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최후 항전지 아조우스탈 제철소 ‘위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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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조우 연대사령관 “힘겨운 혈전 벌이고 있어”
러 정부 “인도주의 대피통로 열어둘 것” 예고

박선옥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5-05 17:39:02

▲ 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마리우폴의 아조우스탈 제철소 부근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뉴시스]

우크라이나의 마리우폴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수백명의 민간인 피난민이 구조를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군의 공세가 격화되면서 우크라이나군이 “힘겨운 혈전”을 벌이고 있다는 소식이다.

4일(현지시간) BBC는 우크라이나에서 중요한 전략적 항구도시인 마리우폴의 마지막 항전지 아조우스탈 제철소에 남아있는 우크라이나군이 연이틀 러시아군의 공격을 받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이곳을 지키는 우크라이나 아조우 연대 사령관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며칠동안 아조우스탈 제철소를 공격하던 끝에 제철소 내부로 쳐들어왔다.

현재 제철소에는 어린이를 포함해 약 200명의 민간인이 피신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BBC는 러시아 군대의 제철소 공격에 관한 소식을 직접 확인하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데니스 프로코펜코 아조우 연대장은 텔레그램에 올린 동영상에서 상황이 매우 어렵다는 것과 그럼에도 우크라이나군이 잘 싸워주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적의 압박을 저지하기 위해 초인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우리 군이 자랑스럽다”면서도 “상황이 극도로 어렵다”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제철소에 남아있는 사람들을 구하는데 도움을 줄 것을 유엔에 거듭 요청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의 전화통화에서 “모두가 우리에겐 중요한 사람들이다. 그들을 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구테흐스 사무총장에게 3일 유엔과 적십자의 도움으로 제철소에 대피해 있던 피난민 100여명을 성공적으로 구조한 데 감사를 표했다. 이어 그는 아조우스탈 제철소에 머물러 있는 모든 부상병들을 옮기는 일에도 도움을 청했다.

4일에는 다른 지역에서도 구조 작전이 전개됐다. 이리나 베레슈크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마리우폴을 비롯한 남·서부 지역의 다른 도시에서도 모두 344명의 피난민이 상대적으로 안전한 자포리자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자포리자는 아직 우크라이나군의 통제가 유지되고 있는 도시다.

베레슈크 부총리는 텔레그램에 올린 글에서 유엔과 적십자의 지원에 감사한다고 썼다. 그는 “이들은 마리우폴, 만후쉬, 베르디안스크, 토크마크, 바실리우카 등에서 온 여성, 아이들, 노인들이다. 우리는 이 어려운 시기를 잘 이기도록 그들을 도울 것이다. 특히 이들에겐 심리적 지원이 매우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러시아는 5일부터 공격을 중지하고 아조우스탈 제철소에 대피중인 민간인 피난민이 빠져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알렸다.

러시아 군부는 모스크바 시간으로 5일부터 7일까지 3일간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대피 경로를 열어두겠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은 해당 시간 동안 전투를 중지하고 군대를 안전한 거리로 철수할 것이라고 온라인 게시물을 통해 전했다.

미국 등 서방 고위관리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5월 9일 전승기념일을 기해 대대적인 공격을 가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다만 러시아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박선옥 기자 sobahk@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