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후보, 이번엔 성남FC 비리 주모자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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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금 160억원 체육단체로 유입 뒤 현금화
‘용적률 높이고 기부채납액 낮추고’ 특혜 냄새
박하영 검사, ‘블로킹’ 박은정 지청장에 사표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1-28 00:02:02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둘러싼 부패·비리 의혹의 끝이 어디인가. 이 후보가 수백억원의 뇌물이 오고 간 초대형 부패 범죄인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로비 의혹의 ‘몸통’으로 주시되고 있는 와중에 이번엔 성남FC 비리 의혹의 ‘주모자’로 떠오르고 있다.

성남FC 의혹의 핵심은 이렇다. 2010~18년 성남시장으로서 성남FC 구단주를 맡았던 이 후보가 2015∼17년 두산건설 등 6개 기업으로부터 후원금 160여억원을 받고 특혜를 줬다는 것이다. 야당이 이 후보를 고발했으나 3년3개월 동안 수사를 벌인 경찰은 이 후보의 출석조사 한번 없이 서면조사만 진행해 지난해 9월 증거불충분 등을 이유로 무혐의 처리했다. 이에 고발인 측이 경찰 처분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해당 사건은 검찰로 송치됐다.

지난해 9월 사건을 넘겨받은 성남지청 박하영 차장검사는 재수사를 수차례 건의했으나 박은정 성남지청장은 매번 재검토를 지시했다. 이후 수사가 4개월 또 지연됐다. 검찰 수사 관례상 경찰의 송치 사건을 4개월째 검토하는 것은 전례 없다. 검찰 수뇌부가 작심하고 ‘봐주기’에 나서지 않은 이상 상식으론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차장검사를 포함한 수사팀의 일치된 의견에도 박 지청장이 명확한 근거 없이 보완수사를 막았다면 직권남용 소지가 크다. 결국 박 차장검사는 25일 사직서를 제출했다. ‘진실 규명’을 위한 올곧은 검사의 결기가 진하게 묻어난다.

검찰 내부에선 수사팀이 성남FC에 후원금 명목으로 들어온 160여억원 가운데 상당한 액수가 성남시 산하 체육단체 등으로 흘러들어간 뒤 현금으로 인출된 흔적을 포착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한심한 건 박은정 지청장의 태도다. 수사팀이 의심스러운 자금거래를 확인하기 위해 계좌추적을 하려 했음에도 박 지청장이 이를 막았다는 것이다. 박 지청장은 검찰 내부에서 대표적인 친정권 성향 검사로 분류돼 검사장 승진 1순위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실 범죄 의혹 정황은 넘친다. 이 후보가 구단주 시절 160억원에 달했던 성남FC 후원금이 지난해엔 9억원으로 대폭 줄었다. 두산건설은 의료시설 용지로 72억원에 매입한 땅을 용도변경한 뒤 사옥 등을 지었고, 2017년 매각해 수천억원의 차익을 얻었다. 당초 성남시는 부지 방치를 이유로 두산건설에 강제이행금을 부과하기도 했으나 10개월 만에 이 후보가 이익공유를 명분으로 용도변경을 허가했다.

성남시는 용적률을 250%에서 670%로 높여주는 등 각종 특혜를 준 반면 기부채납은 통상 20%에서 10%로 낮춰주었다. 대장동 특혜를 연상시킨다. 농협은 2조3000억원에 달하는 성남시금고 계약 연장을 앞둔 상태에서 후원금 36억원을 냈다. 후원금과 특혜 사이에 대가관계가 입증되면 제3자 뇌물죄가 적용된다.

검찰 내 사건 처리 과정에서 수사검사와 수뇌부 간 견해차가 불거지는 건 다반사다. 문제는 견해차 자체가 아니라, 오로지 사실과 증거에 따라 기소 여부 등 법률적 판단이 이뤄지느냐다. 의혹을 풀기 위해선 보고와 지시 내용을 규명할 필요가 있다. 김오수 검찰총장은 신성식 수원지검장에게 경위 파악을 지시했다. 신 지검장은 검찰과 산하 검사들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엄정하게 조사하고, 그 결과를 빠르게 공개해야 한다.

우려되는 바는 대장동 등 이재명 후보 관련 검찰 수사에서 이 후보에겐 손도 못 대고 실무자들만 구속하고, 수사하다 결국 애꿎은 3명이 불행하게 삶을 마감했다는 사실이다. 검찰의 본분은 성역 없이 모든 비리와 범죄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집행하는 데 있다. 대장동에서 실추된 검찰의 명예를 최소한 살릴 수 있는 기회로 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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