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산자부 블랙리스트’ 수사 지켜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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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연루 혐의 백운규 전 산자부 장관 소환 검토
“산하기관 인사 서둘러라” 적힌 간부 수첩 확보
한전, 단가 비싼 LNG 비중 높아 분기 적자 8조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5-16 00:02:01

검찰이 원자력발전 경제성 평가 조작 등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 대한 소환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백 전 장관은 문재인정부 출범 직후 임기가 남은 산자부 산하 공공기관장 사퇴를 압박했다는 ‘산업부 블랙리스트’ 의혹에도 관여한 것으로도 지목되고 있다. 검찰이 확보한 산자부 간부 수첩에는 2017년 8월2일 에너지지원실 과장단 회의에서 백 전 장관이 “산하기관 인사를 서둘러라”라고 말한 내용 등이 기재됐다고 한다.

백 전 장관의 공공기관장 사퇴 압박 지시가 담긴 수첩이 주목되는 것은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대전지검이 확보했다는 사실이다. 대전지검에서 맡았던 월성 사건과 서울동부지검에서 수사 중인 산업부 블랙리스트 사건은 문 정부 초기에 벌어진 일로서 사건 관계자 및 시기가 상당 부분 겹친다.

무엇보다 월성 1호기 조기 폐쇄를 위해 한국수력원자력이 경제성 평가를 조작하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는 백 전 장관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가 문 정부 때 ‘소명 부족’으로 기각됐지만 석연치 않다. 감사원이 감사에 나서자 이를 방해하기 위해 산자부 공무원들에게 자료를 삭제하도록 지시한 게 잘 보여주고 있다. 월성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의 실체적 진실 규명은 문 정부의 무지한 탈원전 정책에 따른 국가기간산업 ‘황폐화’의 책임을 단죄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

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터무니없고 무모한 정책이었다는 것이 이미 구체적으로 밝혀졌다. 국내 최대 공기업인 한국전력공사가 올해 1분기(1~3월)에만 역대 최대인 8조원 가까운 영업 손실을 냈다. 한전의 적자 폭이 커지고 있는 것은 고유가 등 에너지 원자재 가격 상승 이유가 크다. 지난해 한 해 기준 한전의 영업비용 67조1000억원 중 85%가 전력 구입비다. 원가가 올랐지만, 한전이 전기요금을 인상할 수 없었던 것은 문 정부가 올해 초 대선을 의식해 요금 인상을 억지로 가로막았기 때문이다. 현 추세라면 한전의 올해 연간 적자는 17조4723억원에 이르고, 누적 적자 규모는 23조1524억원까지 불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문제는 탄소중립으로 인한 신재생에너지 의무공급제도(RPS)와 탈원전 정책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RPS 비용은 3조1905억원으로 전년 대비 1.4배 늘었다. 발전단가가 싼 원전 대신 한전의 LNG 사용 비중을 늘려 적자 폭이 늘었다는 뒷받침이다. 전원별 전력 생산단가는 ㎾h당 원전이 48원으로 가장 저렴하고 신재생에너지인 태양광은 169원, 풍력은 109원, LNG가 150원 안팎으로 월등히 비싼데도 문 정부가 왜곡된 인식에 근거한 ‘졸속 탈원전’ 정책을 추진한 결과다.

원전이 사양 산업으로 비치면서 미래 인력인 원자력 전공 대학생은 2017년 3095명에서 지난해 3월 2000여명으로 대폭 줄었다. 숙련된 고급 인력의 사장(死藏)에 이은 고급 인력의 급감은 원전 산업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 이처럼 탈원전 정책으로 국내 원전 업계는 고사(枯死) 직전에 몰렸고, 국가 주요 기간산업은 천문학적 부채를 떠안았다.

국책 에너지경제연구원 같은 전문기관마저 신재생에너지를 태양광과 풍력으로만 구성하면 평소 15% 안팎인 전력예비율이 6.4%까지 떨어져 수급 불안정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우려를 제기했지만 문 정권은 귀담아 듣지 않았다. 이는 과학기술을 부정하고 이념에 매몰된 결과다. 한전에 적자 보전이나 전기세 인상 등 어떤 형식이든 국민 부담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검찰의 엄중한 수사를 국민이 지켜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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