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 좋으라고 ‘종전선언’ 대못질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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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전’ 조건 애써 외면한 채 종전 ‘선언’에 집착하는 저의는
유엔사 해체와 미군 철수를 주장하는 北‧中 선전선동 술책

최재기 필진페이지 + 입력 2022-02-23 09:18:48

임기 말, 현 집권세력들은 시대에 뒤떨어진 이데올로기에 따른 권력행사의 유물을 지키기 위해 나라에 대못질한다고 난리다. 대못질하는 유물의 대부분은 민주공화국의 근본원리에 부합하지 않고 국민적 상식에도 반하는 것이라, 누가 집권하든 다음 정권에서 모두 폐기할 수밖에 없는 것인데도, 삿된 욕심으로 나라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

“‘종전선언은 적대 관계 종식과 상호 신뢰를 증진시키고 비핵화와 평화의 제도화로 나가는 과정으로 유용성이 있다’고. 그는 미국이 진심으로 종전선언을 원한다고 믿는 것 같다. ‘지금 한 · 미간에는 북한에 제시할 종전선언 문안까지 의견 일치를 이룬 상태’라고 밝힌 게 그 증거다. 그리하여 문 대통령은 ‘종전선언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더욱 성숙시켜 다음 정부에 넘겨주고 싶다’고도 했다.” (중앙일보, 2022.2.15. 남정호 갈럼)

대통령이라 해도, 국민의 생명이 걸린 안보문제를 틀리면 지워도 되는 연습문제 풀이처럼 함부로 적어낼 수 없는 법이다.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종전’의 조건을 애써 외면한 채 종전‘선언’에 집착하는 저의가 의문스럽다. 북한의 도발에 따른 유엔의 제재에 대한 현 집권 세력들의 주장 또한 위태롭기는 마찬가지다.

“홍현익 국립외교원장은 18일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에도 미국은 북한의 선 비핵화를 주장하며 제재완화에는 선을 긋고 있다’며 ‘우리가 종전선언을 적극 제안하면서 수동적인 미국을 견인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홍 원장은 ‘미국이 스냅백(snap back, 제재 복원) 조건을 걸고 대북 제재를 완화해야 교착 국면이 풀린다’고 강조했다.”(한국일보, 2021.10.22.)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에 대한 국제적 제재 역시 연습문제처럼 일단 풀었다가 정답이 아니면 지우고 다시 복원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국제결의를 한번 풀었다가 다시 복원하는 데는 처음 결의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다. 침략에 대한 종전선언과 도발에 대한 국제제재에는 ‘스냅백’이 보장되지 않는다.

‘종전’의 조건 “종전조약”

전쟁 당사자 간의 ‘종전’을 제도화하는 데는 일정한 조건이 있다. 대개 조약으로 명시하는데, 대표적인 “종전조약”으로 1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체결한 베르사이유 조약과 2차 대전 이후 일본과 체결한 ‘샌프란시스코 조약(Treaty of San Francisco)’을 들 수 있다.

먼저 침략자를 규정하고, 전쟁범죄자를 처벌하며, 전쟁을 일으킨 통치책임자를 교체한다. 도쿄 전범재판이나 뉘른베르크 재판으로 전범자를 처벌하고, 위탁통치(미군정 등)를 하면서 통치세력을 교체했다. 다음으로 점령지를 원상회복하고 침략전쟁 과정에서 피해를 입은 나라들에 대한 전쟁배상을 규정한다. 마지막으로 침략국의 무장해제와 군대해산을 규정한다. 이런 제도화 과정에서 우리는 식민지에서 해방됐고, 일본은 침략한 나라들에 배상을 했으며, 지금도 일본은 정식 군대가 아닌 자위대만 보유할 수 있다.

북한 김일성 공산당 세력이 중국 공산당 등과 공모하여 대한민국을 침략한 6.25전쟁은 지금 휴전상태이다. 이 ‘휴전’상태를 ‘종전’상태로 바꾸려면 그에 걸맞은 조약이 필요하다. 이 조약에는 반드시 ① 침략자와 전범자를 규정하고, ② 침략을 자행한 통치세력의 교체를 규정하고, ③ 침략국의 무장해제와 군대해산을 규정해야 한다.

6.25 전쟁의 침략자는 침략 당일인 1950.6.25. 국제적으로 이미 규정됐다. “대한민국이 북한군의 무장 공격을 받고 있음에 크게 우려한다는 점을 유의하라고 하면서, 이런 행위는 평화를 깨뜨리는 것이라고 규정하면서, 다음(과 같은 결의를 하였다).” (Noting with grave concern the armed attack on the Republic of Korea by forces from North Korea. Determines that this action constitutes a breach of the peace ; and..)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Resolution of 25 June 1950[S/1501])

이틀 후 1950.6.27. 유엔이 군사적 조치를 결의하여 유엔사가 창설됐다. “북한당국이 적대행위를 중지하지도 38선 이북으로 무장 군대를 철수하지도 않는다고 유엔 한국위원회가 보고하자, (UN안보리는) 세계 평화와 안전을 회복하기 위하여 긴급한 군사적 조치가 요구된다고 결의하였다.” (Having noted from the report of United Nations Commission on Korea that the authorities in North Korea have neither ceased hostilities nor withdrawn their armed forces to the 38th parallel, and that urgent military measures are required to restore international peace and security.)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Resolution of 27 June 1950[S/1511])

문재인 정권 세력들에게 제안하겠다. “종전조약”을 체결하자. 침략자는 확인되었으므로, 그들에게 응분의 책임을 묻자. 다음, 전쟁에 책임 있는 북한의 통치책임자를 교체하자. 마지막으로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해체하고, 군대를 해산시키자. 이렇게 하는 것이 “종전조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