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과연 팬덤과 멀어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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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Talk]- 민주당의 팬덤 정치

노태하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5-26 00:02:30

지방선거를 앞두고 고전 중인 더불어민주당이 쇄신을 위한 개혁의 대상으로 스스로 ‘팬덤 정치’를 지목하고 나섰다.

박지현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24일 기자회견에서 “맹목적인 지지에 갇히지 않겠다. 대중에게 집중하는 민주당을 만들겠다”며 “우리 편의 큰 잘못은 감싸고 상대편 작은 잘못은 비난하는 잘못된 정치 문화를 바꾸겠다. 민주당을 팬덤 정당이 아니라 대중 정당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박 위원장은 기자회견 뒤에도 ‘내부 총질’이라는 당내 반발에 대해 “팬덤 정치란 것은 건강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공약 등을 봐야 하는데 맹목적인 충성으로 비춰지는 것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다”며 “더 건강한 공론의 장을 만드는 것이 정치권의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민주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이런 박 위원장의 모습에 “민주당의 반성과 쇄신이 필요하다는 말씀으로 이해한다.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적극 지지를 표했다. 그러나 정작 박 위원장에게 쇄신의 대상으로 꼽힌 팬덤 정치의 당사자인 ‘개딸(개혁의 딸)’들은 반발하고 나섰다.

개딸들은 커뮤니티에서 “오만방자한 박지현, 민주당이 추방시켜야 한다” “언제까지 박지현의 자폭을 봐야 하냐”라고 반발했다. 개딸들은 누구나 납득할만한 상식적인 박 위원장의 주장에도 반성이 아닌 강한 비판으로 맞섰다.

사실 박 위원장의 간절한 호소의 배경에는 지방선거와 관련해 민주당에 등을 돌린 듯한 민심이 도사리고 있다고 볼수 있다. 그럼에도 일부 강성 진보 지지층에서는 여론조사 결과를 두고 시비를 걸며 조사 결과를 내놓은 조사기관을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고발하겠다고 나서기까지 하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고발을 하겠다고 나선 단체는 과거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비위 사건 당시에 피해자와 피해자 측 변호인에 대해 무고죄 등으로 고발하겠다고 나선 바 있는 강성 진보 시민단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재명 위원장이 앞서 박 위원장의 팬덤정치 비판을 지지했음에도 개딸들의 반발이 예상외로 크자 다시 개딸들의 주장에도 손을 들어 주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위원장 측은 아니라며 부인했지만 앞서 박 위원장에 대한 지지 발언에 대한 진정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 위원장은 온라인 커뮤니티 ‘재명이네 마을’ 게시판에 “인천 계양을 연고자 찾기 부탁하잔(잖)아… 이장”이라는 제하의 글을 게재했다. 해당 게시물에서 이 위원장은 “인천 계양을(계산1‧2‧3‧4동, 계양 1‧2‧3동) 연고자 찾아 투표 독려하는 메시지 전화 부탁하잔(잖)아. 주변에 많이 알려 주라잔(잖)아”라고 했다.

민주당의 팬덤정치는 박 위원장의 지적처럼 손을 볼 필요가 있다. 맹목적인 지지세력은 중도층 지지자들을 떨어져 나가게 하므로 선거공학적인 관점에서도 팬덤정치에 대한 경고는 민주당에 쓰지만 약이 된다. 하지만 이런 쓴소리가 나와도 애써 무시한 채 달콤한 팬덤 지지만 호소하거나 당장의 승리를 위해 쇄신을 주저한다면 이 순간 고개를 돌린 국민들은 아예 몸을 돌려 버릴지도 모른다.

노태하 기자 thn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