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인회 백의종군 등 ‘핵관 근절’ 선언한 與… 野 “그럼 유동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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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인회 “李 당선돼도 백의종군”… 송영길 “나부터” 86용퇴론 수용
정치권 “李 지자체장 시절 행보 보면 진정성 의문… 3철도 결국 요직”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1-25 15:16:30

▲이재명(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4일 오전 경기 용인 포은아트홀에서 경기도 정책 공약 발표에 앞서 경기도에 지역구를 둔 민주당 의원들과 함께 큰절을 하고 있다. [용인=뉴시스]

‘큰절 읍소’로 지지를 호소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지지율이 박스권에 갇혀 요지부동하자 여당에서는 ‘7인회 백의종군’에 이어 ‘86 용퇴론’까지 나오는 등 상황 타개를 위한 필사적 노력이 이어지는 중이다. 이러한 ‘이핵관(이재명 핵심관계자)’ 근절 움직임을 두고 야당은 전형적 선거용 레퍼토리라며 “이 후보가 달라질 것이라 믿는 국민들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기찬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대변인은 25일 논평에서 이 후보의 성남시장·경기도지사 시절 측근들이 전문성이 없음에도 중용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선 2010년 지방선거에서 이 후보를 지지한 건축분야 비전문가 유동규 씨가 성남시 시설관리공단 기획본부장, 대장동 개발을 위해 설립된 성남도시개발공사(성남도공) 기획본부장, 경기도 산하 경기관광공사 사장에 임명된 점을 언급하며 ‘전형적인 보은인사’라고 평가했다.

또 “대장동 특혜의혹 민간사업자 측 핵심당사자인 남욱 변호사의 대학후배 정민용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의 직장동료였던 김모 회계사가 성남도공에 입사하기도 했다”고 했다. 윤 대변인은 “이 후보의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 시절 있었던 이런 인사가 불공정의 전형이고 이 후보가 (회전문 인사 등) 현 정부를 비판하는 것 자체가 내로남불”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민주당 김영진(재선) 사무총장, 정성호(4선)·김병욱(재선)·임종성(재선)·문진석(초선)·김남국(초선) 의원과 초선 출신인 이규민 전 의원 등 7인회 소속 인사들은 24일 국회 기자회견을 자청해 “국민이 선택해주실 이재명 정부에서 국민의 선택 없는 임명직은 일절 맡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이 후보의 진정성 있는 쇄신을 주장했다. 이 후보는 같은 날 경기도 지역 공약 발표에 앞서 사죄의 큰절을 하기도 했다.

7인회 좌장격인 정 의원은 “이 후보 최측근으로 분류돼 소위 7인회로 불리는 저희부터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며 “이 후보가 소위 측근이라 불리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그들만의 국정운영을 하게 되는 모습을 국민 누구도 원치 않으시리라 믿는다”고 했다. 그는 “이번 정부에서도 보은인사·회전문인사·진영인사의 고리를 끊어내지 못했다”고 문재인 정부도 비판했다. 7인회의 ‘백의종군’ 선언은 현재 30%대 중후반에 머물러 있는 이 후보 지지율(상세사항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을 끌어올리기 위한 시도로 풀이됐다.

7인회는 오랜 기간 이 후보와 긴밀한 관계를 맺어온 원년 멤버들이다. 이 후보는 국회의원 경력 없이 2010년부터 성남시장(19·20대)와 경기도지사(35대) 등 ‘변방’을 지키며 정계 활동을 해 왔다. 이러한 이 후보와 여의도 간 가교 역할을 해온 게 ‘7인회’다. 좌장 격인 정 의원은 이 후보와 1984년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사법시험을 준비할 때 처음 만난 뒤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로서 ‘노동법 연구회’ 활동을 함께하는 등 30년 이상 동고동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병욱·김영진 의원은 2017년 19대 대선 경선캠프 당시 각각 직능총괄본부장과 상황실장을 지내며 이 후보를 도왔다. 김남국 의원은 이 후보 수행실장을, 문진석 의원은 공동상황실장을 맡고 있다. 김영진·김남국·문진석 의원은 이 후보와 중앙대 학연으로도 얽혀 있다.

민주당의 골간인 86그룹 용퇴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송영길 대표는 25일 기자회견에서 “정치교체를 위해 저부터 내려놓겠다”며 “다음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지금 우리 앞에 놓인 새로운 역사적 소명은 이 후보의 당선”이라며 “저 자신부터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이재명 정부’ 탄생의 마중물이 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3일 김종민 의원이 “이대로는 안 된다”며 586(50대‧1980년대 학번‧60년대생) 용퇴론을 제기한 후 이어진 민주당 인적쇄신에 물꼬를 송 대표가 직접 튼 셈이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86 용퇴론’이 선거용 레퍼토리 선언에 불과할 것이란 비판이 나왔다. 한 야당 관계자는 “특정 세대를 저격한다고 해서 2030세대 민심이 얼마나 돌아올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50대 국회의원들의 반발만 사고 실제 아무 것도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재인 대통령 최측근 그룹인 ‘3철(전해철‧양정철‧이호철)’도 현 정부 출범 초기에 백의종군을 선언했지만 대부분 요직에 오른 바 있다.

장혜원 기자 hyj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