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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한 농어촌 지역에서 인구 93만명의 도시로 성장한 경기도 화성시는 동탄신도시를 포함한 주택단지 개발과 적극적인 기업 유치 정책으로 미래 성장 전망이 밝은 도시다. 전형적인 도농복합도시로 도심 지역과 농어촌 지역의 불균형이 심화되면서 소지역주의마저 나타나고 있다.
경기도 수원시에 위치한 군공항의 이전지로 화성시가 거론되면서 시장뿐 아니라 주민도 반발하고 있다. 수원시는 단순 군공항 이전이 아니라 ‘경기남부 통합 국제공항’으로 개발하면 인구 유입 효과와 함께 산업 인프라도 구축될 것이라며 화성시를 설득하는 중이다.
급기야 공항 유치 문제로 주민 여론이 갈라지고 있다. 일부 주민은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에게 화성국제공항을 수용하겠는 의견을 피력했다. 6·1 지방선거에 나설 시장 후보자들의 찬반 의견도 엇갈리고 있다. 화성시의 자치 행정을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 모델을 적용해 평가해 봤다.
현 시장 81개 공약 대부분 단순 일자리 지원… 진보 우세 지역인데 보수 후보 난립
2001년 군에서 시로 승격한 화성시의 민선 1~7기 군수·시장은 김일수·우호태·최영근·채인석·서철모다. 민선 1·2기 화성군수는 김일수·우호태로 김일수는 1기 보수 정당, 2기 진보 정당으로 각각 출마해 당선됐다. 하지만 그는 2기 직무 수행 중 금품을 수수해 유죄를 선고받았다.
보수 정당 후보인 우호태가 재·보선에 당선되어 2기를 마쳤다. 우호태는 3기 시장에 당선돼 재선에 성공했으나 뇌물수수죄로 시장직을 상실했다. 이어 보수 정당 소속인 최영근이 재·보선과 재선을 통해 3·4기 시장으로 선출됐다. 5·6·7기 민선 시장은 진보 정당에서 차지했다.
7기 시장인 서철모는 문재인 대통령비서실 행정관·노무현재단 기획위원·경기도시장군수협의회 회장·민주당 기초단체장협의회 사무총장·참여민주주의 지방정부협의회 회장 등을 지냈다. 서 시장의 민선 7기 선거공약은 민주주의 기반 소통 행정 11개를 포함해 81개에 이른다.
대부분의 공약은 단순 일자리 지원과 관련돼 있어서 지역의 성장 기반 구축과는 거리가 멀다. 2018년부터 추진한 우정미래첨단산업단지는 공유수면을 매립해 조성할 계획인데 올 11월 국토교통부와 사업구역 지정을 다시 협의해야 한다. 언제 첫 삽을 뜰 것인지 기약이 없다.
화성시장에 출마하기 위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한 인물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5명, 국민의힘 소속 9명, 국민의당 1명 등 총 15명이다. 민주당 소속 출마 예정자는 정명근(전 국회의원 보좌관), 진석범(전 경기복지재단 대표이사), 김홍성(8대 화성시의회 의원), 배강욱(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 홍순권(국무총리 자문위원) 등이다.
국민의힘 소속은 윤해동(화성시민회 회장), 김용(국민의힘 경기도당 부위원장), 최영근(전 화성시장), 우재도(미래정책개발원 이사장), 금종례(6·8대 경기도의회 의원), 이효상(국민의힘 경기도당 부위원장), 김정주(7대 화성시의회 의원), 김형남, 이규석 등이다. 국민의당 소속은 구혁모(국민의당 경기도당위원장 직무대행)이다. 출마 예정자의 면면을 살펴보면 참신한 인물은 없고 ‘올드보이’만 보인다.
화성시를 지역구로 둔 제21대 국회의원은 화성갑 송옥주(재선), 화성을 이원욱(3선), 화성병 권칠승(재선)이며 모두 민주당 소속이다. 권칠승은 노무현 대통령비서실 행정관을 지냈고, 21대 국회의원으로 지난해부터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직을 수행 중이다.
재정자립도 58%로 높은 수준 유지… 10년 동안 인구 76% 급증
2022년 예산 규모는 총 3조3613억으로 전년 2조8996억원 대비 15.9% 증가했다. 사회복지 예산은 34.86%로 가장 많다. 다음으로 수송·교통 13.21%, 산업·중소기업 2.67% 순이다. 2021년 화성시의 세입과목 개편 전 재정자립도는 58.4% 전년 66.3% 대비 하락했다.
2019년 기준 사업체는 6만6767개로 제조업 1만9544개, 도·소매업 1만2466개, 숙박·음식점업 9574개, 운수·창고업 5517개, 협회·단체·수리·기타 개인서비스업 4390개, 부동산업 3222개, 교육서비스업 2995개, 건설업 2137개 등이다. 정보통신업은 254개,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은 1381개로 전체의 2.45%에 불과하다. 4차 산업이나 첨단산업을 육성할 기반은 부족한 실정이다.
3월 말 기준 화성시에 공장을 등록하고 있는 기업은 1만1699개다. 기계금속 5782개, 전기전자 1738개, 목재·제지 508개, 화학 464개, 식품 442개, 비금속광물 265개, 섬유피혁 262개, 기타 2238개 등이다. 산업단지는 동탄도시첨단산업단지·마도일반산업단지·발안일반산업단지·송탄테크노파크일반산업단지 등 18개다.
3월 기준 총 인구는 93만7300명으로 2010년 53만2300명 대비 76.1% 증가했다. 동기간 65세 이상 노인인구비율은 7.61%에서 8.52% , 노령화지수는 36.07%에서 44.68%, 노년부양비는 10.68%에서 11.76%로 각각 상승했다. 신도시로 젊은 인구 유입이 급증하면서 관련 지표는 경기도 지역 시·군 중 하위권에 속할 정도로 우수하다.
2019년 시청은 현 시장의 선거홍보물 제작업체 직원을 몰래 공무원으로 채용해 비난을 받았다. 2021년 화성시의회 의원은 남양 도시숲 조성사업과 관련해 자신이 소유한 땅 주변을 개발하라고 요구했다. 같은 해 시는 자격 요건 미달자를 감사관실 직원으로 채용했다. 시장·공무원·시의원들이 공정한 직무수행을 기대했던 주민의 희망을 짓밟은 것이다.
올 68개 축제·행사에 87억 배정… 첨단산업 유치하려면 우수 인재 유치·육성 필요
화성시 문화재로는 200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화성 융릉과 건릉이 있다. 효성이 지긋했던 정조와 그의 아버지인 사도세자가 묻힌 무덤이다. 사적 제217호 화성 당성, 경기도 문화재로 지정된 남양향교, 신라 진덕여왕 때 창건한 봉림사, 제암리 3·1운동순국기념관 등이 있다.
문화예술 관련 건물은 엄미술관·소다미술관·노작홍사용문학관·유앤아이센터·어린이문화센터·정보통신기술(ICT)생활문화센터 등이 있다. 올해 개최할 주요 축제·행사는 화성뱃놀이축제·화성효마라톤대회·정조효문화제·정조대왕 능행차 등 총 68개나 된다. 이들 축제를 진행하기 위해 총 87억6400만원의 예산이 배정됐다. 그러나 정조대왕 능행차를 제외하면 관광객 유치 효과가 없는 축제가 대부분이다.
화성시에 있는 대학은 능인불교대·수원대·수원과학대·수원여자대·신경대·장안대·협성대 등이다. 미래 첨단 산업 구축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 대학과 학과는 수원대 ICT융합, 수원과학대 융합테크놀로지·융합IT, 장안대 IT 학과 등에 불과하다.
경기도와 인천광역시에 있는 대학은 우수한 학생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 서울시 소재 대학과 경쟁이 되지 않는다. 화성시에 있는 대학도 비슷한 처지다. 하지만 인구 100만명 대도시에 걸맞게 첨단산업을 유치하려면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인재의 유치·육성에 시정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
지역 경제 침체에도 정치인 해결 노력 미흡… 역량 부족한 후보 공천 관행 타파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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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 오동훈] ⓒ스카이데일리 |
종합적으로 화성시의 자치 행정을 평가하면 총 50점 만점에 18점으로 부천시의 16점, 안산시의 14점과 비교해 높았다. 정치만 2점이고 경제·사회·문화·기술은 각 4점을 받았다. 정치가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것은 전임 시장뿐 아니라 시의원·공무원 등이 부패에 연루된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직전 시장이 뇌물수수로 구속됐음에도 다음 시장이 뇌물을 수수할 정도로 윤리 의식이 낮았다.
경제는 농어촌에 불과했던 지역에 신도시가 개발되고 다수 제조업체가 입주하는 등 지역 경제는 활성화됐지만 첨단산업의 비중이 낮아 높은 점수를 받기에는 부족했다.
사회는 폭발적인 인구 성장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소지역주의와 부정부패가 갉아먹었다. 문화는 정체성조차 모호한 축제·행사가 난립한 것이 감점 요인으로 작용했다. 기술은 대학에서 좋은 인재를 육성하지 못하지만 18개 공단이 활성화되는 점에 주목했다.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행정을 평가하기 위해 국내외 전문가들과 협력해 개발한 모델이다. 5G는 오곡(五穀·다섯 가지 곡식), 밸리(Valley)는 계곡을 의미한다. 문명은 ‘오곡백과’가 풍성한 계곡에서 탄생해 발전했기 때문에 국가·지자체가 번성하기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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