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사태로 EU 경기 둔화 시 우리나라 EU 수출도 감소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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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발간 한은 보고서 “EU 성장률 1%p ↓, 韓 EU 수출 2.1~3.2% ↓”

김학형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5-08 12:03:13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자료=한국은행]

우크라이나(우크라) 사태로 유럽연합(EU) 경기가 둔화될 가능성이 높고, 나아가 우리나라의 EU를 상대로 한 수출도 줄어들 것으로 관측됐다.

한국은행(한은)은 9일 발간하는 ‘해외경제포커스 - 우크라 사태가 EU 경제 및 한-EU 교역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이같이 분석했다.

통상 EU는 러시아와 경제적 관계가 밀접하고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아 부정적 영향 가능성이 큰 편이다. 특히 지난해 기준 EU의 러·우크라 상대 총수입 중 에너지 비중은 54.8%에 달하며, EU 에너지 총수입의 러·우크라 비중 역시 26.3%로 높은 수준이다.

보고서는 우크라 사태로 EU 경제가 러·우크라 상대 수출이 크게 감소하겠지만, 이보다 수입 감소에 따른 생산·물류 차질, 물가 상승, 경제 심리 위축 등의 영향을 더 크게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과거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침공한 2014년 이후 EU의 러·우크라 상대 수출은 2년 연속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에 따라 러·우크라 상대 의존도가 높은 천연가스, 농산물 등을 중심으로 물가가 급등하면서 가계 실질 소득 감소 및 기업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며, 지정학적 불안으로 소비‧투자 심리도 위축될 것으로 관측했다.

실제로 폭스바겐, BMW 등의 자동차 제조 공장은 올 3월 부품 부족으로 일부 가동을 중단했다. 철강은 수입 감소 및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라 EU 내 주요 철강 기업이 생산을 줄이면서 가격이 급등했다. 천연가스는 우크라 침공(2월 24일) 이후 러시아의 공급이 중단되지 않았으나, 작년 말 급등한 이래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자료=한국은행]

또한 보고서는 한-EU 교역 구조를 감안할 때 우리나라의 EU 상대 수출이 EU의 내수 둔화 및 공급망 차질 영향을 적지 않게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우리나라 총 수출입의 EU 상대 비중은 10~11%이며, 실제로 2012년 유럽 재정위기 때 우리의 EU 상대 수출은 큰 폭으로 감소한 바 있다.

임근형 한은 조사국 국제경제부 미국유럽경제팀장은 “우리나라의 EU에 대한 수출은 최종재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EU의 내수 둔화에 민감한 구조”라며 “EU산 반도체 제조장비, 자동차‧선박 부품은 고품질로 대체하기 어려워 수입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우리 산업의 생산에 차질이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국제산업 연관분석 및 실증분석 결과 "EU 성장률이 1%p 하락할 때 우리나라의 EU 수출은 명목기준 약 2.1~3.2% 하락하며, 1인당 국내총생산(GDP) 1% 감소 시 0.6~1.2% 실질기준 약 1%p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또한 EU 상대 수출은 EU 성장률 하락뿐만 아니라 EU의 대러시아 수입 감소에도 부정적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내다봤다(패널 VAR 분석).

단 자동차의 경우 배터리, 부품 등의 수출에 부정적 요인으로, 완성차 수출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민식 한은 조사국 국제무역팀장은 “EU 경기 회복세 둔화로 인한 우리 수출의 부정적 효과가 수출 기업경쟁력 약화 등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EU로부터 조달하는 반도체 제조장비, 및 선박‧자동차 핵심부품 생산 차질 가능성을 면밀히 살피면서, 우리나라 수출기업의 재고 확보 등에 도움이 되도록 정책적 지원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학형 기자 hh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