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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놓고 티격태격하는 가운데 국회 원구성이 3주째 표류하고 있다. 사실상 입법부의 공백 상태를 두고 국민의힘은 민생과 외교‧안보 등을 주제로 정책의원총회를 잇달아 개최하는 등 ‘책임 정당’ 면모를 강조하며 원구성 합의를 촉구하는 대야(對野) 압박에 나선 모양새다. 입법부 공백에 대해 성난 민심을 의식한 더불어민주당내에서는 법사위원장 양보론이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장에서 외교‧안보정책을 주제로 1차 정책의총을 개최한다. 이 자리에서 국민의힘은 대북정책‧동북아 4강 외교‧다자경제 안보 등을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23일에는 ‘가상자산시장 공정성 회복 및 투자자 보호’를 주제로 2차 정책의총을 열기로 했다.
여야가 법사위원장을 두고 샅바싸움에 매달리면서 입법부 공백이 3주나 이어지면서 국회가 민생 현안을 도외시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이 잇따라 민생 및 외교‧안보 정책의총을 개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일각에서는 여당이 민생을 들여다보는 행보를 통해 ‘책임지는 여당’의 모습을 강조하며 민주당에 원 구성 협상을 압박하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앞서 국민의힘은 법사위원장 자리를 둘러싸고 원구성이 난항을 겪는 상황에서 국회 18개 상임위원회 중 16개 상임위 간사단을 먼저 발표해 입법부 공백에 대한 민주당의 책임을 부각시키는 전략을 구사한바 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지난 8일 국회 브리핑에서 국회 상임위 간사단을 발표하며 “후반기 상임위 간사 명단은 야당에서 여당으로 변한 상황에서 정부의 집행력을 뒷받침해주고 여야 간 협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가능하면 재선 의원 중심으로 배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발표된 여당 상임위 간사단에는 여야 간 원구성 협상에서 쟁점이 된 법사위에 정점식 의원을 배정한 것을 비롯해 국회운영위원회(송언석 의원), 예산결산특별위원회(김성원 의원) 등의 간사가 이름을 올렸다.
입법부 공백이 3주째 이어지며 장기화 기미가 보이자 과반 의석을 차지한 민주당이 서민경제 지원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이에 따라 민심을 의식한 민주당 일각에서는 여야 간 원구성 협상에서 쟁점이 되고 있는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에 양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여당 입장에서는 야당이 법사위원장을 맡으면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각종 개혁 법안에 발목을 잡는 것에 대한 우려가 클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야당은 주도적으로 개혁입법을 추진할 입장도 아니고 추진할 수도 없기 때문에 굳이 법사위원장 자리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면서 법사위원장 양보론을 거론했다.
해당 의원은 민주당이 법사위원장을 두고 여당과 대립하는 것에 대해 “일부 강경파에서 남은 개혁입법을 추진하기 위해 법사위원장 자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여당일 때 뭐하다가 대선‧지선 다 지고도 아직 우리가 여당인줄 착각하는 것”이라며 “설사 법사위원장을 갖고 와서 다수의 힘으로 개혁입법을 밀어붙이더라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수도권의 한 의원도 “법사위원장을 도대체 왜 붙잡고 있는지에 대해 많은 의원들이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며 “과거 원내대표가 서로 합의한 것은 단순히 개인 간 사견을 주고받은 게 아니라 당의 이름을 걸고 합의한 것이기 때문에 지켜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법사위원장 양보론에 힘을 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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