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러시아, 중국에 군사·경제 지원 요청”… 中 “금시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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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우크라 전선 확대… 미, 나토 영토 공격땐 대응

임한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3-15 00:05:00

▲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마리우폴의 한 병원 복도 바닥에 앉아 있는 여성과 어린이들. [사진=CNN 화면 캡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중국에 군사적 지원을 요청했다는 미국 고위 관리의 주장이 나왔다. 이에 미국과 서방은 러시아에 대한 고강도 경제제제가 중국의 지원으로 회피된다면 중국에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13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은 미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후 중국에 군사장비와 경제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보도했다. 하지만 어떤 방식의 지원을 요청했는지 구체적인 내용은 없었다. 다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제압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중국이 러시아의 지원 요청에 어떤 역할을 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설리번 보좌관은 CNN의 ‘스테이트 오브 유니온’에 출연해 “중국이 러시아에 실제로 어떤 형태의 물질적 지원과 경제적 지원을 제공하는지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만약 그렇게 된다면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러시아를 지원한다면 큰 우려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중국이 러시아를 경제적으로 도울 경우 제재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는 “세계 어느 나라도 러시아에 경제제재의 효과를 훼손하는 도움을 제공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설리번 보좌관의 이 같은 발언은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원과의 로마 회동을 하루 앞두고 나온 것이라 주목받고 있다. 설리번 보좌관과 양 정치국원은 14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만나 우크라이나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중국은 미국과 서방으로부터 겉으로는 우크라이나 침공 문제에 중립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러시아와 전략적 협력 관계를 밝히는 등 사실상 러시아를 편들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중국은 해당 보도를 전격 부인했다. 류펑위 주미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군사원조 요청 보도에 대해 “그런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류 대변인은 “우크라이나 상황에 대해 깊은 우려와 애도를 표한다”며 “중국은 우크라이나에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고 있고 앞으로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긴박한 상황이 고조되거나 통제 불능으로 치닫는 것을 막는 것”이라며 “중국은 우크라 사태의 평화적인 해결을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 13일(현지시간) 폴란드 국경에서 불과 19km 떨어진 우크라이나 서부 르비우 인근 야보리우 군사기지가 미사일 공격을 받아 불타고 있다. [데일리메일 캡처]

한편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를 포위해 고립시키는 작전을 본격화하고 우크라이나에서 전선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3일(현지시간) 키이우 북서쪽에는 러시아군 기계화사단과 보병 연대를 비롯한 대규모 지상군이 집결했고 북동쪽에서도 러시아군 병력이 키이우 도심을 향해 진격했다.

러시아군에 포위된 남부 항구 도시 마리우폴은 무차별 공격이 계속되면서 도시 건물과 주요 시설물들이 파괴됐다. 시 당국은 마리우폴에서만 민간인 1600명 가까이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러시아군의 포위 공격으로 마리우폴을 떠나지 못하고 있는 주민들이 전기와 가스가 끊긴 상태에서 추위와 식량·식수 부족을 겪고 있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서부 지역으로 전선을 넓히고 있다. 러시아군은 11일 개전 이후 처음으로 중부와 서부 지역 주요 거점도시들을 맹공습했다.

13일에는 폴란드 국경에서 12km 떨어진 ‘야보리우 국제평화안보센터(IPSC)에 로켓 공격을 감행했다. 이 공습으로 최소 35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설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파견 인력이 우크라이나군을 훈련하고 있는 르비우와 가깝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날 러시아군이 공격한 우크라이나 서부 시설물이 폴란드 국경 근처라는 점을 주목하면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애초 생각했던 대로 진전을 보지 못하자 불만스러운 상태”라며 “만일 실수로라도 러시아가 나토 영토를 공격하면 나토 동맹 차원에서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폴란드는 동쪽으로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나토 회원국이다.

임한상 기자 hsr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