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우크라 방어 전환점 섰다” 군사지원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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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군대 철수 발표 후에도 공격 이어져
미, 우크라에 군사물자 및 5억달러 추가지원

임한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3-31 18:13:13

▲ 폭격에 불타버린 러시아 탱크의 모습. 30일(현지시간) CNN은 우크라이나군이 북부 도시 체르니히우 근처에서 러시아군의 포위망을 무너뜨린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보도했다. [CNN 캡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와 협상이 진행 중이지만 러시아병력 철수는 “말일 뿐(only words)”이며 침공은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방어가 전환점에 서 있다며 미국에게 더 많은 지원을 요청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연설에서 러시아와 협상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내용이 없는 말에 불과하다고 발표했다. 그는 “아무리 아름답게 꾸민 말이라도 우리는 믿지 않는다”면서 “전장에서는 실제 상황이 벌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수도 키이우와 북부 체르니히우에서 러시아군 병력 철수는 그들의 주장과 달리 우크라이나 군의 성과라고 설명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키이우와 체르니히우에서 러시아 군사 활동을 축소하겠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이것은 우크라이나 군이 후퇴시킨 결과”라고 규정했다.

또한 러시아군이 새로운 공격을 위해 돈바스 지역에 집중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는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는 아무 것도 내주지 않을 것이며 우리 땅의 1미터를 위해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젤렌스키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1시간동안 통화했다”면서 “5억달러(약 6057억원) 추가 인도주의 지원에 감사를 표했다”고 밝혔다. 그는 “구체적인 무기 지원, 새로운 제재, 거시적인 재정 및 인도적 지원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진정으로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함께 싸운다면 우리는 이 어려운 전환기에 자유진영 파트너들에게 탱크와 항공기, 포병 시스템 등 도움을 요청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을 방문 중인 우크라이나 의회 대표단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더 많은 군사 장비와 재정 지원을 하고, 러시아를 더 강력하게 제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나스타샤 라디나 우크라이나 의원은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 군인들을 쫓아내기 위해서는 가능한 모든 무기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 백악관도 이날 양국 정상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혹독한 대가를 부과하기 위해 동맹과 함께 진행 중인 군사지원과 대러 제재에 관한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우크라이나의 안보·국방을 증진하기 위해 미국의 추가 지원 방안도 논의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반면 러시아는 지난달 30일 우크라이나와 정전협상 5차 회담 내용을 검토한 결과 최종 합의에 도달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 대표단이 잘 정리된 문서를 주긴 했지만, 최종 합의에 이를 만한 어떤 약속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페스코프 대변인은 크름반도에 관해 “러시아의 일부”라고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 헌법은 우리 영토의 운명을 다른 누구와 논의하는 것을 금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날 러시아가 군사행동을 축소하겠다고 발표했던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와 북동부 체르니히우 일대에서는 지난달 30일 폭격과 공습이 계속 됐고 우크라이나 남부 미콜라이우 등 거점 도시 곳곳에서도 러시아군의 공세가 이어졌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