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따라 국내 콘텐츠株 하락… “저가 매수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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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자, 유럽·북미서 줄고 아시아서 늘어…“한국 투자 지속될 것”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4-21 18:28:15

▲ 나스닥증권거래소에 따르면 20일(현지시간) 넷플릭스의 주가는 226.19달러로 전날 대비 -35.12% 떨어졌다. 2004년 10월 이후 하루 최대 하락 폭이다. [사진=뉴시스]

넷플릭스 주가 폭락이 국내 콘텐츠 제작사에 오히려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유럽, 북미 지역과 달리 아시아 지역 가입자 수는 꾸준히 늘고 있어 국내 콘텐츠에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디즈니플러스(+)등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업체가 국내에 유입하는 것도 긍정적이다.

나스닥증권거래소에 따르면 20일(현지시간) 넷플릭스의 주가는 226.19달러로 전날 대비 -35.12% 떨어졌다. 2004년 10월 이후 하루 최대 하락 폭이다. 올해 들어 62.5% 급락한 수준이다. 52주 신저가 기록도 다시 썼다. 시가총액 역시 하루 만에 540억달러(약 66조6900억원) 증발하는 바람에 1000억달러대를 겨우 지켰다.

이러한 급락세는 넷플릭스가 부진한 실적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는 19일(현지시간) 올해 1분기 신규 가입자 수는 작년 4분기와 비교해 20만명 감소한 2억2160만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넷플릭스 가입자가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2011년 이후 처음이다.

넷플릭스 폭락은 국내 콘텐츠 업체 주가를 끌어내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제이콘텐트리의 주가는 5만1900원으로 전날 대비 3.53% 떨어졌다. 같은 기간 스튜디오드래곤과 에이스토리도 각각 1.95%, 0.48% 하락했다. 이들 3개사는 과거 넷플릭스에 콘텐츠를 공급한 적이 있다.

증권업계는 오히려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넷플릭스 관련 실망감이 반영돼 국내 콘텐츠 제작사 주가는 대폭 하락했지만 넷플릭스 가입자 수 감소 전환이 국내 콘텐츠 제작사에게는 오히려 기회다”며 “과도한 주가 하락 구간을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에 따르면 1분기 넷플릭스 가입자 수는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러시아 시장 철수로 가입자 감소(-70만명) △미국 시장 월 구독료 인상에 따른 북미가입자 이탈(-64만명) △환율 등 매크로 변수에 따른 중남미 가입자 이탈(-35만명) 등에 영향을 받았다. 반면 아시아 시장에서는 아시아권 유효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수급하면서 가입자 수를 109만명 늘렸다.

이 연구원은 “넷플릭스의 재무적 측면 개선으로 현금흐름까지 개선되고 있는 만큼 향후 가입자 수 성장을 위한 콘텐츠 투자가 지속될 전망이다”며 “특히 중장기적 성장을 위해 인터내셔널 콘텐츠에 대한 투자는 지속할 계획이라 특히 국내 K-콘텐츠 제작사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다”고 말했다. 유일하게 고성장이 기대되는 시장이 아시아인데다 최근 넷플릭스 내 K-콘텐츠 흥행 기록이 고무적인 점을 실적 발표회에서 재차 밝혔기 때문이다.

이어 “뿐만 아니라 디즈니+와 애플TV, 아마존프라임, HBO 등 다양한 글로벌OTT들이 아시아 확장을 본격화함에 따라 국내 콘텐츠 제작사들의 구작 라이브러리 단가까지 상승 중이다”며 “다양한 플랫폼에 대한 신작 판매는 물론 중국향수출 재개 가능성까지 열려있는 만큼 다방면에서의 업사이드 기대되는 구간이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어떤 콘텐츠 업체를 주목해야 할까.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넷플릭스 가입자 증가가 둔화되면 넷플릭스의 투자가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가 드래곤 주가 하락에 반영됐다”며 “지금이 드래곤에 투자하기 매우 적절한 시점이다”고 말했다. 투자의견은 ‘매수’, 목표주가는 13만원은 제시했다. 20일 종가(9만500원) 대비 43.6% 상승여력이 있는 수준이다.

김 연구원은 “넷플릭스 가입자는 감소했지만 매출, 이익, ARPU(가입자당평균매출)는 오히려 상승했다”며 “넷플릭스가 지속적으로 매출·이익이 감소한다면 콘텐츠 투자를 줄일 수도 있지만 계정 공유 방지 및 이용료 상승 등으로 가입자 방어 및 순증 전환과 매출 상승을 지속적으로 보여줄 수 있기 때문에 콘텐츠 투자 위축을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분석했다.

이어 “넷플릭스는 스튜디오드래곤에게 여전히 중요한 플랫폼이지만 디즈니+, 애플TV+, 기타 글로벌 OTT 및 한국 OTT들에 대한 콘텐츠 공급이 빠르게 증가했다”면서 “넷플릭스의 글로벌 가입자 감소만으로 드래곤의 미래를 부정적으로 볼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스튜디오드래곤이 올해 역대 최대 규모(32~34개)로 드라마를 제작할 예정이다”며 “지난해 대비 증가하는 7~9개의 작품이 대부분 마진이 보장되는 OTT향 오리지널이고 tvN·OCN향 작품들도 작년 대비 텐트폴(대작) 규모가 확대되기 때문에 작품 수 증가 대비 매출과 이익 증가 규모가 더 클 것으로 전망한다”고 내다봤다.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