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되고 싶은 미미 <36> 새 여왕 즉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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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형의 아침 동화

최문형 필진페이지 + 입력 2022-04-25 10:50:12

시간이 흘러 일곱 마리의 공주개미들이 성장했다. 이제 무사히 결혼식을 하고 나면 왕국의 새 역사를 쓸 차례였다. 이레니아 왕국의 원로들이 기다리던 시간이었다. 공주개미들은 날개를 곱게 단장하고 왕국 밖으로 나왔다. 원로들과 만백성이 함께였다. 일곱 마리의 공주개미들은 가뿐히 날아올라 왕국 주변을 몇 바퀴 돌고는 수개미들을 부르는 향기를 뿜어냈다.

잠시 후 수개미들이 사방에서 모여들었다. 공주개미들은 빠른 속도로 날면서 신랑 후보들을 불렀다. 많은 수개미 중에서 가장 건장하고 잘 생긴 수개미가 첫째 공주개미 눈에 들어왔다. 공주개미는 그 수개미의 손을 잡고는 나무줄기에 살포시 내려앉았다.

공주개미들은 여러 마리의 수개미들과 결혼을 한다. 첫째 공주개미는 두 번째, 세 번째, 네 번째, 그리고 수를 셀 수 없을 정도의 많은 수개미들과 신방을 차렸다. 결혼식을 지켜보던 왕국의 원로들과 빅, 이호는 이 역사적인 순간에 울컥하고 뿌듯한 감동을 느꼈다. 이 첫째 공주개미가 신방을 차리고 나면 이레니아 왕국의 역사는 계속 이어지게 될 것이다.

초대를 받고 와서 지켜보던 미미도 숨을 죽이고 이 순간을 지켜보고 있었다. 나머지 여섯 마리의 공주개미들은 각자의 왕국을 세워야 했으므로 왕국과 멀리 떨어진 곳으로 신랑들을 데리고 갔다. 그들은 이제 이레니아 왕국에서 독립하여 새로운 왕국을 세울 것이다.

결혼식과 첫날밤 의식이 끝나자 새로운 여왕이 탄생했다. 여왕이 우아한 날개를 접으며 땅에 내려앉자 이호가 여왕에게 순금의 관을 씌워 주었다. 모두의 축하 속에서 이레니아 2세 여왕이 즉위했다. 그간 왕국을 이끌어 온 원로들의 눈가에 이슬이 맺혔다. 이제 왕국의 역사는 계속되는 것이다. 하객 중에는 파랑새 블루와 와규 왕국의 사절단도 있었다. 그들은 여왕의 등극을 진심으로 축하했다.

이제 겨우 공주티를 벗은 여왕이지만 어머니가 지녔던 기품과 위엄이 넘치는 여왕이다. 여왕은 특별히 백년의 동물 미미에게 경의를 표했다. “미미, 우리 이레니아 왕국의 역사가 계속되는 것은 모두 백년의 동물인 당신의 도움 덕분이에요. 우리는 미미와 영원한 우정을 맺을 것입니다. 서로 힘든 일이 있으면 언제나 달려와 돕기로 해요!”

이레니아 2세를 비롯하여 두 왕국의 개미들은 모두 우렁찬 음성으로 미미를 축복했다.

“여기 이 소녀영웅을 보라, 용기와 지혜와 침착함을 지닌 영웅! 자신의 어려움과 불행을 딛고 이루어낸 성취! 식물을 돌보는 아름다운 마음, 친구를 생각하는 정겨운 마음! 자기 가족의 문제만 돌보지 않고 친구와 이웃을 향한 따뜻한 사랑! 요정들의 마음을 울린 용기와 사랑! 식물과 숲과 지구를 위해 자신을 던진 영웅, 그 영웅이 우리들도 구해냈음을!”

그들은 꽁무니를 서로 비비면서 새로운 여왕의 즉위를 축복하고 미미를 사랑하는 춤을 추었다. 미미는 클로버들과 숲의 식물들과 함께 개미들의 노래와 춤을 즐겼다.

이레니아 왕국의 성대한 잔치가 끝난 후 미미는 집으로 향했다. 저 멀리 집이 보였다. 이제까지 엄마를 돌보아준 바바 아저씨와 엄마와 아빠, 미소가 환한 모습으로 밖에 나와 있었다. 미미는 울컥했다.

며칠 지난 후 빅은 예전처럼 미미의 집을 방문했다. 먹이를 얻기 위해서였다. 미소는 여전히 식탁 밑에 많은 것을 흘리면서 먹고 있었다. 빅은 이제 지위가 높아져서 직접 먹이를 구하러 다니지 않아도 되었지만 미미의 집에는 몸소 양식을 얻으러 다녔다.

미미와 빅은 종종 상수리나무 아래에 앉아 아몬드 요정, 클로버와 아카시아, 수수 형제와 도도 아줌마 이야기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시간은 평화롭고 아름답게 흘러갔다.

[글: 최문형 / 그림: 정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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