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파고에 국내 펀드시장, 7년 만에 최저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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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전체 설정액 828조2000억원… 전년 말 대비 5% 늘어
주식·채권 모두 감소세 전환… 시장 조정에도 자금유입 이어져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6-15 11:38:17

▲ 15일 신영증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5월) 국내 펀드시장 전체 설정액은 828조20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5.0%(39조7970억원) 늘어났다. 2014년 상반기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 전경. ⓒ스카이데일리

글로벌 불확실성으로 혼조세를 보인 국내 펀드시장이 7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성장했다. 주식 및 채권 펀드 모두 감소세로 전환했다. 시장 조정에도 불구하고 자금 유입은 이어졌다. 국내 주식형 펀드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2반기 연속 순유입을 기록했고 타깃데이트(TDF) 등에도 지속적으로 자금이 유입되고 신규 펀드를 출시했다.

15일 신영증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5월) 국내 펀드시장 전체 설정액은 828조20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5.0%(39조7970억원) 늘어났다. 2014년 상반기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앞서 2019년 상반기에 9.7%, 2020년 상반기에 7.4%, 2021년 상반기에는 11.2%를 기록한 바 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환경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국 본토 봉쇄 조치 속 경제성장 둔화 우려 등으로 인해 주식·채권시장이 조정을 보이자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3.4% 증가세를 보였던 채권형은 국내외 채권시장의 부진으로 2.1% 떨어지며 감소세로 전환됐다. 작년 초 증시 강세와 함께 6조원 이상 증가를 보였던 주식형도 올해 상반기에 0.3% 하락했다. 그나마 재간접형(8.8%), 파생상품형(2.8%), 부동산형(4.7%), 특별자산형(3.9%) 등이 작년 상반기보다 증가하며 전체 성장률 둔화를 일부 개선하는 데 기여했다.

주식형 펀드를 상장지수펀드(ETF)와 펀드(ETF 제외)로 세분해 자금 흐름을 살펴보면 ETF와 펀드로의 자금흐름은 증시 하락에 따른 저가매수세 등으로 4조241억원 순유입을 기록했다. 지난해 4조7000억원을 기록한 주식형 ETF는 올해 상반기 1조9421억원 들어오며 순유입 흐름을 이어갔다. 지난해 7000억원 이상 빠지며 3년 연속 순유출을 기록했던 펀드도 올해 상반기엔 2조820억원을 빨아들이며 순유입으로 전환됐다.

주식형 펀드를 국내와 해외로 구분해 자금흐름을 살펴보면 지난해 약 544억원 감소하며 3년 연속 순유출을 기록했던 국내 주식형 펀드는 올해 상반기에 6882억원 증가하며 순유입으로 전환됐다. 작년에 약 4조원 들어오며 2년 연속 순유입을 기록했던 해외 주식형 펀드도 올 상반기에만 3조3000억원 들어오며 순유입이 강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퇴직연금·연금저축 상품의 핵심으로 성장하고 있는 TDF에도 자금 유입이 두드러졌다. TDF란 펀드매니저가 근로자의 은퇴 날짜에 맞춰 주식과 채권 비중을 조절하여 운용하는 펀드를 말한다. 국내 TDF 시장의 설정액은 지난달 말 기준 약 8조1000억원, 순자산가치(NAV)는 10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목표시점(Target Date)별로 살펴보면 2025년의 설정액이 2조원으로 가장 크고 2030년이 1조5000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설정액 추이로는 2025년 TDF의 성장이 눈에 띈다. 은퇴를 앞두고 있는 50대가 노후자금을 위해 TDF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면서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2045년 TDF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젊은 세대도 미리 은퇴 자금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사회초년생을 위한 2055년 및 2060년 TDF가 신규 출시된 점도 눈에 띈다.

반면 최근 몇 년간 높은 인기 속에 많은 자금이 몰렸던 공모주 펀드는 연초 이후 1조2000억원 가까이 유출됐다. 이는 공모주 시장이 증시 약세 영향으로 부진을 보이고 투자자들이 많은 관심을 나타냈던 일부 종목들이 상장 연기 또는 철회를 하면서 그 열기가 일부 식었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상장 종목 수는 지난달까지 총 25개(SPAC, 코넥스 제외)로 작년 같은 기간(33개)과 비교해 24.2% 감소했다.

신영증권은 올해 하반기 펀드시장과 관련해 연말로 갈수록 상반기보다 개선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반기 동안 일부 성장 궤도를 회복한 사모펀드와 해외펀드의 성장률 회복이 가시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의 확산 우려가 누그러진 가운데 부동산을 비롯한 대체투자 영역도 서서히 회복하며 사모펀드와 해외펀드의 성장도 강화될 것이다”며 “퇴직연금 관련 제도 변화 등으로 TDF와 멀티에셋 펀드 등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개인투자자들의 온라인전용펀드 투자 확대 등도 지속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상반기 동안 시장의 조정으로 성장세가 둔화됐던 ETF는 하반기에 일부 성장세를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외에도 상반기 높은 관심 속에 해외 투자 상품을 중심으로 자금이 유입됐던 배당주 펀드는 하반기에는 국내 배당주 펀드로도 관심이 확대되며 성장세를 보일 것이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물가에 대한 부담이 여전한 가운데 통화 정책 정상화 속도에 대한 우려 등으로 시장은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이런 장세에서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과를 거둔 농산물, 원자재 등 대체투자 영역 펀드, 롱숏 펀드 등 일부 펀드 유형에 대한 관심이 자금 흐름으로 일부 연결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