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금리 올라 가계 빚 고위험 가구 늘어날 수도”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금융일반

고위험가구 3.2% “리스크 관리 만전”… “신산업 육성 위한 구조조정 필요”

김학형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4-10 15:52:18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자 상환이 어려운 가구가 늘 수 있다고 우려했다.

10일 한국은행(한은)에 따르면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서면질의에 이 후보자는 “앞으로 대출금리 상승 등으로 가계의 이자 상환 부담이 늘어나면 소득 및 자산 대비 부채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가구를 중심으로 고위험 가구로 편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고위험 가구는 처분가능소득에 비해 원리금 상환 부담이 크고, 자산 매각을 통한 부채 상환이 어려운 가구를 뜻한다. 현재 고위험 가구는 지난해 기준 전체 금융부채 보유 가구의 3.2%에 해당한다. 그간 고위험 가구는 증가세를 보여왔지만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금융지원 조치의 영향으로 다소 감소했다.

이 후보자는 "낮은 이자율에 편승해 과다 차입으로 주택구입 등에 나선 가구와 소득에 비해 부채비율이 높은 저소득자의 경우 금리상승 시 상환능력이 악화할 수 있다"며 "이를 면밀히 점검해 사전에 경고하는 등 관련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금리 정상화 과정에서 가계부채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효과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증가 속도를 안정화하는 것이 시급한 정책 과제”라고 짚었다. 가계신용 통계에 따르면 2019년 가계대출 증가율은 4.2%를 기록한 후 2020년 8%, 지난해는 7.8%로 확대됐다.

이 후보자는 “가계부채 문제는 부동산 문제와도 깊이 연결돼 있고, 향후 성장률 둔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한국은행이 금리 시그널을 통해 경제주체들이 스스로 가계부채 관리에 나서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단, “가계부채 문제를 통화, 금리정책만으로 해결하기는 어려우며 채무 재조정, 개인파산제도의 유효성 제고 등 미시적인 정책 대응도 함께 강구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금리 정상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저신용자, 노인, 빈곤층에 대한 지원책도 병행될 필요가 있다”며 “한은은 정부·감독 당국과 협조해 가계부채 문제가 연착륙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달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장(한은 총재) 자리의 공백에 관해서는 “통화정책은 합의제 의결기관인 금융통화위원회가 결정하는 것인 만큼, 총재 공백 상황에서도 금통위원들이 금융·경제 상황을 잘 고려해서 차질 없이 통화정책을 수행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한편, 이 후보자는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려면 신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단기적으로 볼 때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과정에서 한계기업에 투입됐던 자원들이 새로운 성장동력 및 신산업 육성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구조조정에 주력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고 말했다.

중장기적으로는 “민간 중심의 생산성 향상을 우선순위에 놓고 규제 개혁 등을 통해 시장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민간 부문의 생산성을 제고해야 한다”며 “혁신 생태계를 조성해 기업의 혁신과 도전에 대한 인센티브(보상)를 제공하고, 실패 기업이 재기할 기회를 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는 이달 19일 열릴 예정이다.

김학형 기자 hh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