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한동훈 임명’강행 …정치권, 갈등 더욱 격화될듯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폴리로그 > 국회·정당

오세훈‧권성동 “韓 무결점… 임명해야” 尹 강행
민주당 “국민 대신해 해임 건의할 것” 대립 예고
정호영에 대해선 한 목소리로 “사퇴해야”

오주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5-17 14:42:20

▲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눈을 감고 있다. [공동취재단]

17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전격 임명된 가운데 여야는 하루 종일 전운에 휩싸였다. 여권은 ‘의혹 백화점’이라는 불명예스런 별칭의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을 보낸 반면 한 후보자는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야당은 한 후보자 임명 강행 시 해임 건의로 대응하겠다고 맞섰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후 고심끝에 한동훈 법무부 장관관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임명을 강행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이에따라 여야간 갈등이 더욱 격화될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한덕수 총리 후보자 동의안 투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윤 대통령은 서울 용산구 청사로 출근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한 후보자 임명을 진행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어제까지 (국회에서 인사청문경과보고서가) 오지 않았기에 출근해서 한 번 검토해보겠다”고 답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은 윤 대통령이 임명 강행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여야는 긴박하게 움직였다.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는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한 후보자가) 최근 언론에 등장해 워딩한 것을 보고 개인적으로 좋아졌다”며 “법무부 장관직 수행에 있어서 법과 상식에 맞춰 진영논리와 무관하게 ‘나쁜 놈 잘 잡으면 된다’고 했다. 진심이 느껴진다는 느낌을 받고 기대가 생겼다”고 평가했다.

오 후보는 이어 “세간의 여론 중 그분에게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는 분들이 많은데 그런 의미 부여 자체가 앞으로 법무장관 수행에 있어서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며 “그런 평가는 사후에 하더라도 본인이 윤색될 수 있는 여론이 형성되는 건 직무수행에 썩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한 후보자의 경우 더불어민주당이 전혀 도덕성이나 능력‧전문성에 있어서 아무런 문제점을 찾지 못했다”며 “한 후보자를 임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야당은 윤 대통령과 한 후보자를 싸잡아 비난하며 임명에 반대 목소리를 분명히 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17일 국회 정책조정회의 모두발언에서 “국민 검증에서 탈락한 후보자를 임명 강행하는 건 결코 동의할 수 없다”며 “윤 대통령은 시정연설에서 의회주의를 강조했는데 하루 만에 마이웨이 인사를 강행하는 게 의회주의인가”라고 쏘아붙였다.

중진인 이상민 의원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어제는 국회에 와서 ‘야당과 주요 국정현안을 의논하겠다’고 했는데 오늘 밀어붙이기식이라고 하면 손바닥 앞뒤가 다른 것”이라며 “(정부가 정리해야 할 내각 인사는) 최소한 정 후보자와 한 후보자”라고 했다.

당 차원의 대응 경고도 나왔다.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해임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당연히 우리 당은 국민 의견을 대변해 (해임 건의를) 할 수 있다는 것이 확실하다”고 답했다. 국회의장 출마를 선언한 조정식 의원은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만약 임명을 강행하게 되면 사실상 국회와의 협치는 굉장히 어려워지는 것 아닌가 걱정된다”고 했다.

여권은 야당 반발을 의식한 듯 한 후보자는 감싸면서도 정 후보자는 자진사퇴를 사실상 종용했다. 오세훈 후보는 정 후보자에 대해 “저 같으면 그분을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복지에 대한 열정이 넘치고 취약계층 배려 정책에 대해 평소 관심을 표명하고 잘 정리된 정책을 가진 복지전문가를 택했을 것이다. 정 후보자는 평소 어디에 관심을 갖고 계신지, 정책적 준비가 돼 있는지 등을 잘 모르겠다”고 직격했다.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은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정 후보자) 본인이 참 눈치가 없다. 이 정도 되면 본인이 그만둬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협치는 항상 여당이 먼저 양보해야 한다. 윤 대통령은 먼저 정 후보자 임명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함께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임명안도 재가했다. 이에따라 전체 18개 부처 장관 가운데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와 사퇴한 김인철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를 제외한 16개 자리가 채워지게 됐다.

오주한 기자 jh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