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證 “고유가·강달러, 韓 경제 부담… 경기 회복 제약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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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성장률 2.2% 및 연말 기준금리 2.25% 전망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5-23 10:21:59

▲ 23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유가는 글로벌 경기 둔화에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치솟아 100달러 수준에서 등락을 하고 있다. 유가 100달러는 2015년 미국 셰일 혁명 이후 처음이다. 사진은 서울시내 한 주유소에서 경유차 운전자가 주유하고 있는 모습. [사진=남충수 기자] ⓒ스카이데일리

국제 유가와 달러 강세가 하반기 한국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해 경기 회복세를 제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내수도 거리두기 종료 효과로 일시적으로 살아난 뒤 빠르게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물가 상승 압력이 제한되고 동시에 경기 하방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통화정책의 방점은 물가에서 경기로 이동할 전망이다.

23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통상 유가와 달러화는 반대 흐름을 보인다. 글로벌 경기가 좋아지면 원유 수요 회복에 유가는 상승하고 미국 외 국가들의 모멘텀 부각에 달러화 가치는 하락한다. 최근 고유가·강달러 조합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가가 글로벌 경기 흐름이 아닌 공급 여건 및 불확실성 요인에 의해 좌우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유가는 글로벌 경기 둔화에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치솟아 100달러 수준에서 등락을 하고 있다. 유가 100달러는 2015년 미국 셰일 혁명 이후 처음이다. 글로벌 원유 공급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셰일 오일이 사라진 것과 같은 가격대인 것이다.

김예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고유가 충격은 달러화 강세 압력을 보다 자극하고 있는 것이다”며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비용 충격으로 글로벌 경기에 하방 압력이 커지는 가운데 에너지 자립을 이룬 미국 경제는 상대적으로 견조한 성장뿐 아니라 이같은 양호한 펀더멘털(기초체력)을 바탕으로 물가 안정에 방점을 둔 빠른 통화 긴축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고유가와 강달러 구도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고 원자재 시장 내 에너지 안보 논리가 작용하면서 유가는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다”며 “강한 펀더멘털, 빠른 통화 긴축에 더불어 글로벌 전반에 고물가 저성장 기조에 따른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심리적인 측면에서도 달러화 강세가 뒷받침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고유가·강달러 조합이 한국 경제에 부담을 높인다고 짚었다. 원유 100%를 수입하는 한국 경제에 고유가는 곧 경제 활동 전반에 비용 상승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대외 가격 변수로 교역조건은 역대 최저 수준에 근접했다. 교역조건이 악화되면서 수출을 통해 벌어들이는 이득은 훼손되고 있다. 연말로 갈수록 교역조건 악화의 영향이 뚜렷해지면서 소비를 중심으로 내수 회복세는 제약될 전망이다.

김예인 연구원은 “교역조건 변화는 2분기 정도 시차를 두고 민간소비 및 소비 심리에 점진적으로 영향을 준다. 올해 2분기 거리두기 종료 효과로 소비 회복 모멘텀이 일시적으로 살아난 뒤 빠르게 둔화할 가능성이 높다”며 “수출 사이클이 하락하는 가운데 소비와 함께 전체 경기 회복 모멘텀은 연말로 갈수록 미약해질 전망이고 하반기 한국 경제 성장률은 상반기 2.9%보다 낮은 2.2%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연말로 갈수록 추가 물가 상승 압력이 제한되는 동시에 경기 하방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통화정책의 방점을 물가에서 경기로 이동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준금리가 2분기 말 당초 1.5%에서 1.75%로 예상되면서 3분기, 4분기 각각 한 차례 추가 인상으로 연말 2.25%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기준금리가 중립금리에 다가서면서 이번 금리인상 사이클은 연말 2.25% 수준에서 마무리될 것이다”며 “통화정책의 방점이 물가에서 경기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물가 상승률이 여전히 중앙은행 목표치를 훌쩍 뛰어넘고 기대인플레가 상승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보다 ‘중기적인’ 시계에서 물가 안정이 강조될 듯하다”고 말했다.

물가 안정을 위한 재정 역할을 이어질 전망이다. 윤석열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물가 안정을 위한 조치를 내놓고 있다. 유류세 인하, 보조금 지급을 통해서 유가 상승에 따른 부담을 줄이는 한편 각 국의 식량 수출 금지에 대응해 해당 식품에 대한 수입 관세 인하 조치 등이 발표된 상황이다.

김 연구원은 “과거 2008년 고유가에 대응하기 위해 4조6000억원(GDP 대비 0.4%) 규모의 추경이 편성된 바 있다”며 “기획재정부는 2차 추경이 심의 중인 만큼 추가 편성 가능성에 대해 선을 긋고 있지만 유가 및 식량 가격 급등에 대응하기 위한 3차 추경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을 듯하다”고 말했다.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