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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이틀째 법안심사제1소위원회를 열고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논의하는 등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두고 정치권 시계가 긴박하게 돌아갔다. 여야 4당이 모였지만 거대 양당이 이견을 좁히지 못한 가운데 각계에서는 검수완박 강행에 대한 우려가 쏟아졌다.
법사위는 18~19일에 걸쳐 마라톤 회의를 열고 검수완박 처리 여부를 논의했다. 더불어민주당이 당론으로 발의한 이들 법안은 검찰의 6대 범죄(공직자‧선거‧부패‧경제‧방위사업‧대형참사) 수사권 조항 등을 삭제하는 것이 골자다.
민주당은 18일 저녁 소위를 열고 두 개정안을 단독 상정했다. “윤석열정부 출범 전 4월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한다”는 민주당 입장에 국민의힘은 “온몸으로 입법폭주를 막겠다”고 맞섰다. 당초 이날 처리가 예상됐지만 국민의힘 등의 거센 항의에 거듭 지연됐다. 윤호중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졸속처리 논란에 대해 “검찰개혁은 정권이 바뀌고 나면 5년간 불가능하다는 판단 하에 추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위 이틀째인 19일 국민의힘은 소속 의원 전원에게 국회 비상대기령을 내렸다. 민주당 박홍근, 국민의힘 권성동, 국민의당 권은희, 정의당 배진교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회동을 가졌지만 견해 차이만 확인했을 뿐이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검찰의 수사‧기소권 분리를 검수완박이라고 하는데 그건 잘못된 프레임이다. 경찰수사에 대해 기소권이나 담당수사관 교체 요구 등 검찰의 여러 장치가 있다. 필요하면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도 있다”고 역설했다.
이에 권성동 원내대표는 “경찰 송치 사건에 대해 검찰 수사권이 없으면 보완수사할 수 없다”며 “수사‧기소권 분리는 졸속으로 할 수 없고 충분한 시간을 갖고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논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나 박 원내대표는 19일 “이제 검찰 기능의 정상화는 돌이킬 수 없는 길로 접어들었다”며 강행 의지를 고수했다.
민주당은 신속한 법사위 심사를 위한 만반의 준비도 마쳤다. 국민의힘의 안건조정위원회 회부 신청 가능성에 대비해 민주당 출신인 양향자 무소속 의원이 법사위로 사보임된 상태다. 국회법상 여야 동수 3명씩 총 6명으로 구성되는 안건조정위는 3분의 2 이상이 찬성할 경우 안건을 처리할 수 있다. 그런데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안건조정위 인적 구성 비율이 사실상 4대 2가 된 셈이다.
민주당은 법사위 통과 후에는 박병석 국회의장에게 본회의를 열어 법안 상정을 요구하기로 했다. 박병석 의장은 이달 23일부터 내달 2일까지 미국‧캐나다 순방 일정이 잡힌 상태다. 이에따라 민주당은 해당기간 불가피하게 자리를 비우게 될 박 의장을 대신해 김상희 국회부의장을 의장 직무대행으로 지정해달라는 요구를 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을 통한 국민의힘의 본회의 처리 지연 시도에도 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임시국회 회기를 2~3일로 쪼개는 ‘살라미 전술’도 검토 중이다. 국회법상 회기 종료 시 필리버스터가 적용됐던 법안은 그 다음 회기에서 즉시 표결에 부쳐야 한다.
각계에서는 검수완박 우려 목소리가 쏟아졌다. 김형두 법원행정처 차장은 18일 법사위에 출석해 “(검수완박) 안건을 저희가 급히 검토했지만 검찰 권한을 거의 경찰로 주고 있다. 이런 입법은 저는 못 본 것 같다”고 밝혔다. 이에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입법 정책적 사안인데 법원행정처가 의견을 제시하는 게 타당하냐. 부적절한 의견”이라고 몰아세웠다.
전직 대한변호사협회장 10명도 19일 성명을 내고 “야당과 타협 절충하지 않는 여당만의 입법은 독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날 약 150명의 일선 검찰청 평검사들은 19년만에 전국평검사대표회의를 열고 검수완박 문제점 등을 논의했다. 약 50명이 참석하는 전국부장검사대표회의도 20일 서울중앙지검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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