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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3일부터 새로운 코로나19 검사 체계가 시행되며 자가진단키트 수요가 폭증했다. 그런데 공급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며 일부 약국, 편의점 등에선 자가진단키트 재고가 바닥난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온라인 쇼핑몰에선 제품 구입이 가능했지만 기존보다 가격이 크게 오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기존의 10배 이상 가격에 판매되는 경우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관련 업계는 일련의 현상이 나타나는 원인으로 수요 예측 실패, 지역별 공급 불균형, 생산 차질 등을 지목했다. 단 절대적인 물량 자체가 부족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제 2의 ‘마스크 대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게 전반적인 업계 관계자들의 평가다. 이들 관계자들은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며 국민적 불안이 커지고 있는 만큼, 자가진단키트 수급문제 해소를 위한 정책적 노력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도심 약국·편의점서 자가진단키트 재고 바닥…“추가 물량 언제 들어올지 모른다”
스카이데일리는 7일 저녁 서울 강남구 청담동 소재 한 약국을 찾아 자가진단키트 재고가 있는지 문의했다. 해당 약국 관계자는 남은 재고가 없으며 새 물량도 언제 공급되는지 알 수 없다고 답변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일주일 째 자가진단키드 추가물량을 확보하지 못했다고도 덧붙였다.
약국의 협조를 구해 의료기기 발주 관련 웹사이트를 확인했다. 해당 웹사이트에선 제조업체 4곳의 자가진단키트 재고가 ‘0’으로 표기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른 발주관련 웹사이트에선 자가진단키드가 아예 발주목록에서 사라진 상태였다. 웹사이트에서 발주물량을 확인한 짧은 순간에도 약국엔 자가진단키트 재고를 문의하는 전화가 두 차례 걸려왔다.
약국을 나와 인근 편의점을 방문해 자가진단키트가 재고를 문의했다. 편의점 직원은 수일 전 자가진단키트 물량이 동났으며 추가물량은 언제 들어올지 모른다고 답변했다. 그리고 이 직원은 “제발 (자가진단키트 물량이) 좀 들어왔으면 좋겠다”며 “왜 자가진단키트 재고가 없냐며 성내는 사람도 있다. 자가진단키트 때문에 난처했던 경험이 많다”고 말했다.
스카이데일리는 이어 서울 광진구 군자동 소재 한 약국을 찾아 자가진단키트 재고를 문의했다. 해당 약국에는 제법 많은 재고가 남아있었기에 구매가 가능했다. 해당 약국과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약국에서도 자가진단키트 재고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런데 두 약국과 5분여 거리에 위치한 또 다른 약국에서는 자가진단키트 재고가 남아있지 않았다.
이 같은 자가진단키트 공급 불균형 상황과 관련한 질문에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각 약국의 수요 예측 실패, 지역별 수요 불균형, 생산 문제 등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고 답변했다.
이 관계자는 “과거 마스크 대란 당시 필요 이상의 마스크 물량을 확보했다가 공급문제가 해결되며 마스크 재고가 골칫거리로 남게 된 전례가 있었기 때문에 현장에서도 (자가진단키트 물량 확보에) 조심스러운 것으로 보인다”며 “자가진단키트 수요 예측이 마스크보다 어렵다는 점도 고려할 요소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들이 밀집해 있는 지역은 각 사무실에서 대량으로 구매하기 때문에 자가진단키트 물량이 부족한 경우가 많고, 주택가 등에선 필요한 사람만 구매하기 때문에 물량이 남는 것으로 보인다”며 “자가진단키트 생산·공급 과정에서 일부 수작업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이와 관련해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검사체계 개편이 불러온 자가진단키트 수급난…“3000원 하던 물건, 1만원 주고도 못사”
자가진단키트 수요가 폭증한 건 코로나19 검사체계가 전면 개편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3일부터 고위험군·우선순위 대상자는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실시하고 그 외 검사 희망자는 개인용 신속항원검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고위험군·우선순위 대상자가 아닌 경우 자가진단키트나 의료시설 진료 등을 통해 양성판정을 받아야 PCR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자가진단키트를 구매하려는 이들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편의점 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2일까지 GS25의 자가진단키트 판매량은 전월 동기 대비 1180.6% 늘었다. 같은 기간 CU의 자가진단키트 판매량도 1250% 확대됐다. 세븐일레븐 역시 판매량이 850%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가진단키트 공급난이 일어난 건 자연스런 수순이었다.
여기에 전국 보건소 선별진료소 및 임시서별검사소 등에 자가진단키트가 대규모로 공급된 점도 최근의 사태에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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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이호연] ⓒ스카이데일리 |
자연스레 ‘귀한 몸’이 된 자가진단키트는 비교적 쉽게 재고를 확인할 수 있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기존 대비 비싼 값에 판매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검사체계 개편 전 최저 3000원 수준에 구입할 수 있던 자가진단키트 가격은 현재 1만원대로 치솟은 상태다. 일부 판매자는 4만원 이상의 가격에 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일각에선 자가진단키트 사재기 정황도 포착됐다. 스카이데일리가 만난 한 시민은 “최근 자가진단키트를 구매하고 카드로 결제하려하니 정상적인 유통과정을 거쳐 구한 게 아니기 때문에 현금결제만 가능하다고 말했다”며 “이런 사람들 때문에 자가진단키트 가격이 급등했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단 자가진단키트 공급부족 사태가 제 2의 마스크 대란 사태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절대적인 물량이 부족한 게 아닌데다 마스크와 달리 모든 국민이 매일같이 사용할 필요가 없다는 점 등에서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월 둘째 주(2월 6~12일)부터 개인 구매 가능한 자가검사키트 1000만명분을 순차적으로 전국 약국과 온라인 쇼핑몰 등에 공급한다는 계획을 밝힌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자가진단키트 재고를 확인해 본 결과 4일엔 전국 약국의 80% 정도가 재고가 없었지만 그 다음날엔 전체의 30% 정도만 재고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마스크는 전국민이 매일 사용해야 하지만 자가진단키트는 코로나19 감염이 의심되는 경우에만 사용하는 물건이기 때문에 공급문제가 마스크 대란처럼 확대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자가진단키트 공급난과 관련해 불편과 불안을 호소하는 국민들이 많은 만큼 신속한 정책적 조치가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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