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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ET’는 진짜였다. 52년 만에 열린 미국 의회의 미확인비행물체(Unidentified Flying Object·UFO) 관련 청문회에서 “미확인 항공현상(Unidentified Aerial Phenomena·UAP·미군이 UFO를 대신해 사용하는 용어)은 진짜다”라는 주장이 나왔다. 청문회를 주관한 미국 연방하원 정보위원회 산하 대테러·방첩소위원회 안드레 카슨 소위원장의 발언이다.
카슨 소위원장은 “UAP는 규명되지 않았지만 진짜다”라며 “너무 오랫동안 UAP와 관련된 낙인이 분석을 가로막았다. 조종사들은 UAP를 보고하면 비웃음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미 국방부가 상대적으로 규명하기 쉬운 사례에만 집중하며 정작 규명되지 못한 현상의 근원을 밝혀내는 데에는 소홀했다는 지적이다.
청문회에는 2004년부터 17년간 군용기에서 관측된 144건 중 풍선으로 확인된 1건을 제외한 143건이 UAP로 분류됐다고 공개됐다. 스콧 브레이 해군정보국 부국장은 “(우리가 보유한) UAP 사례는 모두 400개로 늘어났다”고 말했다. ‘가시적인 추진력이 보이지 않거나 현재 알려진 비행 능력을 넘어서는 기술을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물체’ 18가지 사례도 공개됐다.
브레이 부국장은 그러나 “UAP가 비지구적 기원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제시하는 어떤 물질적 증거도 가지고 있지 않다”면서 미군은 UAP와 통신을 시도한 적도, 해당 물체에서 오는 통신 신호를 감지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UFO 조사 책임자인 로널드 몰트리 국방부 차관은 “우리 군인들이 UAP와 마주쳤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안보와 비행 안전에 잠재적 위험을 초래하는 만큼, 그 기원을 규명하기 위한 노력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UFO는 보통 외계인이 타고 다니는 비행물체로 알려져 있지만, 실물로 확인된 적은 한 번도 없다. 비행사나 사진작가에 우연히 찍혀 ‘진위’ 논란에 휩싸이기 일쑤였다. 미국인 조지 아담스키, 스위스인 빌리 마이어 같은 조작질 명수들이 냄비뚜껑 등을 이용해 UFO 사진이랍시고 세상을 놀라게 한 일도 있다. 대부분은 드론이나 정찰기, 미사일, 인공위성, 기상관측기구, 헬륨 풍선 혹은 추락하는 우주 쓰레기 등을 UFO로 오인한 경우가 많다. 문제는 UFO는 정체가 확인되는 순간 비록 외계인 운반체라도 ‘확인된 비행 물체(identified flying object·IFO)’가 된다는 사실이다. 조정진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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