌 고가의 보신제를 처방한 뒤 다른 치료제를 처방한 것처럼, 또 실제 진료한 사실이 없음에도 여러 번 진료한 것처럼 진료기록부 등을 1869회 허위 작성했다. 이를 기초로 허위의 보험금 청구서류(진료비계산서·세부내역서·통원확인서 등)를 교부해 환자가 실손보험금을 받게 했다.

환자들은 단 1회 내원해 보양 목적의 보신제를 받은 후 타박상 등으로 3~4회 통원치료를 받은 것처럼 허위 기재된 서류를 발급받아 실손보험금을 청구·편취했다. 브로커 조직 및 의료인 등 5명과 환자 653명 등 총 658명이 15억9000억원의 보험금을 받았다. A브로커 조직 대표는 징역 2년 8개월, B한의원장은 징역 4년의 실형이 선고됐다.

실손보험이 보상하지 않는 치료 뒤 보상 가능한 치료를 받은 것으로 조작한 사례도 있다. D병원은 2013년 1월~2019년 7월간 실손보험이 보상하지 않는 비만치료 주사 또는 예방 접종을 놓은 뒤 실손보험 청구가 가능한 식중독·감기 등으로 거짓 진료기록부를 작성하고 허위 진료비 영수증을 발급했다. 또 통원 횟수를 부풀리거나 실제 치료받은 사실이 없는데 있는 것처럼 허위진단서를 발급 받는 등의 방법으로 일부 환자는 5억3600만원의 보험금을, 병원은 3337만원의 건강보험 요양급여를 편취했다. D병원장 및 브로커 등 5명과 환자 252명 총 257명 적발됐으며 허위 진료기록을 작성·발급한 의사에게 징역 3년의 실형 등이 선고됐다.

실제 검사나 수술 날짜에 해당하는 보험금을 청구하지 않고 시행일을 조작하거나 횟수를 부불리기도 한다. E병원은 2013년부터 브로커가 유인·알선해온 환자에게 백내장 수술을 하면서 통원 중 검사를 입원 뒤 검사로 조작하거나, 하루에 진행한 수술을 이틀에 걸쳐 수술한 것처럼 진단서를 작성했다. 이를 통해 E병원은 건강보험 요양급여 3780만원을, 환자 9명은 실손보험금 7073만원을 편취했다. 의사 1500만원, 브로커 700만원의 벌금형 등이 내려졌다.

김시원 금감원 보험사기대응단 팀장은 “금전적 이익을 제공하겠다는 브로커의 유혹에 현혹돼 보험사기에 연루될 경우 공범으로 형사처벌(보험사기방지특별법 상 10년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 벌금)을 받을 수 있다”며 “병원에서 사실과 다른 진료확인서 등을 발급받아 보험금을 청구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보험사기를 제안 받거나 의심 사례를 알게 된 경우 금감원 또는 보험사 보험사기신고센터에 제보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학형 기자 hh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