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대통령 된 文 “저는 해방됐고 자유인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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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行 위해 서울역 찾아 지지자들과 인사
“마음만은 정신만은 훨훨 자유롭게 날겠다”
10일 평산마을 사저 전입신고 완료

오주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5-10 13:58:22

▲ 10일 윤석열(앞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문재인 전 대통령(뒷줄 왼쪽)이 이동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임기를 모두 마치고 일반시민으로 되돌아갔다. 지지자들과 만난 그는 “저는 해방됐고 자유인이 됐다”며 지난 5년 동안의 소회를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은 퇴임 첫날인 10일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후 경남 양산 자택으로 향하기 위해 서울역을 찾았다. 낮 12시를 조금 넘어 역에 당도하자 1000여명의 지지자들이 일제히 환호하며 문 전 대통령 부부를 맞이했다.

서울역에는 임종석‧유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이철희‧강기정 전 정무수석, 윤영찬‧윤도한‧박수현 전 국민소통수석, 김의겸‧고민정 전 대변인 등 청와대 전직 참모들도 대거 집결했다. 문 대통령 ‘복심’으로 통한 윤건영 의원과 김태년‧홍영표‧진성준‧박주민‧최강욱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도 모습을 드러냈다.

문 전 대통령 부부가 도착하자 신지연 전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 최상영 전 제2부속비서관이 영접했다. 마이크를 잡고 연단에 선 문 전 대통령은 “저는 대통령이 될 때 약속드린 것처럼 원래 우리가 있었던 시골로 돌아간다. 제가 퇴임하고 시골로 돌아가는 걸 섭섭해 하지 말라”며 “저는 해방됐다. 뉴스 안 보는 것만 해도 어디인가. 저는 자유인이 됐다”고 말했다.

퇴임 후 계획도 내놨다. 문 전 대통령은 “반려동물들 돌보고 농사짓고 가까운 성당도 다니고 길 건너 이웃인 통도사도 자주 가면서 성파 종정스님께서 주시는 차도 얻어 마시고 마을 주민들과 막걸리도 한 잔 하고 시간 나면 책도 보고 음악도 듣고 몸은 얽매일지 모르겠지만 마음만은 정신만은 훨훨 자유롭게 날겠다”고 했다.

지지자들에 대한 감사인사도 잊지 않았다. 문 전 대통령은 “저는 어제 아주 멋진 퇴임식을 가졌다. 공식행사도 아니고 청와대가 기획한 것도 아니었는데 제 퇴근을 기다리던 많은 시민들께서 아주 감동적인 퇴임식을 마련해주셨다”며 “역대 대통령 중 누가 그렇게 아름다운 마지막을 맞이할 수 있겠나. 덕분에 저는 마지막까지 행복한 대통령이 될 수 있었다”고 했다. 전날 오후 6시께 문 전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퇴근하자 지지자들은 고별인사에 나섰다. 이 자리에서 문 전 대통령이 “다시 출마할까요”라고 묻자 지지자들은 “네”라고 답했다.

김 여사 어깨를 감싸 안은 문 전 대통령은 “잘 살아보겠다”고 한 뒤 역사 안으로 이동했다. 그는 역사 안에서도 대기하던 지지자들과 악수하며 인사를 건넸다. 이날 서울역 인근에서는 반문(反文) 집회가 열리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문재인을 감옥으로” 등 구호를 외쳤다.

문 전 대통령 부부가 대통령 전용 열차인 KTX 특별동차가 있는 플랫폼에 다다르자 송영길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정의용 외교부 장관 등이 그를 영접했다. 문 전 대통령, 청와대 전직 참모, 민주당 의원 등을 태운 특별동차는 12시20분께 역을 출발했다.

문 전 대통령은 울산 통도사에서 내린 뒤 차량을 이용해 오후 3시께 양산 하북면 지산리 평산마을 마을회관으로 이동했다. 그는 인근 주민들과 지지자들 앞에서 임기를 마친 소회를 밝히고 감사인사를 했다.

문 전 대통령은 2020년 4월 사비로 2630㎡(795평) 규모의 부지를 매입해 사저를 준공했다. 하북면행정복지센터 등에 의하면 문 대통령 부부는 10일 이곳으로의 주민등록 이전 신고를 모두 마쳤다. 오는 6‧1지방선거 투표를 위해선 이달 10일까지는 새로운 주소지로의 전입신고를 끝내야 한다.

오주한 기자 jh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