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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가 또 다시 세계적인 위상을 드높이며 칸을 흔들었다. 한국 작품과 배우들을 빼놓고 심사를 한다는 것은 더 이상 있을 수 없는 일이 된 분위기다. 제 75회 칸 국제영화제는 한국 영화의 축제였다.
이번 영화제에서 송강호는 남우주연상을, 박찬욱은 감독상을 차지하는 영예를 안았다. 특히 칸 영화제 사상 한국 영화가 동시 두 개 부문 수상은 최초여서 더욱 큰 의미를 가진다.
28일 오후 8시 30분(현지시간) 프랑스 칸 뤼미에르대극장에서 2022 칸 국제영화제 폐막식이 열렸다. 지난 12일간의 여정을 마무리하는 폐막식에서 송강호는 일본 유명 감독 고레다 히로카즈 감독이 연출하고 국내 영화사가 제작한 영화 ‘브로커’로 남우주연상을, 박찬욱 감독은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을 받았다.
송강호에겐 칸이 낯설지 않다. ‘괴물’, ‘밀양’,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박쥐’, ‘기생충’, ‘비상선언’을 통해 이미 6번 칸에 깔린 레드카펫을 밟았으며, 한국 남자 배우 최초로 칸 영화제 경쟁 부분 심사위원으로 활약한 바 있다.
이날 송강호는 “우선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에게 감사드리며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 이지은, 강동원, 배두나, 이주영과 이 영광을 함께하고 싶다”라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이어 “지금 2층에서 사랑하는 아내가 시상식을 보고 있는데, (아내에게) 정말 큰 선물이 된 것 같아 행복하다. 이 트로피의 영광과 영원한 사랑을 바친다”고 덧붙였다.
영화 ‘브로커’에서 송강호는 세탁소를 운영하는 중년 남성 ‘상현’으로 분했다. 베이비박스에 버린 아기를 입양시키기 위해 나서는 인물로 송강호는 특유의 유머와 페이소스를 담아 연기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찬욱 감독에게도 칸은 특별하다. 그는 2004년 ‘올드보이’로 심사위원대상을, 2009년 ‘박쥐’로 심사위원상을 받은데 이어 이번이 세 번째 수상이다. 또한 제70회 ‘아가씨’로는 경쟁 부문에서 초청받은 바 있다.
시상식 무대에 오른 박 감독은 “정말 감사하다. 코로나19 시대에 모두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우리가 이 역경을 이겨낼 희망을 힘을 가진 것처럼 우리 영화인들도 영화를 영원히 지켜내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은 CJ ENM에게 정말 감사하다. 또한 배우 박해일·탕웨이와 함께 이 영광을 누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헤어질 결심’은 산에서 발생한 변사 사건을 수사하는 형사 ‘해준’(박해일)과 사망한 남성의 아내 ‘서래’ (탕웨이)의 이야기를 담은 로맨틱스릴러 장르다. 이 작품은 올해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한 19편의 영화 중 가장 높은 평점인 3.2점을 받으며 크게 주목받았다.
이처럼 세계적인 영화제 칸에서 한국 영화의 경쟁력은 해를 거듭할수록 높아져가고 있다.
2002년 ‘취화선’을 시작으로 2004년 ‘올드보이’ 심사위원대상, 2007년 ‘밀양’ 배우 전도연 여우주연상, 2019년 ‘기생충’ 황금종려상, 이번 2개 부분에서 수상하는 새 역사를 쓰면서 칸 영화제에서만 6번째 수상을 했다.
한편 이번 영화제에서는 총 5편의 한국 작품이 칸 초청을 받으며 ‘기생충’ 이후 높아진 한국 영화의 위상을 실감케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19일 ‘오징어 게임’으로 이미 세계적 스타덤에 오른 배우 이정재가 첫 연출을 맡은 데뷔작 ‘헌트’를 마중물로 한국 영화는 칸 영화제 분위기를 사로잡았다.
뒤이어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이 평가단의 극찬을 받았으며 송강호가 주연을 맡은 ‘브로커’ 역시 따뜻하고 한국적인 이야기로 세계 영화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외신의 하이라이트를 받았다.
비평가주간 폐막작으로 선정된 정주리 감독 연출, 배두나·김시은 주연의 ‘다음 소희’나 단편경쟁부문에 진출한 문수진 감독이 연출을 맡은 애니메이션 ‘각질’ 역시 국적을 불문하고 수많은 관심을 받으며 한국 영화의 위상을 드높였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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