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릉 
전주 
)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면서 증시 변동성 확대로 갈 곳을 잃은 자금이 각종 예·적금 상품으로 쏠리고 있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낮은 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에 따라 자본시장으로 자금이 유입된 것과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여기에 발맞춰 금융권은 고금리 적금상품을 잇달아 출시하며 고객과 자금모시기 경쟁에 나섰다.
시중자금, 증시 탈출해 적금으로 몰려
올해 1분기 국내 증시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약 20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7% 나 급감했다. 반면 지난달 1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2월 통화 및 유동성’에 따르면 올 2월 시중통화량 평균잔액은 광의통화(M2) 기준 3662조6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21조8000억원(0.6%) 증가했다. M2는 넓은 의미의 통화 지표로, 언제든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성 자금을 뜻한다.
이러한 증가세는 주식시장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시중에 풀리면서 시중 유동성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주식 등 위험 자산을 기피하고 은행 예·적금 등 안전 자산으로 사람들의 선호 심리가 옮겨가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실제로 2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에 따르면 정기예금 잔액은 전월보다 1조1536억원 늘어난 660조6399억원, 정기적금은 8055억원 늘어난 35조9591억원으로 집계됐다.
시중 자금이 몰리면서 최근 제1·2금융권은 고금리 특판 상품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고금리 적금은 기본적으로 ‘기본금리+우대금리’ 형식으로 판매가 이뤄진다. 우대금리를 받으려면 △첫 고객 △자동이체(급여이체·공과금 납부) △은행 앱 설치 및 로그인 △카드 발급 등의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우리은행의 ‘우리 매직(Magic) 적금 by 롯데카드’ 상품은 기본금리 1.5%에 우대금리 5.5%를 받아 최대 7%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월 최대 50만원까지 납입 가능하다. 우대금리를 적용 받기 위해서는 우리은행과 제휴된 롯데카드를 신규 발급해야 한다. 아울러 적금 가입일부터 만기일 전까지 해당 카드를 600만원 이상 사용하고, 매월 1건 이상 자동이체를 신청해야 한다. 기존 롯데카드 고객의 경우 우대금리는 연 2.0%로 하향조정 되며, 카드 실적 조건도 1000만원 이상으로 상향된다.
전북은행은 네이버파이낸셜과 지난달 8일부터 10만명 한도로 최고 연 6%(이하 세전)의 금리를 받을 수 있는 제휴 상품인 ‘네이버페이XJB적금’을 내놨다. 6개월 만기 적립식으로 월 5만원, 10만원, 20만원 중 선택해 가입할 수 있다. 네이버 및 네이버페이의 배너 링크를 통해 전북은행 모바일웹에서도 가입이 가능하다. 이 적금은 전북은행 계좌를 네이버페이 결제계좌로 등록 후 1회만 사용해도 우대금리 3%가 제공된다.
네이버파이낸셜 관계자는 “최대한 많은 사용자가 높은 금리를 까다로운 조건 없이도 쉽게 받을 수 있게 기획했다”면서 “전북은행 계좌를 네이버페이에 연결한 후 금액·횟수 제한 없이 한 번만 결제 또는 포인트 충전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가 출시한 ‘핫딜적금×우리카드’는 우리카드 사용 실적에 따라 기본금리 1.8%에서 우대금리 최고 연 8.2%를 적용해 연 최고 10%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월 납입 한도는 20만원이다. 조건은 케이뱅크 신규 회원 또는 마케팅 동의 시 금리 2.3%가 적용된다. 여기에 우리카드 사용실적에 따라 4.2~5.7%의 금리가 제공된다. 우리카드로 관리비, 통신비 등을 자동이체하거나 대중교통 실적 6개월 이상 이용 시 2%가 추가된다.
2금융권도 고금리 상품 속속 출시… 납입한도 제한
신협중앙회는 신한카드와 최대 연 8% 금리를 제공하는 4차 플러스 정기적금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기본금리 2.5%에서 최대 5.5%의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1년 만기로 월 최대 30만원까지 납부할 수 있다. 다만 신협 제휴 신한카드를 발급한 후 6개월간 총 50만원 이상이나 4회 이상 월 10만원 이상을 사용해야만 5%p의 우대금리가 부여된다. 또한 해당 카드의 결제대금은 신협계좌에 등록해야 하고 급여 자동이체까지 연결해야 최대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최고 금리를 받더라도 월 납입한도가 30만원이라 1년 만기 후 받을 수 있는 이자는 세후 13만원 수준이다.
DB저축은행이 300억원 한도로 출시한 모바일 전용 ‘엠위드(M-With)유 정기적금’은 만기가 1년이다. 기본금리 3.0%에 우대금리를 더해 최대 5.5%를 제공한다. 최대 월 100만원씩 불입이 가능하다. △첫거래 △2030세대(만19~39세) △DB금융계열사 거래 △DB저축은행 보통예금 계좌이체(월 2건 이상·6개월 이상 입출금 거래) △개인정보 마케팅 활용 동의 등 5가지 요건을 충족하면 요건당 0.5%p씩 최대 2.5%p 우대금리를 받는다. 이 상품은 출시 3일 만에 완판됐다.
웰컴저축은행은 ‘웰컴 첫거래우대 m정기적금(첫거래우대정기적금)’을 판매했다. 기본금리 연 2.7%에 우대금리 2.8%p를 더해 연 최고 5.5%까지 혜택을 제공한다. 12개월 만기로 월 납입 한도는 20만원이다. 이 상품은 웰컴저축은행을 처음 이용하거나 첫 거래 후 30일이 지나지 않아야 가입할 수 있다는 조건과 함께 웰컴저축은행 자유입출금 통장으로 적금을 불입하고 통장 내 50만원 이상 유지 시 각각 연 1.8%p, 연 1%p 우대금리가 적용된다.
애큐온저축은행 ‘애큐온다모아정기적금’은 최대 6% 금리를 제공한다. 만기일까지 오픈뱅킹 서비스와 마케팅 동의를 유지하고, 두 달에 한 번꼴로 오픈뱅킹 잔액 모으기를 통해 적금에 잔액을 넣는 조건이다. 월 납입 한도는 20만원이다.
한화저축은행은 연 최대 6.3%의 최고 금리를 제공하는 ‘라이프플러스정기적금’을 출시했다. 3.4%의 우대금리를 받으려면 캐롯손해보험 자동차보험 상품에 가입해야 하며, 매달 10만원을 적금에 넣을 경우 최대 금리를 제공한다. 월 납입금이 오를수록 금리가 낮아진다.
‘우리종합금융 더(The)드림 정기적금 3’는 급여이체, 신규 고객 우대, 친구 추천 등에 따라 기본금리 2%에 우대금리 6.5%를 적용해 최대 8.5%의 금리를 주고 있다. 월 납입 한도는 20만원이다. 우대금리 조건은 △급여이체(1.0%) △마케팅 수신동의(0.5%) △CMA 체크카드 사용실적 200~300만원(0.5%) 및 300만원 이상(0.8%) △친구 추천(1.5%) 등이 적용된다.
까다로운 우대금리 제공 조건… “소비자에게 어필 목적”
카드 가입이나 이용 실적 같은 까다로운 우대금리 제공 조건을 줄이거나 없앤 적금 상품도 있다. BNK저축은행은 최고 연 7% 금리를 제공하는 ‘머니모아 정기적금’ 판매를 지난달 11일부터 다시 시작했다. 3월 출시하자마자 서버에 과부하가 발생한 탓에 중단됐다가 재개됐다. 월 납입 한도는 20만원이다. 마케팅을 위한 정보 이용 동의만 하면 7% 고금리를 얹어 준다. 매월 20만원씩 넣으면 1년 뒤 원금 240만원에 세후 이자 7만7000원을 합친 247만7000원을 받을 수 있다.
이렇듯 금융권에서 다양한 고금리 상품을 내놓고 있지만 최대 금리를 적용받기 위한 조건은 충족하기 까다로운 경우가 많아 금융소비자를 현혹하는 ‘미끼상품’이라는 지적도 없지 않다. 이자율 5%를 넘는 적금 대부분의 월 납입 한도가 30만원 안팎에 불과한 탓에 실제 이자 수익이 얼마 되지 않는 점도 이런 무용론을 뒷받침한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고금리 적금 상품 출시 관련 “디지털 전환을 맞아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인지도를 높이고 고객 수 늘리기가 중요하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금융상품을 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혜택이 적다는 지적에 대해 “우대금리 요건이 복잡해 보이지만, 상품의 출시 목적 등을 고려하면 이에 맞게 우대 요건을 제시하는 것”이라며 “수신금리를 올리는 것은 결국 대출 금리를 올리는 것이기 때문에 우대금리 요건을 둬 제한조치를 둘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적금 금리 숫자에 현혹돼 가입하면 해지할 때까지 우대 금리 조건을 충족하기 어려운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며 “앞으로 고금리 상품이 계속해서 나올 가능성이 있어 자신에게 맞는 상품이 무엇인지 잘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1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0
대하역사소설 ‘우리나라 삼국지’ 
연재소설 ‘최초의 당신’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