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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을 해주며 편의를 봐주고 그 대가로 돈을 받은 NH농협은행(이하 농협은행) 직원에게 실형이 선고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최근 금융사 임직원의 횡령 등 비위가 잇따라 적발되면서 내부통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사법부가 금융권에 경종을 울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18일 법조계와 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는 이달 11일 ‘특정경제범죄법’상 수재 등의 혐의로 A씨에게 징역 3년형과 벌금 33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2018년 1월부터 이듬해 11월까지 서울 소재 한 NH농협은행에서 개인·기업 대출 담당 팀장으로 일하던 중 대출자 B씨의 편의를 봐주고, 총 3300만원의 대가를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B씨는 2018년 8월 지인과 동업하겠다며 토지 등을 담보로 약 12억7500만원의 대출을 신청했다. 하지만 B씨는 대출금 사용 내역을 구체적으로 진술하지 못한데다, 사업(동업) 비용 정산 내역 등도 제대로 제출하지 못했다. 하지만 NH농협은행 직원 A씨는 이 같은 속사정을 알면서도 대출을 승인했고 그에 따른 대가를 챙긴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에서 A씨는 "B씨가 압류될 우려가 있으므로 돈을 보관해달라는 부탁을 들어줬을 뿐, 대출 승인의 대가로 받은 돈은 아니다"라는 식의 주장을 폈다. A씨는 또한 회사 감사 과정에서 작성한 자필 진술서는 강요에 의한 것이므로 허위라고 강변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A씨가 대출 계좌에서 3300만원만 인출해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했고, 남은 돈은 그대로 해당 계좌에 둔 점을 미뤄봤을 때 대출금 보관 명목으로 수수했다는 A씨의 주장은 허위라고 판정했다.
재판부는 “A씨가 금융사 직원으로서 공정하게 직무를 수행해야 함에도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며 “공정성에 대한 일반의 신뢰를 훼손하고 금융시장의 건전한 거래 질서를 저해하는 범행”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NH농협은행은 2019년 A씨의 금품 수수 정황을 포착·적발했으며, 이듬해 1월 A씨를 바로 해직시킨바 있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진술서 강제 작성은 사실 무근”이라며 “내부통제를 통해 (A씨 범행을) 잡아내 문제가 없고, 이와 상관없이 내부통제를 지속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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