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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직원이 614억원을 횡령한 사건이 일파만파다. 이 사건으로 새롭게 알려진 것이 있다. 은행원이 횡령한 자금이 미국의 대이란 경제제재로 우리나라 은행에 묶여 있던 이란 가전업체 인텍합 돈이라는 사실이다. 잠들어 있던 자금이라 몇 년간 은행에서 눈치를 채지 못한 것이다.
이번 사건으로 국제사회의 경제제재가 얼마나 무서운 보복인지 새삼 확인된다. 우리나라도 문재인정부에서 두세 번 경제제재 대상에 오르내린 일이 있다. 언론에서 대서특필하지 않았지만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의 지배를 받은 외환난 때보다 더욱 강도가 센 경제난에 봉착할 뻔했다.
2018년 8월 증권가에선 ‘미국이 국내 은행에 세컨더리 보이콧(북한과 거래한 제3의 기관·개인 제재)을 가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진룽’호라는 제3국 선박이 북한산 석탄을 싣고 포항신항에 정박해 하역하는 게 포착됐을 때였다. 세컨더리 보이콧까지 가진 않았지만 주식 시장이 출렁거리는 등 여파는 만만치 않았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017년 12월 채택한 결의 2397호를 통해 위법 행위에 연루됐거나 불법 품목을 운반했다는 합리적인 근거가 있는 선박에 대해 유엔 회원국이 억류와 검사, 자산동결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1차 보이콧(Primary Boycott)은 제재 대상에 대하여 상품이나 서비스 구매를 하지 못하게 하는 직접적인 불매운동이고, 1차 보이콧 대상과 관련된 제3자까지 불매하는 것을 2차 보이콧(Secondary Boycott)이라 한다.
한국 선사가 소유했던 유조선 두 척이 2019~2020년 중국 브로커를 거쳐 북한으로 반입된 사건이 발생했을 때와 2018년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은이 타고 나온 ‘벤츠 마이바흐 S600 풀먼가드’가 한국 부산을 거쳐 북한에 반입된 게 알려졌을 때도 미국은 격앙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 세컨더리 보이콧이 내려지면 우리나라 대기업은 물론 금융기관·관광산업·자원개발·방산업체 등은 일거에 무너질 수 있다. 그런데 한국의 SK에너지가 판매한 유류 약 1만t이 지난해 3월, 4월 공해상 불법 환적을 통해 북한에 들어간 것이 최근 확인됐다. “모르고 팔았다”는 변명은 국제사회에서 안 통한다. 한 기업의 범죄가 국가경제 전체를 수렁으로 몰아넣을 수도 있다. 국제 룰은 엄격하게 지켜야 한다. 특히, 북한 경제제재와 관련해선. 조정진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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