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난에 ‘작업대출’ 손대는 청년들… “피해자 아닌 공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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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사기성 작업대출 소비자경보 ‘주의’ 발령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5-24 12:00:49

▲ 24일 금융감독원은 “소득증빙서류 등을 전문적으로 위조하는 자가 대학생·청년층을 유인해 위조된 증빙서류로 저축은행에서 대출을 받는 사기성 작업대출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상황이다”고 밝혔다. ⓒ스카이데일리

금융당국이 대학생·청년층에게 사기성 작업대출 피해가 되지 않도록 소비자경보 ‘주의’를 발령했다. 작업대출이란 소득증빙서류나 신용등급 등을 위조해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는 대출사기의 일종이다. 당국은 사기성 작업대출에 가담하고 연루되면 피해자로 보호받는 것이 아니라 공범으로 형사처벌을 받고 경제적 낙오자로 낙인될 수 있다고 당부했다.

24일 금융감독원(금감원)은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대출이 급증하고 경기불황으로 취업준비생이 증가하는 사회적 현상과 맞물려 소득증빙서류 등을 전문적으로 위조하는 자가 대학생·청년층을 유인해 위조된 증빙서류로 저축은행에서 대출을 받는 사기성 작업대출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상황이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작업대출 이용자는 대부분 20대이고 비대면 방식으로 비교적 소액대출을 받는다. 작업대출업자가 대출희망자의 소득 및 신용을 감안해 다양한 방법으로 대출서류 등을 위·변조한다.

작업대출 의뢰 사례를 보면 작업대출업자는 ‘무직자도 최대 30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는 광고를 낸 후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을 상대로 대출희망자를 모집했다. 대출희망자는 작업대출업자가 위조해둔 소득 관련 서류를 저축은행에 제출해 대출받고 대출액의 절반가량을 작업대출업자에게 수수료로 지급했다. 이런 식으로 작업대출업자는 2017년 9월부터 2019년 8월까지 6차례에 걸쳐 4곳의 저축은행으로부터 3750만원의 불법대출을 알선했다.

최근에는 취업을 빌미로 채용 전 신용도 확인을 위해 대출 신청이 필요하다고 접근하는 등 신종수법이 동원된다.

관련 사례를 보면 작업대출업자는 ‘투잡가능’ 등의 광고를 낸 후 취업을 빌미로 구직자(21세, 여)를 유인해 취업 전 신용도 확인을 위해 대출이 필요하다고 개인정보를 요구했다. 개인정보를 전달받고 구직자에게 허위로 특정 회사에 근무하는 것처럼 서류를 조작해 구직자 명의로 저축은행에 대출 200만원을 신청했다. 구직자는 회사 명의 계좌로 대출금을 입금시키면 회사가 직접 대출금을 상환해준다는 작업대출업자의 말에 속아 회사 명의 계좌에 대출금 전액을 송금했고 작업대출업자는 대출금 상환 없이 송금받은 대출금 전액을 편취했다.

금감원은 “대학생·청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작업대출 방지를 위해 저축은행에 작업대출의 최근 사례를 공유하고 비대면 소액대출에 대한 심라를 강화할 것을 지도하겠다”며 “작업대출을 적발할 경우 작업대출업자와 가담자를 수사기관에 신고토록 하는 등 엄중하게 조치하도록 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작업대출 연루되면 경제적 낙오자로 전락”

특히 대학생·청년층은 작업대출의 성공사례가 실제 현실과 매우 다른 점에 유의해야 한다. 애초에 작업대출업자를 통해 대출 추진 시 성공하기가 쉽지 않고, 성공해도 수수료 명목으로 통상 대출금의 30~50%를 요구받는다.

금감원은 “작업대출 과정에서 작업대출업자에게 신분증이나 공인인증서 등을 제공할 경우 대출금 전액을 편취당할 수 있다”면서 “대출신청인은 대출금 전액을 편취당하거나 수수료를 지급해도 대출금상환과 이자 부담을 가져 경제적인 부담만 가중된다”고 설명했다.

취업을 빙자한 신종 대출사기에도 주의가 요구된다. 실제로 최근 작업대출업자가 대출이 필요하지 않은 구직자에게 채용과정에서 신용도 확인을 위해 필요한 절차라며 대출을 받도록 하고 대출 성사 시 회사 계좌로 대출금을 입금하면 대출금은 전액 회사가 상환해준다고 속여 구직자의 대출금을 편취한 사례가 발생했다.

금감원은 “새로 취업할 예정이거나 취업한 회사에서 입사지원서의 위·변조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핸드폰으로 신분증이나 기타 개인정보를 요구할 경우 신분증 등을 전송하지 않아야 한다”며 “취업회사가 자체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거나 취업사이트에 게재돼 있더라도 사업자등록번호, 소재지 및 채용담당자 연락처 등을 다시 한번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작업대출로 금융거래 및 취업에 제한을 받을 수도 있다. 대출과 관련해 위·변조 자료를 금융회사에 제출한 사실이 확인된 경우 신용정보원 전산망에 금융질서문란행위자로 등재된다. 금융질서물란행위자의 경우 예금계좌를 개설할 수 없는 등 금융거래에 제한을 받게 되고 취업 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아울러 공·사문서 위·변조 등으로 이뤄지는 사기성 작업대출에 가담·연루될 경우 대출신청자도 단순 피해자가 아니라 공범으로 형사처벌 받을 수도 있다. 기본적으로 작업대출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의 간절함을 악용하고 서민경제를 위협하는 악질적 범죄로 엄중 처벌대상이다. 작업대출업자에게 제공한 신분증이나 통장사본 등의 개인정보는 대출사기 외에도 대포통장, 보이스피싱 등 다양한 범죄에 동시 다발적으로 악용될 가능성도 크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학생·청년층은 금융회사에 대출을 신청하기 전에 본인의 나이, 소득요건 등이 서민금융진흥원, 한국장학재단 등의 공적지원제도 대상이 되는지 먼저 확인·활용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