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통제 강화할 것” 민주, 與반발에도 ‘국회법 개정안 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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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임위가 정부에 시행령 ‘수정’ 요구 가능…정부는 ‘결과’ 보고
野 “2015년 ‘유승민 국회법 개정 파동’ 당시에 국힘 적극 찬성”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6-14 16:03:29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국회법 개정안(제98조의 2)은 대통령령·총리령·부령 등 정부의 행정 입법에 대해 ‘국회가 수정·변경을 요청할 수 있고 해당 기관장이 조치 후 보고하도록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해당 개정안은 14일 민주당에 의해 발의됐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에서 발의한 국회법 개정안을 놓고 ‘위헌 소지’를 언급해 주목된다. 윤석열정부의 행정 입법을 견제하는 법안 발의를 추진하자 이에 각을 세운 것이다. 해당 개정안은 대통령령과 총리령 등 시행령이 해당 법률 취지와 맞지 않으면 국회가 수정 요청을 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여당인 국민의힘도 강력하게 반발하게 윤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민주당은 14일 국회의 통제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14명의 민주당 의원들이 공동 발의자로 서명했으며, 조응천 의원이 대표 발의한 해당 개정안은 행정기관의 시행령과 시행규칙이 법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 되면 소관 상임위원회가 수정·변경을 요청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행법은 행정 입법된 시행령 등이 법률을 위반했는지에 대해 국회가 ‘검토’만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수정 요청을 받은 해당 기관장은 처리 결과를 국회에 보고해야 한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윤 정부가 시행령을 바꿔 검찰 수사권을 넓히거나 인사 관련 권한을 늘리려고 할 때 관련 상임위가 제동을 걸 수 있다. 일각에서는 법무부가 시행령을 바꿔 산하에 인사정보관리단을 신설한 것이 개정안 추진 발단이 됐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조 의원은 입법취지에 대해 여권 견제를 위해 당연한 처사라는 입장을 강조했다. 조 의원은 라디오 프로에 출연해 “국민의 대표인 국회가 제정한 법률에서 위임하지 않은 행정 입법만으로 국가를 운영하려는 것이야말로 ‘입법완박’”이라며 해당 법안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그는 “2015년 이 법과 거의 비슷한 ‘유승민 국회법 개정 파동’ 당시 권성동 의원도 이 법에 찬성한 바 있다”라며 “의원총회에서 유승민 당시 원내대표를 지지하고 옹호했다”고 상기시켰다.

앞서 윤 대통령은 전날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사실상 반대 의사를 시사했다.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는다 해도 윤 대통령이 법률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윤 대통령은 “어떤 법률안인지 한번 봐야 하는데 언론에 나온 것 같이 시행령에 대해서 수정 요구권 갖는 건 위헌 소지가 많다고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개정안이 '행정부를 마비시키는 다수당의 폭거'라며 반발하고 있다. 여소야대 국면으로 야당의 이른바 ‘입법폭주’ 위험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국회가 행정입법까지 관여할 경우 국정 동력을 확보하는 데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야당이 되자마자 행정부 통제를 위한 모든 수단을 생각하고 있다”라며 “소수 정당, 식물 대통령 운운했듯이 거대 의석으로 사사건건 새 정부의 발목을 잡겠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같은 비판 여론을 의식했는지 민주당 지도부 일각에서는 신중한 태도가 엿보이기도 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시행령 수정을 요청할 수 있을 뿐 강제하거나 국회가 시행령에 대해 통제권을 갖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다만 통과된다면 법 취지를 벗어나는 시행령 개정은 조심하게 되지 않을까 한다”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장혜원 기자 hyj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